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문화재청장, 한국토지공사 부사장,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성재 상임대표가 캠페인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상임대표 김성재)은 한국토지공사 후원을 받아 경복궁 및 국립박물관, 국립수목원, 국립도서관, 한국민속촌 등 관람 수요가 높은 공공문화시설에 127대 전동스쿠터를 비치한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지난 3일 오전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함께 누리는 우리문화 캠페인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선포식에서 경복궁측에 전동스쿠터 10대를 전달하고, 직접 경복궁 내를 전동스쿠터를 타고 둘러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회문화관광위위원회 위원장 조배숙 국회의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성재 상임대표, 문화재청 유홍준 청장,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박은수 이사장, 한국토지공사 부사장 그리고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회원들이 참석했다.

그동안 경복궁 및 국립박물관, 국립수목원, 국립도서관, 한국민속촌 등은 그 규모가 커서 크러치, 지팡이 등 보행보조 도구를 이용하는 보행약자들이 편안하게 관람을 하려면 매우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보행약자들이 좀더 편리하게 대형문화시설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국토지공사 후원을 받아 관람수요가 많은 곳을 선정해 전동스쿠터를 비치하는 캠페인을 시작한 것.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범 사무총장은 “그동안 이번 캠페인을 하기 위해서 많은 고궁, 수목원, 도서관, 박물관 등에 전동스쿠터 비치를 요청했지만 보관, 관리 등의 문제로 많은 곳에서 난색을 표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유홍준 문화재청장님의 노고와 수고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경복궁 관리소장은 “수동휠체어가 비치되어 있으나 불편함이 많아서 사실 오래전부터 염원을 해오던 일 이었다”면서 “많은 분들이 전동스쿠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참가자들은 직접 전동스쿠터를 타고 경복궁 곳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모든 참가자들이 경복궁이 너무나 넓고, 곳곳에 경사로가 있으나 조금씩 가팔라서 수동휠체어나 지팡이, 크러치를 이용해 관람하려면 큰 어려움이 많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래서 이번 캠페인은 장애인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 것이지만 장애인화장실 숫자가 너무 부족한 것과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돼 있더라도 시설이 미비해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은 여전히 해결해야할 큰 과제이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이날 행사에서 장애인화장실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시각장애인들이 문화시설을 관람하려면 소화기가 곳곳에 있어 보행에 위험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시각장애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문화시설내 보행대책이 마련돼야하는 상황이다.

청각장애인들은 곳곳의 안내 문구를 눈으로 읽을 수 있으나 시각장애인들은 음성안내기나 안내 촉지판이 있어야 읽을 수 있다. 글씨 밑에 점자 글씨를 넣으면 시각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함께 안내 문구를 읽을 수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한국토지공사의 후원을 받아 127대의 전동스쿠터를 문화시설에 비치한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성재 상임대표가 전동스쿠터를 타고 경복궁내를 둘러보고 있다. <에이블뉴스>

행사 참가자들이 전동스쿠터와 전동휠체어를 타고 경복궁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에이블뉴스>

문화시설 곳곳에는 소화기가 있는데,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매우 위험하다. 보행 안전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에이블뉴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설문조사]1,000명이 생각하는 장애인 인권(선물 네비게이션)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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