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현지시간으로 13일 리우센트로 파빌리온3에서 열린 탁구TT7 여자 단식에서 동메달을 딴 김성옥이 메달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대한장애인체육회

“아들의 유치원 체육대회에서 2인3각을 함께 해주지 못했던 미안함이 컸다. 그리고 열여덟살이 된 아들은 나와 탁구 연습 상대가 돼 주고, 항상 응원하는 착한 ‘훈남’이 됐다. 훈련으로 집 비운지 6개월 여, 못해준 사랑 다 주고파.”

2016리우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펼쳐지고 있는 리우센트로 파빌리온3, 현지시간 13일 12시 45분 탁구 여자 단식 TT7에 출전한 김성옥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첫 패럴림픽 출전에서 획득한 소중한 메달. 그는 메달을 목에 걸고 나오며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으로 아들을 꼽았다.

이제 18살이 된 고등학교 2학년 아들. 공부 스트레스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들 옆을 국가대표 훈련을 한다는 이유로 6개월 여 동안 비웠다.

다리가 불편해 아들이 어릴 적 유치원에서 진행하는 2인3각 게임에 함께 해 주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는 김성옥 선수는 “이제는 동메달을 목에 건 자랑스러운 엄마가 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회를 앞두고 항상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던 아들. 그 미안함이 김성옥 선수의 눈물이 돼 흘렀다.

캐나다 선수 만나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 “꿈에 그리던 무대”

탁구 여자 단식 TT7 동메달 결정전이 시작되고, 김성옥 선수와 캐나다 CHAN Stephanie선수.

1세트부터 시작된 듀스에 12대14로 상대가 먼저 세트스코어를 가져갔다. 이후 김성옥 선수는 2세트와 3세트를 11대7의 동일한 점수로 내리 가져오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 마지막 4세트에서 11대8로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패럴림픽 첫 출전의 메달, 김성옥 선수는 “금메달보다 은메달보다 소중한 동메달.”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1등을 차지한 네덜란드 선수를 이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출전해지만 4강에서 항상 이겨왔던 선수를 만나 방심하는 바람에 동메달결정전에 가게 됐다.”고 아쉬움을 내비추며 “그동안 믿고 응원해준 가족과 지도자, 동료들에게 기쁨을 빨리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들과 탁구 공 정리 봉사하러 나가 처음 잡은 ‘라켓’

김성옥 선수의 탁구 이야기에는 모두 아들이 있다.

첫 시작에서도 아들과 함께였다. 2008년 당시 김성옥 선수가 살고 있던 광주에서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열렸고, 탁구 경기장에 선수들 옆에서 공을 줍고 정리해주는 봉사를 하러 나갔다.

아들의 인성교육 차원에서 함께 나섰던 길. 주변의 추천으로 라켓을 잡았다.

처음 선수를 하고서는 남편의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점점 실력이 높아지고, 탁구로 인해 밝아지는 아내를 보며 남편도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아들은 엄마의 탁구 상대가 돼 줬고, 지역에서 훈련 할 때는 종종 뒤에와서 공을 주워주곤 했다.

그러던 중 김성옥 선수가 2013년부터는 광주시청 탁구 실업팀에 발탁돼 본격적인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이듬해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단식과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이 걸며 선수로써도 인정받았다. 지난 6월에는 일주일 시간을 두고 중국오픈대회와 루마니아오픈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탁구를 시작한 이후 한 번도 쉬지 않고 라켓을 잡았던 그. 탁구 자체가 김성옥 선수에게는 힘을 불어 넣어주는 원동력이었다.

김성옥 선수는 “언젠가는 무릎수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지만, 라켓만 잡으면 하나도 아프지 않더라.”며 “훈련원에서는 밤 9시가 되기 전에 숙소에 돌아오면 ‘내가 이렇게 편해도 되나’싶은 생각에 다시 나가 훈련했다. 탁구는 내 인생을 바꿨고 자존감도 높여줬다.”고 의미를 뒀다.

다만 가족들에게 미안함이 남는다.

그는 “훈련을 핑계로 가족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지 못한 점이 고마우면서도 가장 미안하다.”며 “패럴림픽을 마치고 나면 전국체전 등이 남아있어 당장은 어렵겠지만, 그동안 못해준 사랑을 모두 쏟아주고 싶다.”고 애틋함을 전했다.

*이 기사는 2016리우장애인올림픽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정두리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복지연합신문, 에이블뉴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장애인복지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