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남자 58~68kg급 결승에서 대만 린붜총을 5-2로 제치고 금메달을 확정지은 김민재가 태극기를 들고 성원을 보내 준 관중에게 답례하고 있다.ⓒ대한장애인체육회

‘메달밭’ 태권도에서 고대하고 고대하던 첫 금메달의 포문을 열었다.

세계농아인올림픽 한국선수단은 대회 둘째날인 7일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1개씩 추가했다. 종합순위는 금메달 1, 은메달 2, 동메달 1개로 러시아(금 2, 은 3, 동 4), 대만(금 2, 은 2, 동 1), 우크라이나(금 2, 동2)에 이은 종합 4위.

김민재(21세)는 타이베이국립교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58~68kg급 결승에서 대만 린붜총을 5-2로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재는 준결승에서 강적 터키 세르한 사히르와 한 점씩 주고받는 접전 끝에 5-4로 이겨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공격 도중 상대 팔꿈치에 맞아 오른발을 다쳐 쉽지 않은 결승전을 예고했다.

결승에서 만난 대만 린붸총은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오른발 부상으로 경기 중 치료를 받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닌 김민재를 쉼 없이 공략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5점을 획득, 우승했다.

김민재는 소감에서 “태권도가 처음 정식 종목이 됐는데 종주국인 한국이 첫 금메달을 따야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말했다.

이재봉 대표팀 코치는 “대회에 앞서 한국체대 비장애인 선수들과 70여일 간 합숙하면서 기량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남은 기간에 더 많은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격 김종외(23·화성시청)는 타이베이 공시사격장에서 열린 여자 50m소총 3자세에서 총점 649.7점으로 코라렌코 올가(652.3점·우크라이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선두와 2점차로 결선에 진출한 김종외는 마지막 한발을 남기고 0.8점까지 따라붙어 역전 금메달을 기대하게 했지만 8.3점을 쏴 아쉬움을 남겼다.

화성시청에서 김종외를 지도하고 있는 사격대표팀 박상순 감독은 “김종외는 비장애인과 함께 해도 밀리지 않는 실력이다. 나이도 아직 어려 앞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격려했다.

한편 한국선수단은 각 종목의 예선에서도 선전이 빛나, 앞으로 메달 획득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농아인 육상의 ‘우사인 볼트’, 채경완(31·인천시청)은 타이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100m에서 체력을 비축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채경완은 예선에서 힘을 빼지 않으려는 듯 여유 있는 모습으로 결승점에 골인했다.

한국육상은 비장애인 남자 100m에서 서말구(해군사관학교교수)의 30년 전 기록(10초34)을 깨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지만 농아인올림픽에서는 채경완 덕분에 육상 단거리가 한국의 메달밭이다. 채경완은 2005년 멜버른 대회에서 남자 100m와 200m를 동시에 석권했다. 채경완의 개인 최고기록은 10초71로 대회기록 10초61에 근접해 있다.

채경완은 100m·200m에 출전 두 종목 모두 2관왕을 노린다. 남자 100m 결승은 오는 8일 오후에 열린다.

반면 채경완과 함께 출전한 박영진(26세)은 예선 1회전에서 12초03으로 6위에 머물러 2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포환던지기에 출전한 이태훈(37)은 1057을 기록해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창던지기와 원반던지기 1위, 포환던지기 2위를 차지한 이태훈은 세 종목 모두 한국대표로 참가한다.

여자탁구대표는 단체전 예선 두번째 경기에서 농아인 탁구 세계최강 중국에게 0-3으로 석패했다.

권오일 감독은 “졌지만 세 경기 모두 전력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며 “중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는 기회였다. 나머지 경기를 잘 치러 결승에 진출하도록 할 것”이라며 “다시 만나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탁구대표는 단체전 두 번째 경기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둬, 사실상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배드민턴대표는 혼합단체 8강에서 예선 3전 전승의 안정된 기량을 바탕으로 인도를 3-1로 꺾고, 대회 2연패에 한발 다가섰다.

김민재(좌)가 태권도 남자 58~68kg급 결승 상대 대만 린붸총에게 일격을 가하고 있다.ⓒ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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