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장애인올림픽(리우패럴림픽)’ 남자 100m 배영 S14(지적장애부)에 출전한 이인국 선수가 금빛 물살을 가르며 패럴림픽 신기록인 59초82에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뒤 환호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결전의 시간 앞에 선 이인국 선수는 몸을 풀며 손을 마주쳐 긴장감을 풀었다.

현지시간으로 8일 오후 7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경기장, 4년을 기다린 이인국 선수의 질주가 시작됐다.

‘2016 리우장애인올림픽(리우패럴림픽)’ 남자 100m 배영 S14(지적장애부) 결과는 59초82로 패럴림픽 신기록. 앞서 열린 예선에서 1분0초81로 자신이 이미 새롭게 바꾼 패럴림픽 신기록을 다시 넘어선 것.

세계신기록까지는 0.5초 안쪽으로 기록을 좁혔다.

경기를 마친 뒤 이인국 선수는 이소룡의 영화 한 장면처럼 ‘아뵤’를 외치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소룡의 팬이라는 이인국 선수는 “수영 메달 땄으니 무술을 배워 몸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4년 전 아쉬움 털어낸 이인국… 아버지 이경래 씨 “금메달리스트의 명예가 삶에 도움되길”

이인국 선수는 2012년 런던에서 선수 대기 공간에 3분 지각했다는 이유로 예선을 1위로 통과하고도 실격 당해 결선무대를 밟지 못했던 아쉬운 과거가 있다.

이에 리우에서의 금메달은 이인국 선수에게 더욱 소중하다. 더불어 패럴림픽 신기록이라는 이름까지 더하며 4년 전 설움은 깨끗이 씻어냈다.

남자 100m 배영 S14(지적장애부)에 출전, 59초82로 패럴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인국 선수. 사진은 시상식 장면. ⓒ대한장애인체육회

경기가 끝난 뒤 이인국 선수를 만나 뜨거운 눈물이 차오른 그의 아버지 이경래 씨. 소감을 묻는 질문에 눈물을 참아내기 위해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

이경래 씨는 “장애자녀를 키우다 보니 말로 다 할 수 없는 힘들 일이 많다. 그 와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수영을 찾았고 금메달도 획득했으니, 이제 행복하게 잘 살기만을 바란다.”며 “금메달리스트라는 이름과 명예가 그 삶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쁘다.”고 벅찬 감점을 전했다.

이어 “4년 전 느낄 수 있었던 이 기쁨이 너무 늦게 찾아와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그 시간을 견뎌내고 끝내 금메달을 목에 건 인국이가 고맙고 대견하다.”고 아들에 대한 마음을 표현했다.

특히 이인국 선수의 아버지는 이번 금메달을 통한 작은 바람이 있다.

사회에서 발달장애라는 이유로 소외 받고 무시당해왔던 삶. 힘들어도 힘들다 표현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던 이인국 선수의 부모는, 금메달이 세상이 그를 인정해 주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경래 씨는 “발달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라면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내 자녀가 차별받거나 무시당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 아이의 노력을 봐주길 바란다.”는 당부다.

이어 “사실 발달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의 마음은, 힘든 마음을 뒤로 넘겨버리고 그냥 그렇게 살아질 뿐.”이라고 찹찹한 마음을 내놓으며 “내 아들의 금메달, 같이 기뻐해주고 힘을 받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2016리우장애인올림픽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정두리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복지연합신문, 에이블뉴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장애인복지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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