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한 한국저시력인연합회 미영순 회장. <에이블뉴스>

"소리조차 못내는 다수의 장애인을 대신해 큰소리 내지 않고 조용하게 동병상련의 낮은 자세로 실천을 자임하겠다."

한나라당에 비례대표 공천신청을 한 한국저시력인연합회 미영순(56)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주최로 열린 제17대 총선 여성장애인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비장애인이나 장애인 스스로도 장애인을 더 이상 '딱하다'고 여기지 않는 성숙한 사회 구현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출마소견을 밝혔다.

또한 미 회장은 "사회의 절대다수는 소리 없는 보통사람들이고, 이는 장애인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들을 대변하고 희망과 욕구를 알리고 실현해나가기 위해서는 타성에 젖은 저명 장애인도, 현란한 구호가 혼란스러운 장애인도 아닌, 낮은 자세에서 조용한 실천을 자임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애가 있어도 일상에서는 장애인이라는 특별한 의식 없이 살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장애인복지이며 특히 교육권과 노동권의 확보 없는 장애인복지는 시혜나 자선일 수밖에 없다."

이렇듯 미 회장은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노력과 의지만 있다면 손상된 노동력을 보완해 원하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며 "남처럼 배워서 남처럼 일하는 장애인들이 남들과 어울려 사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당과 협조해 힘을 쏟을 것"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부족을 지적하면서 미 회장은 "장애인들만 사는 외딴 마을이 없는 이상 교육은 또래의 보통 아이들과 함께 이루어져야만 한다"며 "특수학교를 나와서 평생 장애인끼리의 집단 속에서 살아간다면 복지라는 이름의 차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 회장은 "편의시설을 설치할 때도 모든 유형의 장애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절충해서 만들어야 하는 것처럼 관계부서가 유기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며 "의료·복지·재활·교육 등 관련부서는 물론, 유관 법률간, 지역사회와 장애인 가정간, 장애 유형간 유기적인 관계에 입각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 회장은 이러한 주장과 더불어 기존의 장애운동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미 회장은 "소리 없는 봄비가 생명을 키우고 폭포 같이 쏟아 붓는 비가 상처만 키운다"며 "장애인 운동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격렬한 장애운동을 통해 앞서 많은 성과를 이룩했고, 장애인들이 혜택을 보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만큼 장애인을 알리기 위한 노력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미 회장은 "잘난 몇몇 장애인에게 보내는 호기심 어린 갈채가 아닌, 일반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보통의 장애인이 모두의 애정과 관심을 모으는 그런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목에 잘 썩은 거름으로 묻히려 한다"고 다짐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미 회장은 ▲저소득 장애인 가정보호(의료비. 교육비에 대한 부분 지원부터) ▲장애 아동에 대한 의료 보육, 교육비 지원 ▲무직 장애인 연금을 위한 기금 조성 ▲선언적 의미에서 구체적 실천의지로 유관 법률을 수정 보완 등을 실천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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