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대 시각장애인 단체인 라이트하우스(Light House)에서는 매년 도전 정신을 가지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전 세계 시각장애인 3명을 선정하여 홀맨상(Holman Prize)을 수여하고 있다. 이번 기고에서는 홀맨상과 첫회 수상자인 우간다의 양봉사업가, 미국의 카약 탐험가, 영국의 제빵사 3인을 소개한다.

라이트하우스, 2017년 홀맨상 첫 회 개최

꿈을 위해 노력하는 전 세계 시각장애인 3명에게 주어지는 홀맨상 ⓒLight House

라이트하우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시각장애인단체로, 최초의 시각장애인 세계일주 탐험가 제임스 홀맨(James Holman, 1786-1857)의 정신을 기려 지난 2017년 홀맨상을 제정했다.

매년 1월 중순부터 2월말까지 지원자 접수를 받고 유튜브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7월 최종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수상자는 이후 9월에는 홀맨웰컴주간((Holman Welcome Week)에 참여해야 한다. 심사위원 역시 시각장애인이며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교육 등의 분야에서 존경받는 인물을 선정하고 있다.

홀맨상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소개가 담긴 90초짜리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하여 제출해야하며, 이후 프로젝트에 대한 제안서와 인터뷰 심사를 통해 수상자가 결정된다.

수상자에게는 상금이 최대 25,000달러가 지급된다. 이 상금은 반드시 프로젝트 비용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수상자들은 수상 이듬해 이 프로젝트에 대한 경과를 보고해야 한다.

홀맨상 첫 회에는 10명의 최종 결선에 올랐으며 그 가운데 아프리카 우간다의 양봉사업가 오족 사이먼(Ojok Simon), 미국의 카약 탐험가 아멧 우스터널(Ahmet Ustunel), 영국의 제빵사 페니 멜빌 브라운(Penny Melville-Brown) 등 3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오족 사이먼, 양봉사업으로 우간다 시각장애인 일자리 넓혀

생산한 꿀을 소개하고 있는 오족 사이먼(맨 오른쪽). ⓒLight House

아프리카 우간다의 시각장애청년 오족 사이먼(Ojok Simon)은 ‘하이브 우간다(Hive Uganda)’프로젝트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양봉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30대 중반인 오족은 스무 살 무렵 반군에게 머리를 심하게 맞은 뒤 치료를 제 때 받지 못해 시력이 급속하게 나빠졌다. 하지만 그는 시각장애인이 된 후에도 배움을 포기하지 않았고 양봉에 대한 열정도 놓지 않았다. 그 노력 덕분에 현재는 100개가 넘는 벌통을 소유하고 있으며, 마을에서는 유명인사로 통한다.

오족은 상금인 25,000달러를 우간다의 시각장애인 양봉업자들을 육성하기 위한 ‘하이브 우간다’ 프로젝트의 기금으로 60개의 최신식 벌통과 꿀 추출기, 장갑과 장화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오족은 수상소감에서 “저는 늘 시각장애인이 일자리를 얻지 못해 가난하게 사는 것이 마음 아팠어요.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세상에 증명할 것”이라며 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에 있는 시각장애인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멧 우스터널, 카약 타고 터키 보스포루스 해협 건너다

바다에서 카약 연습을 하고 있는 아멧 우스터널. ⓒLight House

미국의 시각장애인 교사 아멧 우스터널(Ahmet Ustunel)은 시각장애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멧은 10년 전 카약으로 샌프란시스코만을 건넌 경험을 토대로 음성안내시스템을 개발, 혼자 터키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는 계획을 제안했고 홀맨상 상금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안전한 여행을 위해 카약에 초음파 센서와 음성 나침반, 수심측정기, 추적장치 등 여러 첨단기술 장비를 부착했으며, 체력과 기술 연마 또한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아멧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조절되지 않는 환경에서도 어떻게 안전하고 독립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줄 거예요.” 라고 말했다.

터키에서 태어나 자란 그에게 보스포루스 해협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는 “늘 그 곳의 작은 배에 앉아서 꿈을 꾸었어요. 시각장애인 선장과 선원들이 자연스럽게 바다를 항해하는 꿈이요.” 위험하지만 용기 있는 도전, 아멧의 여행은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킬 것이다.

페니 멜빌 브라운, 세계 여행하며 요리 통해 사람들과 교류

요리를 하고 있는 홀맨상 수상자 페니 멜빌 브라운. ⓒLight House

영국 해군이었던 페니 멜빌 브라운(Penny Melville-Brown)은 시각장애인 제빵사이다. “음식에는 문화적 장벽을 없애고 시각장애인과 정안인(正眼人·눈이 정상인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페니는 홀맨상 상금으로 1년 동안 코스타리카, 말라위, 호주, 중국, 미국 등 세계를 여행할 것이다. 여행을 통해 그녀는 각국의 요리사들을 만나고, 시각장애인과 지역 리더들에게 제빵 기술을 가르치며, 이를 촬영하여 사람들에게 시각장애인도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페니의 유튜브 동영상은 시각장애인과 정안인 모두에게 특별한 요리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페니는 이 상의 유래가 된 19세기의 시각장애인 탐험가 제임스 홀맨과도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200여년의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둘 다 영국 해군으로 일하다가 시각을 잃었으며 지구를 돌며 여러 대륙에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녀는 유튜브 ‘Baking Blind’라는 채널에 정기적으로 비디오를 올리기 시작했다. 사과타르트, 양고기 스프 등 여러 가지 요리를 배우고 싶다면 접속해보자.

※ 출처: http://holman.lighthouse-sf.org

※ 이글은 인천전략이행 기금 운영사무국을 맡고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 대외협력부 진솔 주임이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인천전략’은 아‧태지역에 거주하는 6억 9천만 장애인의 권익향상을 위한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2013~2022)의 행동목표로,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인천전략사무국으로서 국제기구협력사업, 개도국 장애인 지원 사업, 연수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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