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제주도를 운행하는 (주)청해진해운의 크루즈 여객선 오하나마호의 모습. ⓒ박종태

서울, 경기 등에서 제주도를 갈 때는 비행기나 여객선을 이용한다. 그러나 중증장애인은 화장실 문제 등으로 인한 이용에 불편함이 있어 여객선을 이용할 엄두를 못 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과연 얼마나 불편하기에 이런 말들이 나오는지 여객선을 한번 이용해봤다.

인천에서 제주, 제주에서 인천을 운행하는 (주)청해진해운의 크루즈 여객선 오하나마호는 총 무게 6,322톤, 6층 높이의 규모로 945명을 승선할 수 있는 여객선이다. 또한 컨테이너 180개, 승용차 50대, 자동화물 5톤급 40대를 실을 수 있다.

오하나마호는 인천에서는 월·수·금 오후 7시에 제주로 출발하며, 제주에서는 화·목·토 7시에 인천으로 출발한다. 총 운행시간으로는 13시간30분이 소요된다.

오하나마호의 2등실(침대, 8인 이용 가능)은 운임료는 7만원이다. 그러나 1급~3급 장애인은 할인을 받아 3만9천500원에 이용할 수 있으며 4급~6급의 장애인은 20% 할인 받은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3등실은 넓은 방처럼 돼있어 단체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편이라고 한다. 3등실 운임료는 5만3천500원이며 1급~3급 장애인은 2만9천800원에, 4급~6급 장애인은 20% 할인받은 금액에 이용할 수 있으며 1급 장애인의 보호자에 한해서는 운임요금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그러나 차량에는 장애인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지하 2층 차량 승차장소에서부터 지상 4층까지 운행하는 엘리베이터. ⓒ박종태

오하나마호는 장애인들이 편하게 승선할 수 있도록 지하2층 차량 승차장소에서부터 지상4층까지 엘리베이터가 운행되고 있었으며 장애인 화장실도 따로 만들어져 있었다.

장애인 화장실을 둘러봤다. 화장실에는 용변기가 두 개 설치돼 있었으나 한 개의 용변기에만 손잡이가 설치돼 있었다. 소변기와 세면대에도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화장실 문도 미닫이로 돼 있고 손이나 발로 누르는 세정장치도 설치돼 있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지만 (주)청해진해운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많은 배려와 노력한 점들이 보였다.

장애인 화장실. 소변기와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박종태

장애인 화장실이지만 화장실 문이 미닫이로 돼 있고 손이나 발로 누르는 세정장치도 설치돼 있지 않다. ⓒ박종태

장애인들이 단체로 이 배를 자주 이용을 한다는 직원의 말을 들으며 이제는 장거리 여객선에도 장애인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 등이 설치돼 장애인도 여객선을 타고 여행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조금은 긴 운행시간이나 이색적인 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오하나마호를 타고 제주를 여행을 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오하나마호 층별 안내판.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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