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50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더위. 거센 모래바람으로 전문마라토너도 힘겨워하는 '지옥의 레이스'.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 동안 이집트 사하라 사막에서 열린 "사막마라톤대회"에 따라오는 수식어다.
전 세계 33개국 106명의 '건각'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1급 시각장애인 송경태(43·전북 전주시·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 관장)씨가 도우미와 연결된 1m짜리 '생명줄'에 의지, 250㎞의 사막 레이스를 완주했다.
완주까지는 쉽지 않았다. 레이스를 펼치는 동안 고열, 갈증이 수시로 찾아 왔고 4차례나 탈진해 쓰러졌다. 참가자 중 29명이 기권했을 정도. 하지만 송씨는 '오뚝이'처럼 일어나 69시간2분을 기록하며 71등으로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 1999년 맹인안내견 '찬미'와 함께 미국 대륙 도보횡단, 2000년 백두산 및 한라산 등정, 2001년 남북통일 염원 지리산 천왕봉 종주 등반, 2001년 캐나다 록키산맥 스쿠아뮤쉬 거벽등반(607m), 2002년 남북통일 염원 목포에서 판문점까지 도보로 종단하는 등 많은 장애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송씨의 '사막마라톤대회' 완주는 또 다른 도전을 위한 첫 걸음이다. 바로 사하라사막 마라톤,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 칠레 아카타마 고원 마라톤, 남극 마라톤 등 세계 4대 극한 마라톤대회 완주.
이와 관련 송씨는 "비장애인들이 장애를 입었기 때문에 능력도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도전'을 시작했다"며 "우선 세계 4대 극한 마라톤대회 완주를 목표로 하고, 이후에도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