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개장식에 참석한 장애인계, 관계 인사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박종태 기자>

현장점검/수원시 시각장애인축구장

경기도 수원시가 영통구 원천동 나촌배수지(무궁화전자 위)에 4억2천만원을 들여 전국에서 두 번째로 시각장애인 전용 축구장을 만들어 지난 27일 개장했다. 현재 서울시 송파구에 시각장애인 전용 축구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개장한 축구장은 996㎡의 면적에 가로 40m, 세로 20m 크기로 설치됐다.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축구할 수 있도록 부딪히고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1.5m 높이의 안전펜스와 인조 잔디를 깔았다. 270석 규모의 관람석도 마련됐다.

소음이 없는 곳에서 시각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축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촌배수지의 놀고 있는 땅을 적극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밑으로 영통공원이 있는 언덕위에 자리 잡은 이 축구장은 여건상 훌륭한 축구경기장이다. 앞으로 이 축구장은 시각장애인 축구만이 아니라 론볼링, 게이트볼, 족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서둘러 개장하는 바람에 선수들의 라커룸, 샤워장, 화장실이 지금 전혀 준비가 안된 상태라는 것. 수원시 담당자는 “앞으로 서둘러서 꼭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말했지만, 처음부터 꼼꼼하게 계획하고 설계해서 개장에 앞서 완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축구장 주위에는 시각장애인들이 다칠 위험 요소들이 곳곳에 눈에 띄기도 했다. 이런 문제도 하루속히 말끔히 정비해 시각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공을 차고 관람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수원시가 이런 훌륭한 시각장애인 축구장을 만들어 장애인 체육발전에 기여한 점은 칭찬해도 아깝지 않다.

개장식 당일 축구경기를 펼쳐보이는 시각장애인 선수들. <박종태 기자>

관중석으로 올라가는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다. <박종태 기자>

*이용 문의: 전화 031-242-6101.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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