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시인 구상씨가 지난 96년 솟대문학상에서 본상을 수상한 남인우씨에게 시상하고 있다.

원로 시인 구상(84)씨가 장애인 문인들의 창작활동을 위해 써 달라며 지난 99년부터 최근까지 2억원을 장애인 문학잡지인 계간 ‘솟대문학’(발행인 방귀희)에 기증한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장애인문인협회에 따르면 구상씨는 월남전 참전후 정신이상 증세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했던 아들 구홍씨의 사망으로 1999년 아들 몫이라며 5천만원을 솟대문학에 쾌척한 후 이듬해인 2000년에도 아무런 뜻을 밝히지 않고 또 5천만원을 지원했으며 지난 2002년에도 1억원을 선뜻 내 놓고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구상씨가 교통사고 후유증과 노환으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어 장애인문인협회는 지난 5일 구상솟대문학상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상씨의 장애인사랑이 사회의 희망으로 전파되길 기대하며 발표를 결정하는 한편 ‘구상솟대문학상’을 통해 장애인 문인들의 창작활동을 돕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15일 서울 대학로의 놀부집에서 유안진(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시인), 김재홍(경희대 문과대학장·문학평론가), 김진환(법무연수원 검사장), 유자효(SBS 기획실장·시인), 오진권(이야기가 있는 외식공간 대표), 방귀희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구상솟대문학상 운영위원회 유안진 위원장(서울대 아동가족학과교수·시인)은 “문단의 큰 별이신 구상선생님께서 기증하신 기금으로 그 동안 장애인문인협회가 수여해 왔던 솟대문학상을 구상솟대문학상으로 격상, 상금의 범위를 높이고 재단법인을 설립해서 장애인 문인들의 창작과 경제생활의 지원방안까지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이와 관련 솟대문학 방귀희 발행인은 “소외된 장애인들의 문학을 위해 사랑으로 지켜주신 구상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편 구옹씨는 지난 98년 귀갓길에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뒤 지금까지 호흡곤란과 폐렴, 고혈증세 등으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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