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사법시험에 최종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는 최영씨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제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사법시험 최초 합격 시각장애인이라는 타이틀이 감사하고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보다 어쩌면 앞으로의 과정이 더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배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좋은 선례를 남기겠습니다. 청렴하고 당당한 법조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각장애인 최초로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한 최영씨(27·서울대 법과대 졸업)는 15일 오후 5시부터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한국최초 시각장애인 사법고시 합격 축하연’에 참석해 이렇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최씨는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사법시험에 최종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 최씨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차례 사법시험에 응시했으나, 연거푸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지난해 1차 시험 합격하고, 올해는 2·3차 시험까지 합격했다.

이날 축하연은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당당한 법조인으로 선 최영씨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내기 위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마련한 자리다. 이날 행사에는 전·현직 국회의원들과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축하인사와 함께 조언을 전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권인희 회장은 “오늘처럼 기쁜 날이 없다. 50만 시각장애인들의 경사고 감격이다. 그동안 법조인을 꿈꿨던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학습 자료가 부족하고, 교육여건이 갖춰져 있지 못해 번번이 실패했다. 그런데 최영 씨가 그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최고위원은 “최영 씨는 꿈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다. 꿈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 꿈을 줄 수 있다. 최영씨는 시각장애인계에 희망을 용솟음치게 한 사람이다. 우리사회에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앞으로 법조인으로 일하면서 많을 것을 바꾸고 희망을 실천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법대 선배로서 짐이 가벼워지는 느낌마저 든다. 장애인도 뭐든 잘 할 수 있다는 ‘위캔’을 증명해줬다. 이제 시각장애인 최초의 법조인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실력 있는 시각장애인 법조인 최영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은 “오늘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전하고 싶다. 최영씨는 우리 국민들에게 훈훈한 가능성을 안겨줬다. 어려운 조건을 뛰어넘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최영씨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이 사회를 다시 한 번 깜짝 놀라게 하는 2라운드를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복지재단 이성규 대표이사는 “최영씨의 사법고시 합격은 장애인에 대해 눈을 감은 세상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다. 앞으로 법조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힘든 과정을 또 거쳐야 할 것이다. 영국에서는 전 내무부장관 시각장애인 데이비드 블런켓(david blunkett) 경으로 인해 모든 결제방식과 운영시스템이 바뀌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법부도 변화를 꾀해 최영을 향해, 모든 장애인을 향해 변화하기를 갈망한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5시부터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한국 최초 시각장애인 사법고시 합격 축하연. ⓒ에이블뉴스

한국 최초 시각장애인 사법고시 합격 축하연에서 주인공인 최영씨와 이날 행사를 주최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권인희 회장이 건배를 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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