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제자가 하루차이로 금빛 발차기를 성공시키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세계농아인올림픽 한국선수단은 지난 9일 대회 넷째날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10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금 6, 은 7개, 동 3개로 러시아(금 13, 은16, 동 15), 우크라이나(금 6, 은 10, 동 15), 대만(금 6, 은 8, 동 5)에 이어 종합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태권도 남자 80kg이상급 임대호(33세, 서울농학교 태권도 코치)는 9일 국립타이베이교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에서 대만 황페이웨이를 7-0으로 가볍게 누르고 금메달을 보탰다. 임대호는 8일 여자 67kg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딴 이보경(18세, 고등학교 3)의 스승이다.
임대호는 소감을 통해 “어제는 제자가 성장한 모습에 뿌듯했는데 오늘은 내가 직접 금메달을 따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밝혔다. 이보경 역시 “선생님이 당연히 금메달을 딸 줄 알았다”고 기뻐했다.
태권도대표팀은 경기가 열린 3일 동안 출전한 5명이 전원 메달(금 3, 은 1, 동 1)을 따 종주국의 자존심과 함께 메달밭임을 입증하고 있다.
임형남 대표팀 감독은 “자비를 들여서라도 세계대회에 다니면서 기술과 경험을 쌓았던 것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 그 때마다 임대호는 함께 했던 선수”라며 감격해 했다.
볼링대표팀도 9일 타이베이 신샤우푸볼링센터에서 열린 볼링 남자 2인조 경기에서 금 1개, 은 1개를 추가했다.
함종훈(49세)·안성조(20세) 조는 서른 살에 가까운 나이 차이를 극복한 안정된 콤비플레이로 총 2378점을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서영춘(37세)·김연호(38세) 조는 2368점으로 아쉬운 2위에 머물렀다.
함종훈은 소감을 통해 “전관왕을 노렸는데 어제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따 아쉬웠다. 오늘은 꼭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각오로 앞만 보고 달렸다”면서 “아직 배가 고프다. 남은 3인조, 5인조, 마스터스에서 금메달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안성조는 “아저씨가 잘 해주신 덕분이다. 앞으로 이어지는 경기에서 보답하겠다”면서 “대학 졸업 후 실업팀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영춘은 “금메달을 딴 동료들이 밉지만 같은 한국인이기에 축하하는 마음이 앞선다”면서 “어차피 5인조에서 한 팀이기 때문에 거기서 함께 금메달을 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수영에서는 농아인올림픽 출전 사상 첫 메달이 나왔다. 김건오(20세)는 100m 자유형 결승에서 52초95를 기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