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전후로 방송3사의 장애인관련 보도량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보도비중은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애인의 날 당일 열린 420장애인차별철폐결의대회에 대한 보도에서 교통 혼잡 내용만 부각시키고, 정작 장애인들의 요구는 외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가 지난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 동안 방송3사의 장애인관련 보도를 모니터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19일, 20일, 21일 장애인관련 보도량은 총 21건(KBS 8건, MBC 5건, SBS 8건)으로 전체보도의 7.3%를 차지,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 방송3사의 장애인관련 보도량인 7건(KBS 3건, SBS 3건, MBC 1건)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방송3사는 장애인관련 보도를 보도순서 1~5번째 안에 단 한건의 보도도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특히 KBS는 장애인 보도를 관련 보도를 대부분 뉴스 후반부에 배치했다.
특히 방송3사는 서울 마포일대에서 진행된 420장애인차별철폐결의대회 보도와 관련해 행사 도중 빚어진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이나 교통체증에 초점을 맞췄을 뿐, 장애인인권 확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등의 요구사항은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이날 집회를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와 묶어 단신으로 다루며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면서 여의도와 마포 일대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고 보도했으며, MBC도 ‘과격시위’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하는데 그쳤다.
SBS는 현장중계차를 연결해 집회소식을 전했지만 ‘마포대교 정상화’에만 초점을 맞췄다. 다만 KBS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해 시위 다음 꼭지로 보도했지만, 직접적인 현장의 목소리는 담지 않았다.
이렇듯 방송3사가 장애인시위 보도에 대해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지만, 장애인들의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깊이 있게 보도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의 날이면 상투적으로 등장하던 ‘장애극복·미담’ 보도가 줄어든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KBS는 아예 미담보도가 없었고, SBS와 MBC는 각각 2건, 1건을 보도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예년에 비해 ‘장애인고용’ 등 소재가 다양해져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됐으나 내용에 있어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장애인들의 거리시위를 ‘교통혼잡’에 더 비중을 두어 보도한 점은 문제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언련측은 “방송사들은 장애인 등 사회소수자, 약자와 관련해 ‘연례 행사’처럼 형식적으로 다루는 관행에서 벗어나 깊은 관심을 갖고 장애인문제 사회의제화에 앞장서주시를 기대한다. 특히 이들의 인권문제와 제도개선에 관한 더욱 적극적인 보도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