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호주 맬버른 농아인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단원 일부가 호주 맬버른 거주민으로 보이는 괴한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중태에 빠졌다.

한국농아인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 우리나라 선수단이 묵고 있는 맬버른 시내에 있는 노바스타게이트 호텔에서 우리나라 오원국 단장, 최수근 선수, 수화통역사 황현철씨, 육상코치 임낙철씨 등이 괴한들에게 습격을 당했다.

선수단장인 한국농아인협회 문화체육분과위원장 오원국씨가 현재 뇌출혈 가능성이 보여 로열 맬버른 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해 있는 상황이고, 수화통역사 황현철씨, 육상감독 임낙철씨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아 입원했다가 16일 퇴원했다.

이날 사건은 호텔 로비 엘리베이터 앞에서 사격선수 최수근씨가 괴한 4명에게 금품을 요구당하는 것을 보자 인근에 있던 수화통역사 황현철씨가 이를 막다가 일어났다.

괴한 4명은 최씨가 인근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러갔을 때부터 쫓아다니며 “Money!” "Money!"라고 말하며 금품을 요구했지만,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은 최씨는 호텔로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으로 올라가려했다.

로비에 있던 수화통역사 황씨가 이를 목격하고, 상황을 파악한 후 최씨에게 “먼저 들어가라. 내가 해결하겠다”고 말하고 난후, 괴한들에게 “돈을 못 주겠다”고 반발했다. 최씨는 자리를 피했지만 황씨는 이 자리에서 괴한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선수단장 오원국씨와 육상코치 임낙철씨가 뒤늦게 상황을 목격하고, 달려들어 황씨를 구하려했으나 괴한들은 도주 과정에서 오씨와 임씨를 또 다시 집단폭행했다.

상황이 커지자 주변에 있던 국제통역사 정희찬씨 등 우리나라 선수단과 호주 한인회 관계자 등 5명이 더 몰려들어 괴한 4명을 모두 잡았다. 뒤늦게 출동한 경찰은 우리나라 선수단이 잡은 괴한 4명을 경찰서로 연행했으나‘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3명을 풀어주고 1명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농아인협회 이정자 사무처장은 “호주 법이 우리나라와 다른지는 몰라도 3명을 풀어준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현재 외교부를 통해 호주 정부에 강력히 항의할 작정으로 보건복지부,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등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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