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전시·공연장들에 경사로나 엘리베이터와 같은 편의시설조차 마련돼 있지 않거나, 불편한 접근방법으로 인해 장애인들의 관람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사진제공: 미술세계>

장애인 문화예술 향유 실태조사 결과

장애인 10명 중 7명 이상이 전시장 및 공연장 내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으로 관람을 포기하는 등 편의시설 부족이 장애인 문화예술 향유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간 미술잡지 '미술세계'가 지난달 12일부터 21까지 열흘 간 에이블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총 108명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인 문화예술 향유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또한 전시·공연장이 현재 갖추고 있는 장애인 편의시설에 얼마나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3%가 '형편없다'고 응답했으며, '그저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도 29.6%를 차지하는 등 전시·공연장들의 편의시설 및 서비스가 장애인들의 기대에 크게 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4.5%가 한 달 평균 영화·미술전시·공연 관람 등의 문화예술 향유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1∼2회 정도라고 대답한 응답자도 42.6%로 조사되는 등 대다수의 장애인들이 문화예술 향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문화예술 향유 장르로는 절반이상인 75%가 영화를 꼽았다. 그러나 공연이 12.9%, 미술전시가 9.3%를 얻어 비슷한 분포도를 보인 반면, 연극의 경우는 2.8%로 거의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연극을 공연하는 극장의 대부분이 엘리베이터 등의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은 지하에 위치하는 등 편의시설 부재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돼 장애인들을 위한 보다 나은 시설 및 서비스 마련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장애인 편의시설이 가장 열악하다고 생각되는 곳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8.9%가 '영화관'을 택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여 상대적으로 영화관을 찾는 향유자수가 많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어서 연극 극장은 37%, 미술전시장은 13.9%, 연주회장은 10.2%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 향유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복수응답) 역시 편의시설 부족(36%)이 가장 많은 응답자수를 얻어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 다음으로는 전시·공연장까지의 불편한 접근방법(20.4%)을 꼽았으며, 공연 및 전시정보 부족(18.9%)도 많은 응답자가 선택해 장애인들을 위한 문화시설들의 홍보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장애인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부족(9.5%) 등도 문화예술 향유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의 조속한 마련 외에 보다 폭넓은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개선·연구·추진되었으면 하는 부분에 대한 주관식 질문에 대부분의 응답자가 문화시설들이 물리적 시설은 갖추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이 미술을 관람할 수 있는 방안이나 청각장애인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의 내용적인 접근은 전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전신마비 장애인과 같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한 '찾아가는' 문화 프로그램들의 마련과 함께 장애인 작가 혹은 작가지망생들을 위한 문화사업 지원이 활성화되고 다양화돼야 한다는 의견 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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