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열린 '장애인국가대표 선수 훈·포장 반납 기자회견'에서 허명숙(사격·체육포장) 선수가 종합선수촌과 체육진흥기금의 문화관광부 이관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에이블뉴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 23명이 6일 오후 1시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장애인국가대표 선수 훈·포장 반납 기자회견’을 갖고, 종합선수촌과 체육진흥기금의 문화관광부 이관을 촉구했다.

이날 선수들은 성명서를 통해 “복지부는 장애인체육인들이 투쟁과 끈질긴 요구에 의해 이룩해놓은 종합선수촌과 체육진흥기금을 장애인체육으로부터 편취하려는 음모를 획책하고 있다”면서 “복지부는 종합선수촌과 체육진흥기금을 즉각 이관하라”고 요구했다.

또 선수들은 “장애인체육의 인수업무는 팽개친 때 허울뿐인 전국장애인체전의 개최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은 우리 장애체육인들을 또다시 전시행정의 꼭두각시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기만적인 전국장애인체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한국장애인경기단체총연합회 하영택 대표는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10일 청주에 내려가 우리 스스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하겠다”며 전국장애인체전 보이콧을 선언했다.

사격 정진완(한국장애인경기단체총연합회 사무국장) 선수는 “지난 4일 장애인경기단체총연합회와 선수협의회 운영위원회는 회의를 갖고 오는 10일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막식장을 점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 선수는 “개막식 저지를 위해 약 200~300명 정도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회 인솔단체들이 가방 싸겠다고 하면 대회 못 여는 것 아니냐. 만약 개막식 이후에도 답이 없다면 경기 진행요원들을 빼 대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도록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수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직접 훈․포장을 반납할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인해 계획을 변경, 교통회관 11층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복지부는 장애인선수들이 강경책을 들고 나서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왕진호 장애인정책과장은 6일 오후 6시경 진흥회 점거농성장을 찾아 장애인선수들과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장애인선수들은 “종합선수촌과 체육진흥기금 이관 결정을 발표할 때까지 점거농성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이들은 “9일까지 장관 면담 약속을 잡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체전 개막식을 비롯해 모든 체전 일정을 저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국가대표선수들이 훈·포장을 앞세우고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종합선수촌과 체육진흥기금 이관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기자회견 후 장애인국가대표선수들이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에이블뉴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