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대한민국장애인미술대전 및 문학상 시상식에서 미술대전 전체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안봉균 씨의 '현대고증'.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때로는 홀로 일나는 것조차 어렵고 혼자서는 붓을 쥐지도 못하지만 입으로 혹은 발로 피워낸 장애인작가들의 예술 향기가 짙게 퍼졌다.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는 지난 26일 교통회관 12층 파노라마홀에서 “제17회 대한민국장애인미술대전 및 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서양화 ‘현대고증’을 출품한 안봉균(남, 지체장애3급)씨가 미술대전 전체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현대고증’은 인간문명을 상징하는 문자(한글)와 자연을 상징하는 개구리, 바다 등과의 대비를 통해 현대문명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보는 사람들에게 던지고 있다.

미술대전 우수상은 ▲한국화부문: 김성건(남, 지체장애2급)씨의 ‘행복’ ▲서예부문: 임용순(남, 지체장애3급)씨의 ‘채근담구’ ▲공예․조각부문: 윤성룡(남, 지체장애3급)씨의 ‘서류함’이 각각 차지했다.

5개 부문의 문학상 시상식에서는 ▲중편소설: 당선작-손양호(남, 지체장애4급)씨의 ‘겨울허수아비’, 가작-이순원(남, 정신장애2급)씨의 ‘쭈구미 축제’ ▲단편소설: 당선작-김혜린(여, 시각장애2급)씨의 ‘예감’, 가작-정윤희(남, 시각2급)씨의 ‘활’ ▲시: 당선작-박창호(남, 지체장애6급)씨의 ‘표류’, 가작-정광주(남, 지체장애5급)씨의 ‘거리에서’ ▲수필: 당선작-서미애(여, 지체장애3급)씨의 ‘두개의 지팡이’, 가작-김진섭(남, 시각장애1급)씨의 ‘흰 지팡이로 간 소풍’ ▲아동문학: 당선작-탁노균(남, 시각장애1급)씨의 ‘엄마의 미소’, 가작-소영숙(여, 지체장애2급)씨의 ‘거울보기’가 각각 수상했다.

이날 수상의 영예를 안은 김혜린씨는 소감을 통해 “시력이 제로가 될 수 있다는 공포와 상실감으로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고, 그때 글 쓰기는 아슴아슴 다가온 희망이자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밝힌 뒤 “몇몇 작품에서 장애인이 등장하지만 단지 소재로만 쓰인다. 단순한 소재로서의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인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담은 차별화된 장애인문학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박창호씨는 “직장에 나가랴 살림하랴 바쁜 중에도 내 시를 읽어주고, 조언해 준 아내에게 가장 먼저 고마움을 전한다”면서 “문학계에서는 아직 초보이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든 평론가이든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가 지난 9월 공모한 ‘장애인일자리체험수기’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홍영미(서울 성내1동주민센터 행정도우미)씨 외 4명에 대한 시상도 병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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