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집 앞에 선 김홍술 목사.

크리스마스가 지났다.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일로 기념하고 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해마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거리의 많은 사람들은 들뜬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교회당 꼭대기의 오색 찬란한 꼬마 전구 빛과 거리를 가득 채우는 성탄 캐롤송의 멜로디에 매료되어 괜스레 흥분된 군중들은 마치 이 날이 각종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육신의 사욕을 충족시키는 축제의 날인 양 착각하는 것 같다. 기독교인과 상관없이 아이들은 산타의 선물을 기다리고, 연인들은 서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먹고 마시며 흥청거리는 날 말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오신 분이다.

'원수를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그렇지만 기독교인들도 그 사랑은 원수나 이웃보다는 나의 명예와 권력 그리고 내 가족의 안위를 위해 바쳐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낮은 곳에서 이웃을 위해 평생을 바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부산 구포 산중턱에 자리잡은 애빈(愛貧)교회 김홍술(48) 목사님.

가난을 사랑하는 작은 교회이다. 애빈 교회에는 '부활의 집'이라는 작은 공동체가 있다.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지만 일단 부활의 집 가족이 되면 내규를 지켜야 하는데 처음 두 달 동안은 외출과 음주가 금지된다. 두 달이 지나면 주민등록을 옮겨서 수급자로 지정을 받게 하고 외출도 허락하고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허용한다. 그러나 두 달을 못 넘기고 나가는 사람들도 있고 5∼6년씩 부활의 집 가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몇년동안 기초생활 수급자로써 정부 지원비를 고스란히 저축하여 임대 아파트를 분양 받아 나간 사람들도 있다.

김목사는 부활의집 가족을 스무명을 넘기지 않는다는 신조인데 언제나 열댓명이 생활하고 있다. 장애인 비장애인을 구분하지는 않지만 구성원의 3분의 1은 장애인이다. 지체장애, 뇌병변장애, 정신지체 등 다양한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목사님에게도 부인과 딸(고1)과 아들(중1)이 있다. 그들은 김 목사와 따로 살고 있는데 가족의 생계는 처음부터 중학교 교사인 부인 성갑순(41)씨의 몫이었다. 김 목사는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부활의 집에서 생활하고 토요일에 집에 갔다가 일요일 아침에 와서 예배를 보고 다시 부활의 집 생활이 시작된다. 80년대 민주화 대열에서 빈민운동을 하다가 애빈교회에 정착한 것이 14년 전이었다.

부산역 주변을 떠돌면서 부활의 집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두 달의 내규를 못 견뎌 하면서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낮에는 어디론가 떠돌아다니면서 밤이면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가 새벽이 되면 속이 시린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보아 오면서 1996년 1월부터 부산진역 앞에서 아침 무료급식을 시작하였다. 아침급식은 주 6일을 하는데 김 목사의 뜻에 동참한 OO교회에서 3일을 맡아 주었다. 월, 수, 금은 OO교회 여신도회에서 맡고 화, 목, 토는 애빈교회에서 맡았던 것이다.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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