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권으로 구성된 만화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손가락 네 개만으로 피아노를 치는 피아니스트.

음악을 통해 꿈을 얻고 희망을 전해주는 열 일곱의 소녀.

태어날 때부터 양손에 손가락이 두 개씩만 있는 채로 태어난 이희아양은 양다리도 무릎 아래가 약해 어릴 때 절단해야 했다. 그런 이 양이 여섯 살 무렵 손가락 힘을 기르기 위해 배우기 시작한 피아노로 인해 새로운 희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 피아노를 배우기까지는 그리 만만치 않았다. 피아노를 가르쳐 주겠다는 학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몇 달이나 여러 학원을 전전한 끝에 겨우 시작할 수 있었지만 손가락 힘이 약해 소리가 나기까지 3개월이나 걸렸다.

그러나 이 양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열 시간씩의 피아노 연습을 통해 이듬해 전국학생음악 연주 평가 대회에서 유치부 최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피아노를 능숙하게 연주하게 됐다. 이후 이 양은 1993년 제6회 전국장애인예술대회 최우수상을 비롯해 장애극복 대통령상 등 많은 상을 받은 피아니스트가 됐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로 잘 알려져 있는 이희아양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과 만화책이 최근 동시에 출간됐다. 제목은 두 책 모두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이며, ‘아주 특별한 우리 형', ‘나의 눈이 되어 준 안내견 탄실이' 등의 동화를 쓴 고정욱 작가에 의해 집필됐다. 전 2권으로 구성된 ‘만화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는 동화와 기본 줄거리는 같지만 다른 구성과 에피소드, 만화가 손재수씨의 그림들로 인해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전해준다.

고 작가는 이미 지난 98년 ‘네 손가락의 즉흥환상곡’(한국재활재단·비매품)이라는 제목으로 이 양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출간했으나 더 많은 어린이들이 접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 이번에 새롭게 책을 출간했다고 전했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에서는 이희아양이 장애를 갖게 된 원인과 일반학교에서 겪는 친구 재호와의 갈등, 피아노를 치면서 한계에 부딪히며 좌절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 좌절을 이겨내고 꿈을 이루는 내용 등이 소개된다.

▲ 동화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특히 이희야양이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며 자신감을 잃고 연주를 포기하는 상황에서 불의의 사고로 오른손가락 기능이 마비된 후에도 각고의 노력 끝에 왼손만으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라울 소사를 만나게 되는 내용이 전개된다.

이희야양은 라울 소사의 연주를 듣고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나은 자신을 꿈꾸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힘을 얻은 것처럼 다른 장애인에게도 희망을 주겠다는 의지를 갖는다.

실제 이 양은 한국재활재단에서 발간한 ‘네 손가락의 즉흥환상곡’이 출간된 이후 라울 소사를 만나기도 하고, 미국에서 피아노를 배우기도 했다. 또한 피아니스트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1996년 일본의 장애인 재활시설인 ‘꿈의 공방'을 방문해 연주를 한 것을 시작으로 장애인의 날 기념식 축하 연주, 각종 음악회, 피아노 독주회 등을 통한 수익금을 장애인 단체에 기부하며 현재 이희아양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이 책의 수익금 중 일부는 이희아 양과 한국재활재단에 기증될 예정이다. (주)대교출판/동화 7800원, 만화 각권 9000원. 02)5209-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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