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가 이번에 공개한 누드사진 가운데 자신의 상처가 그대로 드러나 가장 맘에 들어한다는 사진.

인터뷰/누드사진 공개한 이선희씨

“누드사진이 이렇게까지 큰 파장이 커질 줄 몰랐습니다. 맹목적인 비난의 글들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았죠.”

최근 에이블뉴스의 장애인의 성(性)을 다룬 칼럼 ‘박지주의 마음, 몸, 그리고 섹스!’를 통해 누드사진을 공개해 화제가 된 이선희(여·30·지체장애1급)씨. 그녀의 사진은 ‘장애여성의 누드 공개’라는 타이틀로 많은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처음 에이블뉴스를 통해 누드사진을 공개했을 땐 이렇게 파장이 커질 줄 몰랐어요. 장애인관련 뉴스를 보도하는 신문 안에서 장애인 성에 관한 칼럼을 통해 ‘장애여성들이 성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솔직해졌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조용히 공개한 건데 이렇게까지 확대될지 몰랐습니다.”

이씨의 누드사진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장애를 가진 여성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낸 “용기 있는 도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상업적인 용도로 쓰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글들이 동시에 올라왔다.

심지어 “한번 튀어보려는 거다”, “당신이 장애인 대표냐, 왜 다른 장애인들이 피해보게 그런 걸 공개하느냐”, “장애여성의 성폭행을 조장한다”는 등의 비판적인 시각도 많이 나타났다. 이러한 관심은 한 때 에이블뉴스 사이트를 마비시키기도 했다.

“자신 있게 제 몸을 공개했지만 그것에 따른 사람들의 비판적이고 악의적인 글들을 보며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제 사진을 보고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는 걸 알지만 제가 대한민국 장애여성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여러 가지 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 나는 이런 장애를 가졌고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인데….”

지난 6월 에이블뉴스의 칼럼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이 씨의 사진.

이와 관련 며칠 전 그녀는 모 시사교양 TV프로그램 인터뷰를 통해 이번 누드와 관련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자꾸만 ‘장애’를 팔아 이윤을 얻으려고 한다는 등의 비판에 대해 오해를 풀고 싶었어요. 돈을 받고 한 것도 아니고, 단지 장애인도 성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개한 건데 자꾸만 상업적인 쪽으로만 몰아가서 안타까워요.”

이씨는 처음 누드사진을 촬영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장애를 가진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 문제에 있어서 늘 억압되어 있는 현실이 답답했다”며 “가장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고, 장애 비장애를 떠나 많은 여성들이 한번쯤은 누드사진을 갖고 싶어하는 것처럼 내 사진을 갖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씨는 지난 봄 어머니께 부탁해 자신의 뒷모습 누드를 찍게 됐고, 이 사진은 박지주씨의 칼럼 첫 회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서로 뜻이 맞아 박씨가 사무국장으로 있는 ‘사람과 세상을 향한 큰 날개'가 오는 16일부터 개최하는 '장애인 성(性) 향유를 위한 성 아카데미' 포스터를 위한 누드 사진을 찍게 됐다.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한 후 많은 기대 속에 사진을 받고 좀 아쉬웠어요. 처음 작가 분께 내 몸에 있는 상처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해 드렸는데 작가분이 너무 예쁘게만 담으려고 해서 그런지 제 솔직한 모습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 그녀는 자신의 사진 가운데 엉덩이의 상처가 그대로 보이는 흑백사진이 가장 아프면서도 맘에 든다고 한다.

한편 그녀는 추가적으로 누드사진을 찍거나 사진집을 출간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씨는 오는 16일 서울에서 열리는 ‘장애인 성 향유를 위한 성 아카데미’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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