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에 엘리베이터 설치 요구를 하기위해 역장을 만나러가려고 아차산역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모습.<박지주>

[연재]장애인과 사회-①이광섭씨

송파구 오금동에 사는 이광섭씨! 그의 나이 32살, 처음으로 집 밖으로 나온 것은 28살이란다. 어떻게 그때서야 집밖을 나올 수 있었는지 그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의 현실을 알아본다.

▲처음으로 집밖을 나오기 전에는 어떻게 지냈나요?

"집에서 TV보고, 자고, 먹고, 싸고, 빠르면 일주일에 한번, 아니면 한 달에 한번 목욕을 하고, 양치질을 거의 하지 못하고, 그렇게 동물처럼 지냈다."

▲현재 집에서는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두꺼운 나무 판자에 요를 깔고 엎드려서 지낸다."

▲28살 때 처음 집밖으로 나오게 된 계기는?

"TV를 보다가 복지관에 대한 정보를 알고, 무조건 114로 전화해서 ‘여기는 송파구 오금동인데 가까운 복지관을 알려달라’고 했다. 복지관에 전화해서 공부가 하고 싶으니, 자원활동가를 보내달라고 했고, 그렇게 글을 깨우치기 시작했다. 너무나 영화가 보고 싶어서, 처음으로 외출 하던날 영화 보러 갔다가 마음의 큰 상처를 받았다.

휠체어를 임대로 빌려서 타고, 종로에 있는 피카디리 극장으로 갔다. 거기서 만난 사람들이 ‘몸이 아픈데 왜 나와서 고생이냐! 도와주는 학생들이 힘들겠네!’‘너무 기분 나쁘다’등 나에게 한말들로 그 날밤 밤잠을 설치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한동안 외출도 하지 않았다."

▲현재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 함께 하게된 계기는?

"TV를 우연히 보다가 ‘사랑의 가족’을 보게되었다. 그때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방송을 보았다. 자원활동가와 영화보러 갈때의 고생이 생각나서, 함께 싸우고 싶다고 노들야학에 연락을 하였가.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지금까지 이동권 투쟁을 함께하고 있다."

▲노들 야학에서는 현재 어떤 공부를 하고 있나요?

"3개월 전부터 초등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계속 공부해서 대학교까지 가고 싶다."

▲대학교를 가고 싶은 이유는?

"그 동안 방구석에만 쳐 박혀서 사람답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겠다. 지금이라도 나 같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고 싶다. 그래서 대학을 가려고 한다."

▲동료상담을 통해 자립생활을 접했는데 어떤지요?

"자기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많이 배워서 그 사람들을 돕고 싶다."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통해서 삶이 어떻게 변화되는지요?

"동물처럼 살았는데 지금은 사람답게 산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너무나 깨끗해졌다는 것이다."

▲가족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내 인생에 훼방 놓지 말라!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바라 봐 달라!"

▲사회에 한마디 해주세요?

"우리도 인간이다. 보통의 사람들과 똑같이 대해달라! 몸이 불편하다고 특별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가장 기몬적인 것이다. 또 옆에 장애인이 있다고 무조건 도와주려고 하지 말라! 장애인들이 도와달라고 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주라!"

▲여자 친구가 있다던데 소개좀 해주세요?

"여자친구가 17살 때 자원활동으로 만났다. 여자친구가 대학생이라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만나고, 매일 화상채팅을 한다. 2-3년이 지나면 결혼하고 싶다."

▲활동보조인 한마디 해주세요.

"저의 역할은 ‘시킨대로 한다’입니다. 가장 중요한 장애인 당사자의 결정과 기회를 제공하고, 저는 보조역할을 합니다. 주로 제가 하는 역할은 씻기는 청결유지, 옷입기, 이동보조, 인터넷검색보조, 메일 읽어주기, 식사보조등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원하는 대로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에 따라 활동보조를 합니다."

이광섭씨 소개=1972년생으로 뇌병변 1급 장애인으로 혼자서는 밥도 못먹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중중장애인이다. 28살에 처음으로 영화보러 가기 위해 외출하였고, 아버지가 안과 전문의임에도 철저히 집에서만 지냈다. 현재는 노들야학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고, 정립회관 중증장애인 자조모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등 인권운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