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학 온 아이들에게 줄 계란을 포장하고 있는 김행균 역장. ⓒ에이블뉴스

‘아름다운 철도원’으로 널리 알려진 김행균(46․지체장애3급)씨가 지난 26일 수도권전철 가산디지털단지역 역장으로 임명됐다.

김씨는 지난 2003년 영등포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어린이를 구하려다 다리를 잃고 모두 일곱 차례 대수술을 받은 후 의족을 하고 지난 2004년 8월 복직, 부개역 역무과장으로 근무하다가 이번에 역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1979년 철도청 입사 이후 28년 만이다.

김 역장은 사고 후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장애인들에 꿈과 희망을 주었고, 국민들에게 장애인들을 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제28회 아테네올림픽대회 성화 봉송’을 비롯해 ‘5km 마라톤 완주’, ‘2004년 한국시리즈 8차전 프로야구 시구’, ‘킬리만자로 희망원정대 산행’, ‘장기기증 서약’, ‘보육원생을 위한 희망열차 운행 주관’ 등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에 앞장서왔다

김 역장이 근무하는 가산디지털단지역은 서울 도시철도 7호선 환승역으로 하루 유동인구가 8만명에 이르는 곳인데, 장애인편의시설이 만족스러운 형편은 아니다. 외부에서 역사로 진입하는 곳에 엘리베이터 2대가 설치되어 있고, 상하행선 그리고 환승역에는 수동휠체어용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27일 첫 출근한 김 역장은 역 직원에게 문의해 정기적으로 하루 8명 정도의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장애인들이 오면 더 신경을 쓰고 안내를 하겠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을 이용하려면 양쪽 의족으로 힘들지 않겠느냐’고 문의하니 “조금은 힘들겠지만 열심히 노력하면서 일을 하겠다”고 답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역은 직원 3명과 공익근무요원들이 하루 3교대로 바쁘게 근무를 하는 곳. 김 역장은 첫날 축하 전화와 언론사 인터뷰 전화로 정신이 없었다. 이 와중에도 김 역장은 유치원생들의 전동차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 계란 포장을 하고 있었다.

김 역장은 “어깨가 무겁고 힘들지만 관리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열심히 이끌어 가겠다”면서 “장애인들도 무조건 자기중심적인 처우개선을 요구하지 말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같이 노력해야한다”며 밝게 웃었다.

김행균 역장이 개찰구 앞에 서서 승객들을 안내할 채비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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