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스포츠협의회 제4대회장으로 선출된 곽정용씨.<에이블뉴스>

"지난해 장애인선수들은 아·태장애인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을 뛰쳐나와 데모를 하며 장애인스포츠의 발전을 외쳤다. 지금까지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장애인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장애인복지진흥회는 그러한 노력들이 없었다. 이제 진흥회가 체질개선이 되지 않는 한 장애인스포츠 발전의 길은 없다."

20일 상견례를 하러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를 찾은 한국장애인스포츠협의회 곽정용 신임회장은 "진흥회가 바뀌어야 우리나라 장애인스포츠의 발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83년 운동을 처음 시작해 20년 동안 장애인스포츠라는 외길을 걸어온 곽 회장에게 진흥회라는 존재는 여느 선수들처럼 어머니 같은 존재다. 하지만 그는 이제 "진흥회에 쓴 소리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자처했다.

"지난 16일 새로운 임원진을 갖춘 협의회는 진흥회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특히 많은 엘리트체육을 하는 분들이 진흥회가 관리하는 장애인체육기금이 잘못 쓰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자료를 찾아보니 이 기금이 선수들 연금지급 이외에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었다. 그래서 기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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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회장은 진흥회의 장애인체육기금 전용의혹과 관련해 "법적인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밝혔다. 사실 협의회의 리더를 맡은 곽 회장에게 '진흥회의 개혁' 목표는 시작에 불과하다. 그는 "우리는 진흥회의 체질개선 다음 목표로 장애인스포츠의 주관 부서를 복지부에서 문화관광부로 이관시키는 것으로 삼고 있다"며 "이 문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됐었고 그 후속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장애인스포츠가 비장애인스포츠와 똑같아 지기를 원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주관부처가 문광부로 바뀌어야한다. 인수위에서 정식으로 이 문제가 다뤄졌고, 현재 학자들이 후속연구를 하고있다. 이적이 되면 많은 부분이 바뀔 것이다. 장애인스포츠가 궁극적으로 발전하는 길은 이길밖에 없다고 본다."

▲지난 16일 정립회관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한국장애인스포츠협의회 곽정용 신임회장이 봉덕환 전 회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고 있다.<한국장애인스포츠협의회>
장애인스포츠 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곽 회장은 현재 한국장애인역도연맹 훈련코치를 담당하고 있다. 그 또한 현역선수 시절 올림픽에 세 번을 출전해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라는 공적을 세우기도 했다. 이제 불혹의 나이가 되어 장애인스포츠발전을 위해 다시 한번 땀을 흘려보겠다는 그는 경기장에서 바벨을 들어올릴 때보다 어깨가 더 무거워 보였다.

"워낙 막중한 임무를 맡다보니 어깨가 굉장히 무겁다. 사실 아·태경기가 끝나고 협의회는 존폐의 위기의 상황에 놓였었다. 이 사태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협의회는 실무력이 강한 임원진들도 새 진용을 짰다. 오늘 진흥회에서 늦게나마 선수들과 대화의 의지를 보인 것은 하나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결코 투쟁을 위한 투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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