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근 선수가 지난 6일 타이베이 공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공기소총 10m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공기소총 은메달은 아쉽습니다. 남은 50m 공기소총복사, 50m 소총3자세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21회 세계농아인올림픽대회’에서 한국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최수근(26세, 기업은행) 선수가 대회 3연패 실패의 아쉬움을 뒤로 남긴 채 남은 경기를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사격을 시작했다. 처음 학교에서는 총을 다루는 운동이라 위험하다고 허락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식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선생님들을 일일이 설득해 사격에 입문하게 됐다.

그는 비장애인인 선생님, 학생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은 있었지만 사격이 좋았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 사회에서는 장애지만 총을 쏠 때만큼은 조용하게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중학생 때부터 지도해 온 농아인사격 국가대표팀 김재인 코치는 “사격은 수근이의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사격만 생각하고 살다보니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농아인 공기소총에서 10년째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고, 비장애인을 합쳐 놔도 국내 정상급 선수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첫날인 지난 6일 타이베이 공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공기소총 10m에서 총점 677.3점을 기록, 스위스의 모싱 토마스(688.5점)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을 땄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18살에 참가한 2001년 로마대회 우승, 2005년 멜버른대회 우승에 이은 대회 3연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를 마친 뒤 앞으로 남은 50m 공기소총복사, 50m 소총3자세에서의 우승을 위해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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