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지체장애인용 자전거. 최진만씨가 직접 시연해보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무명발명가가 개발한 ‘장애인을 위한 이색자전거’가 화제다. 이는 척수장애인들과 지체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로 충북 청원군에 살고 있는 최진만씨가 만들었다. 최씨의 연구소를 직접 방문해 봤다.

최씨의 연구소는 충북 청원군 옥산면에 가건물로 지어진 공장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연구소는 자전거를 만들 만한 구조적 환경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연구소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작고 초라하다. 제품생산을 위한 공구라고는 구멍 내는 ‘펀치(punch) 기계’가 전부다.

하지만 그의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최씨가 이색자전거를 만들도록 영감을 준 것은 홈쇼핑에서 판매되고 있는 실내용 헬스기구 ‘파워 이클립스’다. 이 제품의 손잡이와 페달이 동시에 움직이는 것을 보고 이에 힌트를 얻은 것.

그러나 만드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서러움도 많았다. 장애인단체에 조언을 듣기위해 찾아갔으나 모두들 ‘타다가 사고가 나면 어쩌느냐’ ‘다치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라며 비협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스스로 방법을 찾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외국의 제품들을 분석하고 장단점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조금 더 안정하고 조금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의 성과를 얻었다. 그는 여전히 개발에 열심을 기울이고 있다.

장애인용 이색자전거는 척수장애인용, 손발사용이 가능한 지체장애인용, 2인용 등 3가지가 개발돼 있다. 이 자전거들은 집안에서는 헬스기구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손발사용이 가능한 지체장애인용은 기아가 장착되어 있어 손발의 힘이 조금만 있으면 탈 수 있다. 신체의 80~90%를 사용하므로 신체기능이 골고루 발달할 수 있으며, 물리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이미 소량을 주문받아 판매가 되기도 한 제품이다.

척수장애인용 자전거는 손목의 힘만으로 자전거가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모터를 장착하면 전동휠체어처럼 동력을 이용해 빠르게 달릴 수도 있다.

이색자전거의 가격은 손발 사용이 가능한 장애인용은 70~80만원, 척수장애인용은 100만원정도, 2인용은 150만원 정도. 대량생산이 된다면 가격은 더 저렴해진다.

지난 3월 제22회 국제 의료기기·의료정보전시회에서 소개된 의료기기들을 보면 대부분 400만원 선이었다. 최씨의 제품이 대량생산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현재 이 제품을 특허 신청 해두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제적인 전시회에도 참가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부담으로 포기하고 말았다. 의미 있고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도 실용화되지 못해 사라질까봐 두렵다. 외국제라고 해 무조건 좋다는 생각을 버리고 우리 손으로 만들어낸 제품을 실용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또한 이런 기회를 통해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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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이용하는 이색자전거. 한사람 힘이 붙일때 다른 사람의 움직임 만으로 자전거를 이용할수 있다. 개발자 최진만씨 부부가 다정하게 자전거를 타고 있다. <에이블뉴스>

실내에 설치해놓고 물리치료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이블뉴스>

발을 이용하지 않고 손과 팔을 이용하는 척수장애인용 자전거. <에이블뉴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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