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파라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박성수 선수가 사이클 훈련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국제대회여서 그런지 긴장되고 설레요. 2018 파라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할겁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거든요!”

파라트라이애슬론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만난 박성수(시각1급·26세) 선수는 서초동 삼성레포츠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필리핀에서 열리는 2020도쿄패럴림픽 대회 출전 포인트가 걸린 대회로 한국은 박성수 선수와 김종관 선수가 출전한다.

파라트라이애슬론은 수영, 사이클, 달리기 세 종목을 연이어 겨루는 경기다. 비장애인 트라이애슬론과 유사하지만 각 구간의 길이, 장애유형별로 등급을 분류해 각 세부 이벤트로 나눠 경기를 치르는 점이 다르다.

박 선수의 첫 스포츠 종목은 파라트라이애슬론이 아닌 수영이었다. 뇌종양으로 인해 갖게 된 시각장애(양안 약시)와 뇌병변장애는 그를 수영으로 이끌었다. 수영에서 두각을 보였던 박 선수는 장애인 유소년 선수로 선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호주에서 열린 장애인수영대회에서 등급분류를 받지 못해 출전하지 못했고, 부모님의 권유로 사이클을 시작했다. 수영 호흡에 익숙했던 박 선수는 사이클 호흡에 익숙해지기 위해 달리기를 병행했다.

“수영은 여섯 살에 시작해 열한 살부터 본격적으로 배웠어요. 사이클을 배우고 달리기를 하니 지도자 선생님이 트라이애슬론을 해보는 건 어떠냐고 권유하더군요.”

지도자의 권유로 시작한 파라트라이애슬론은 쉽지 않았다. 수영은 어릴 적부터 꾸준히 해 능숙했으나, 사이클과 달리기는 생소한 탓에 기록이 좀처럼 잘 나오지 않았다.

더군다나 3센티미터 가량 차이 나는 양발 간의 길이와 평발은 박 선수의 기록에 큰 제약이 됐다. 박 선수는 “상위랭킹에 일본 선수들이 있는데 수영은 기록이 비슷하나 달리기에서 기록이 좀 차이난다”고 했다.

가상으로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즈위프트로 훈련하는 박성수 선수. ⓒ에이블뉴스

박 선수가 파라트라이애슬론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대회는 2012년 통영 트라이애슬론경기. 당시 열아홉 살이던 그는 시각장애인 선수로는 최초로 비장애인 트라이애슬론 대회에서 완주(2시간 55분)해 언론에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후 2014년 경주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파라트라이애슬론대회에 출전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2015년까지도 국내 최정상을 유지했으나 2016년부터 파트너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면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대회에 얼굴을 비치지 못했을 뿐, 박 선수가 훈련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박 선수는 시각장애 특성상 비장애인 파트너와 함께 경기를 치른다. 파트너와 끈을 묶은 채 수영과 달리기를 하고, 사이클은 두 명이 함께 타는 텐덤사이클을 이용한다.

물론 박 선수에게도 여느 스포츠인처럼 슬럼프가 왔다. 지난 5월 갑자기 한쪽 눈의 시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적게나마 양안에 시력이 있던 그에게 한쪽 눈의 완전한 시력 상실은 크게 다가왔다.

“운동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어요. 저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잔존시력이 있는 양안 약시였거든요. 그런데 희미하긴 하지만 있던 한쪽 눈의 시력이 없어졌어요. 앞이 보이다 안 보이면 충격이 어마어마합니다.”

술로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보내던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한 것은 지인들의 응원이었다. “너 답지 않게 왜 그러냐”, “지금까지 잘 해온 게 수십 수백개다. 우리에게 더 보여줄 게 많다. 끝까지 해보자”.

마음을 다잡은 박 선수는 몸을 회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이 결과 7월 21일 대전시 일원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선수 선발전에 출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박 선수는 도쿄패럴림픽대회 출전을 위한 포인트가 걸린 만큼 맹훈련을 하고 있다. 밥 먹고 자는 시간을 빼고는 훈련에 모든 시간을 쏟는다고. 특히 상대적으로 기록이 적게 나오는 달리기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슬럼프 때문에 몸 상태가 좋지 못했어요. 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면서 컨디션도 많이 좋아졌죠.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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