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린이가 촉각북을 만져보며 즐거워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최근 막을 내린 제1회 서울국제북아트전에서 기존 촉각북의 단점을 보완해 시각장애아들의 접근성을 높인 '점자·촉각 아트북'(Braille-Tactile Artbook)이 처음으로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는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서울 코엑스 태평양관에 마련된 전시장내에 '우리들의 눈'이라는 이름의 부스를 마련하고, 자체 제작한 10여권의 시각장애아용 점자·촉각북을 전시했다.

최근 아동용 동화책으로 부직포나 천 등을 이용한 촉각북이 많이 출간되고 있지만 점자표기가 없어 단순한 촉감만으로 시각장애아들이 활용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는 점자와 묵자를 함께 표기했고, 시각장애아들의 상상력을 북돋워주기 위해 기존 촉각북보다 입체감과 사실감이 뛰어난 재료들을 적극 활용, 시각장애아가 오감을 활용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전시된 책들은 시각장애아 뿐만 아니라 일반 아동들까지도 함께 볼 수 있도록 원색을 사용한 깔끔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어 장애를 넘어 일반 아동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전시부스에서 안내를 하던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 관계자는 "예술 관련 종사자들로 구성된 협회 회원들이 2주에 한번씩 모여 아트북 제작에 힘을 모았다"면서 "직접 시각장애아동들에게 만든 책을 접하게 해주고 아이들의 소감을 들어 부족한 점들을 수정해나갔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전시장을 찾은 부모와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무척 뿌듯했다. 지금 전시된 것보다 더 많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장소가 협소해 많은 책들을 전시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시각장애인예술협회는 부스 한편에서 시각장애아들을 위한 미술 워크숍 수업 모습이 담긴 영상을 상영해 시각장애인의 감수성과 감각에 대한 비장애인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도 했다.

`점이 모여모여`라는 책은 점이 모여 선이 되고 그 선이 면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담은 책이다. <에이블뉴스>

하나의 이야기가 묵자, 점자로 씌여지고 촉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각종 재료들이 입체적으로 덧붙여져 있다.<에이블뉴스>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는?>

시각장애인들이 미술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는 모습. <일러스트: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는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다양한 예술활동을 하고자 하는 예술가, 화랑관계자, 큐레이터, 미술언론 및 출판 등 미술분야의 전문인들이 모여1997년 결성된 단체이다.

협회는 시각장애인이 예술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예술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다양한 문화활동을 돕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주로 국내 시각장애특수학교(서울맹학교, 한빛맹학교, 충주성모학교)에 미술전공 자원봉사자를 파견하여 미술교육을 돕고 있으며 맹학교의 미술교육에 필요한 기자재 및 재료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매년 시각장애학생 작품공모전을 개최, 우수한 작품들을 선정하여 기획, 전시하고 있기도 하다. 전시를 통해 비장애인들과 시각장애인들이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세계'를 함께 경험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협회는 국내 활동 뿐만 아니라 일본 시각장애인 예술활동회, 네팔, 미국등의 시각장애인 학생들과 정기적인 국제 교류전을 가지면서 해외의 모범사례들을 수용하고 국내 시각장애인들의 예술활동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예술활동이나 사회활동에서 소외되어 있고 세상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는 미술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협력자를 자청하고 있다.

전화:02)720-1190

홈페이지:www.ka-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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