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국민체육센터의 전경. <에이블뉴스>

현장점검/경주국민체육센터

지난 3월 30일 경주국민체육센터(황성동 80-10번지)가 준공됐다. 이는 경주시가 60억 원을 들여 지은 체육시설이다. 2천651㎡(지하1층, 지상3층) 면적에 1층 수영장(6레인), 샤워실, 사우나실, 헬스장, 에어로빅장, 체력측정실, 휴게실, 운동기구실 등이 들어섰다. 직접 방문해 편의시설을 점검해봤다.

먼저 주차장에는 장애인 차량을 위해 4면의 주차공간을 배정했다. 주차가능 표지를 부착한 차량만 주차할 수 있다는 주차 안내문구가 없었다. 입구에는 경사로가 잘 설치가 됐으나 점자유도블록은 그렇지 않았다. 바닥대리석과 구분이 안 되는 대리석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된 것. 저시력장애인들은 색으로도 점자유도블록을 감지하는데 구분할 수 없으니 불편함이 예상된다.

1, 2층에 화장실이 있으나 1층에만 장애인 화장실이 있었다. 장애인화장실은 너무 좁고, 손발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용변 후 누를 수 있는 세정장치가 전혀 없었다. 비상벨도 없었다. 변기 옆의 손잡이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고, 남자 화장실 소변기의 손잡이도 없었다.

수영장 입구 탈의실에는 턱이 있어 휠체어 장애인들은 이용할 수가 없었다. 탈의실에는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옷장도 없었고, 샤워실에도 샤워기가 높게 설치가 되어서 휠체어 장애인들을 이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앉아서 샤워할 수 있도록 의자도 미리 마련해 놓아야하는데 없었다.

수영장 앞에 있는 화장실도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수영장 내부에는 휠체어나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해서 경사로가 설치됐지만 경사로에 손잡이가 없었다. 수영장 내부에는 휠체어 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 휠체어도 비치돼 있지 않았다. 서울곰두리 수영장의 경우, 알루미늄 휠체어의 기름을 제거해 공용으로 비치해 놓고 있다. 휠체어장애인들이 이 휠체어로 옮겨 타서 경사로를 통해 물속에 들어가면 수영장 직원이 휠체어를 꺼내주고, 수영을 마치고 올라올 때 다시 휠체어를 가져다주는 방식으로 공용 휠체어는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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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헬스장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체력단련용품이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벨트 마사지의 경우, 휠체어 장애인들을 위해서 턱을 없애 휠체어에 앉아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러닝머신의 경우는 양쪽에 보조대를 설치해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이나 중풍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을 하도록 배려를 해야 한다. 충북곰두리체육관에서는 이러한 체력단련시설이 있어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경주국민체육센터 바로 옆에는 경주장애인복지관이 자리 잡고 있어 장애인들이 자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적인 배려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한국지체장애인지회 경주시지회측에 문의하니 이러한 문제점을 경주시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용요금에도 문제가 있었다. 수영장 이용요금의 경우, 경주시의회에서 만든 조례에 따라 1, 2, 3급 장애인들만 50%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실정이었다. 월 이용요금이 5만원인데, 2만5천원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4, 5, 6급의 장애인이 할인대상에서 제외된 것뿐만 아니라 생활이 어려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 장애인에게 할인 혜택이 가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문화관광부는 장애인체육 업무를 보건복지부로부터 이관받아 오면서 장애인 생활체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주력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다. 장애인들이 생활체육 참여를 독려하려면 새로 지어지는 일반 체육시설에 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다. 지금이라도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주국민체육센터는 부족한 부분을 최선을 다해 보완해야할 것이다.

수영장에 경사로는 설치됐는데, 손잡이가 없었다. 목발 이용 장애인들을 위해 손잡이는 필수적으로 설치해야한다. <에이블뉴스>

탈의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턱이 있다. 작은 턱을 없애면 휠체어장애인도 같이 이용할 수 있다. <에이블뉴스>

샤워기가 모두 높게 설치됐다. 샤워기 높이를 낮추면 휠체어장애인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 화장실은 너무 좁고, 세정장치도 없었다. 손잡이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에이블뉴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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