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열사의 후배들인 서울장애인연맹 활동가들이 열사를 기리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에이블뉴스>

“우리는 한동안 슬피 울었습니다. 잠시나마 먼저 간 야속한 마음에 원망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동지가 곁에 없다는 생각에 허탈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동지가 남긴 큰 숙제인 ‘장애해방’이라는 큰 꿈이 다시 저희를 다잡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11월 29일 오후 정립회관 강당에서 열린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정기총회 및 회원한마당에서 추모사업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서울DPI 김대성 회장은 이렇게 읊조렸다. 이날 정기총회는 추모사업회가 지난 10월 출범식을 가진 이후 첫 번째로 열린 자리였다.

이날 추모사업회 주최로 열린 회원한마당 행사에서는 유난히 민중가수들의 출연이 돋보였다. 민중그룹 젠, 박준, 연영석, 노래공장 등 내로라하는 민중가수들이 다수 출연해 열사를 추모했다. 특히 노들장애인야학과 서울장애인연맹 등 열사의 후배들은 열사의 뜻을 기리겠다는 다짐으로 추모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정태수 열사의 정신계승 움직임이 얼마나 분주히 일고 있는지를 실감케 하는 자리였다.

정태수 열사는 1968년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의 비민주적 운영에 대한 항의운동(1989~1991년)에서부터 인천 아암도 생존권 투쟁, 장애인노점상 이덕인 열사 의문사 대책위원회 활동 등 각종 장애인운동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정태수 열사는 지난해 3월 3일 제1기 장애인청년학교 수료식 도중 과로 때문에 35살의 나이로 요절했다.

이후 그의 동료들과 후배들은 추모사업회를 조직해 냈다. 추모사업회는 매년 열사의 기일을 즈음해 추모제와 추모문화제 등의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후배 양성을 위해 열정을 쏟았던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장애인청년학교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추모사업회는 정태수상을 제정해 장애인운동계의 모범활동가나 단체에게 수상하고 있다. 지난해 제1회 수상자는 장애여성공감의 박영희 대표였다. 현재 추모사업회는 제2회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공모(2004년 2월 20일까지)에 들어갔다. 추천서류는 홈페이지(www.taesoo.or.kr)에 올려져 있다.

더불어 추모사업회는 정태수 열사의 추모음반 ‘태수야’(가격 1만원)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이 음반에는 살아생전 열사가 즐겨부르던 노래와 장애운동관련 투쟁곡, 기타 관련곡 등 16곡이 수록돼 있다.

이밖에도 추모사업회는 장애를 이유로 사회의 많은 문제들에 맞서 싸우다 유명을 달리한 장애인 열사들에 대한 자료를 발굴하고, 관련 교육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장애해방열사들의 삶과 뜻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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