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개관한 KBS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이희아, 최승원, 박마루, 이상재 씨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지체장애인 테너 최승원,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시각장애인 클라리넷 연주가 이상재, 장애인문화운동가 박마루.

올해로 공사창립 32주년을 맞은 KBS는 ‘민주광장’으로 불리던 본관 2층 로비를 ‘시청자광장’으로 새롭게 꾸민 것을 기념해 4인의 장애인 음악가들을 초청해 작은 음악회를 개최했다.

이희아씨는 ‘쇼팽의 즉흥환상곡’으로 첫무대를 장식했다. 이씨는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하며 노래까지 불러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나사렛대 교수이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음악학박사로 임명된 이상재씨는 클라리넷으로 ‘사랑하기 때문에’를 아름답게 연주해 관객들의 감동을 샀다.

이어 지팡이에 의지한 테너 최승원씨와 목발을 짚은 가수 박마루씨가 ‘친구여’를 다정하게 불렀다. 최씨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걸으면 기쁨이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마이웨이’를 열창했다. 박씨는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를 마지막 곡으로 부르고 나서 “이 노래 가사처럼 작고 약한 힘이라도 베풀면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4인의 음악가들은 “4인의 감동콘서트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다리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희아씨는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같이 호흡하면서도 제각기 특별한 음색을 내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일이다. 또 우리 공연을 보면서 사람들이 장애인 능력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편견을 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자신이 희망이 되어 희망을 이야기해주고 싶다”며 ‘희망의 대표주자’를 자청했다.

한편 이들 4인의 장애인 음악가들은 앞으로 1년 동안 1주일에 한번씩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순회하는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며, 미국, 유럽 등 해외공연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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