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복식 및 여자복식 금메달의 꿈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고 있는 윤솔(좌)·윤자 자매.ⓒ대한장애인체육회

닮은 듯 하면서 다른 이미지를 가진 모윤솔(22세,)·윤자(18세) 자매는 한국농아인여자탁구의 1인자를 다투는 라이벌이다. 자매는 지난 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제21회 세계농아인올림픽에 한국대표로 출전 중이다.

선천적으로 청각장애를 가진 자매는 평택 에바다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함께 탁구를 했다. 이젠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정도로 서로를 잘 안다. 국가대표가 되면서 힘든 훈련이 계속됐지만 함께 있기에 서로 힘이 됐다.

“덜렁대는 동생을 제 옆에 두고 있어 안심이에요.” 윤솔의 말이 언니답다. 윤자는 “언니가 항상 옆에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고 화답했다.

둘은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농아학교의 체육교사가 돼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학생들에게 힘이 되는 것. 자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 3월 한국국제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에 나란히 입학했다.

하지만 탁구 경기 스타일은 상반된다. 얌전한 이미지의 윤솔은 수비형, 남자 같은 성격의 윤자는 공격형이다.

자매는 서로의 플레이를 보며 자신을 보완한다. 윤솔은 요즘 동생에게 자신감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윤자는 언니가 수비형 선수지만 공격에도 모두 능한 점을 높이 산다.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는 자매지만 승부에서 양보는 없다. 선의의 경쟁자다. 바로 혼합복식 및 여자복식 금메달의 꿈을 위해서는 서로 다른 조에 속해 있어 넘어야할 산이기 때문이다.

실력은 아직 윤솔이 앞서지만 윤자가 일취월장하고 있다. 에바다학교 시절부터 이들을 지도한 대표팀 권오일 감독은 “한 달 전부터 윤자에게 백핸드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습시켰는데 느는 속도가 눈에 보일 정도”라고 칭찬했다.

윤솔은 “동생이 잘 하는 것이 기쁘다. 하지만 나도 열심히 했으니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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