‘LA비상관리국'을 방문한 안전을 부탁해 팀. ⓒ김현정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관하는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안전을 부탁해 팀이 지난 8월 13일부터 24일까지 ‘위기상황 시 장애인 안전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안 마련’을 주제로 미국 연수를 다녀왔다. ‘안전을 부탁해’ 팀은 휠체어 장애인 4명과 비장애인 청년 4명으로 구성됐다. 연수 내용을 연재한다.

안전을 부탁해’ 팀은 8월 18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LA 비상관리국(EMD: Emergency Management Department)’을 방문하였다.

비상관리국은 비상사태, 재해 및 중대한 사건 발생 시 시와 지자체 및 여러 커뮤니티 기반 조직과 협력하여 시 및 그 주민들이 준비하고 대응하고 복구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정보를 확보하는 기관이다.

재난 발생 시 경찰, 소방, 전기 등 시의 모든 기관들의 책임자들이 비상관리국 내의 위기상황 조정실인 메인조정실에 모인다.

이들은 재난 시에 대응하기 위해 시 전체를 통솔하여 준비하고 피해를 복구하는데 책임이 있다. 모든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건물 또한 재난을 이겨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우리는 비상국에서 대피계획을 세우고 훈련을 담당하는 랍 프리만(Rob Freeman)씨를 만나 메인 조정실로 이동하여 EOC(emergency operations center: 메인 조정실내에서 담당자들의 업무를 총칭)의 역할과 정책들에 대해들을 수 있었다.

이곳은 서로 다른 기관에서 모인 95명의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었는데 모든 자리가 비어있었다. 이는 현재 재난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재난 발생 시 바로 대응작업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컴퓨터와 스크린이 준비되어 있었다.

특이한 것은 의자에 걸려있던 조끼들이었다. 저마다 다른 색의 조끼들이 걸려있었는데 이것은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의 업무를 쉽게 파악하기 위함이고 계획, 자원공급, 재정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 가운데 장애인을 관리하는 보라색 조끼가 가장 눈에 띄었다. 응급상황에서 장애인의 안전도 보장받고 있음을 증명하는 듯했다.

메인조정실에서 회의중인 랍프리만씨와 안전을 부탁해팀. ⓒ김현정

비상관리국에는 재난별, 장애 유형별로 20개가 넘는 재난 대피계획이 있고, 상황별로 주기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 현재는 규모 8.0 지진이 올 것에 대비해 훈련 중이다. 20여개의 기관에서 40명의 담당자들이 모여 2일의 강의를 참석하여 EOC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 훈련을 한다. 담당자들은 이미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 이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EOC는 LA에 어떤 일들이 발생하였는지 확인한다. 사건 발생 시 이곳에서 상황을 확인하고 대피소와 같은 시설을 제공하기도 하고, 의료상황을 확인 후 병원으로 호송하는 등 의료적인 대응도 한다. 또한 경찰이 담당하고 있는 범죄관련 대응뿐 아니라 교통에 관련하여 접근 가능성에 대해서 확인한다.

현재 비상관리국은 94년 이후 큰 재난이 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발생 할 수 있는 재난에 어떻게 빨리 대피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지역주민에게 제공하는 교육과 훈련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방문 전 알아본 ‘5-STEP’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다.

‘5-STEP’은 재난 발생 시 이웃주민과 함께 대피할 수 있도록 5가지 단계(지역 분할 – 대표 선출 – 담당구역 확인 - 팀 구성 – 접근방식 계획)로 나뉘어 준비를 하는 시스템으로 개발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효과적인 대피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였다.

정부가 모든 사람들을 동시에 구조할 수 없기 때문에 자체적인 대피가 중요하다. 종교나 단체 등 커뮤니티 통해 재난에 어떻게 대처하고 대피 하는 방법에 대해 홍보하고 있고, 이로 인해 장애인들도 이웃들과 함께 대피할 수 있게 되었다. 의무적인 훈련은 아니지만, EMD는 커뮤니티 안에서 이웃끼리 플랜을 만들어서 대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이 방법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관리하는 사람이 있다면 좀 더 잘 훈련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 정부도 사고 발생 후 늦은 수습이 아니라 재난 발생 전에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해 왔던 장애인 안전사고를 돌아보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 대비해 대피에 취약한 장애인들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안전할 권리가 있고, 정부는 안전할 수 있게 보호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 안전을 위한 준비는 이제 시작 단계이다.

하나의 그룹이 아닌 개인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매뉴얼이 만들어 짐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사회적 약자들이 같은 국민으로써 개인의 안전권을 보장받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이 글은 ‘2017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안전을 부탁해 팀의 김현정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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