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오영철 간사. <에이블뉴스>

“아니 정부에서 애초부터 잘못된 정책을 펼치다가 이제 기금이 없다고, 고용장려금을 축소해놓고 장애인들이 다 책임지라는 것입니까?”

5일 낮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고용장려금 축소철회를 위한 1인 시위 첫 주자로 나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오영철(34·뇌병변장애 1급) 간사는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오 간사는 “정부가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고용장려금을 올려놓고는 고용률이 올라가니까 장려금을 축소했습니다. 한마디로 판단 실수를 한 거죠. 그리고 나니 결국 피해는 중증장애인들에게 돌아가고 있죠”라고 비판했다.

그 또한 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이다. 우여곡절 끝에 초중고를 마치고 28살이 되던 해 대전침례신학대에 입학해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후, 지난 2001년부터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 오 간사는 지난 7월 8일부터 시작한 목요 정기집회 때마다 사회를 보기 위해 마이크를 들고 있다. 집회에 다녀와서는 집회 내용을 글로써 회원들이 볼 수 있도록 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1인 시위를 시작한다고 하니 첫 주자까지 맡았다.

“목요집회를 시작하면서 이해찬 국무총리에 대한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는데, 아니 한달이 넘도록 전혀 답이 없습니다. 이것은 장애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죠. 9월 정기국회에 희망을 가져보면서 1인 시위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한 달 동안 1인 시위를 통해서 정부 공무원들에게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려내고요. 면담요청 결과도 기다려 볼 것입니다. 그래도 답변이 없으면….”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오영철 간사. <에이블뉴스>

오 간사가 속해 일하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비롯한 중증장애인사업장공동대책위원회 소속 29개 단체는 일단 오는 26일까지 1인 시위를 진행할 방침이다. 그때까지 이들이 요구하는 사항들에 대한 답변이 없다면, 이들의 투쟁은 더욱 수위가 높아질 것이 자명하다.

이들의 절박함을 오 간사는 잘 알고 있다. 오 간사는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중증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이라고 전했다.

“벌써부터 중증장애인들이 사업장에서 쫓겨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어요. 내년부터 돈이 들어오는 정도가 다른 게 뻔하니 사업장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죠. 정부가 실책을 해놓고 장애인에게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은 기만적인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