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2002 친구야 함께 놀자 캠프에서 참가자들이 한데 어울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장애인먼저실천중앙협의회>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같이 떠난다고 무조건 통합캠프가 아니에요!'

캠프 시즌이다. 어떤 캠프를 선택해야할지 부모들의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지만 복지관, 학교, 단체 등의 캠프 기획자들에겐 캠프를 어떤 내용으로 채워야할지 더욱 고민이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고민 때문이었을까? 최근 장애인먼저실천중앙협의회와 국립특수교육원은 눈에 띄는 공모전을 했다. 바로 현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통합캠프 프로그램을 공모한 것. 이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경기 명현학교 안수연 교사(경기도 특수교육과정연구위원)외 3명으로 구성된 '나너우리' 팀이 내놓은 캠프 프로그램을 통해 통합캠프가 견지해야할 가치와 프로그램 등을 살펴봤다.

캠프가 끝난 이후를 먼저 생각해야

무엇보다 이번 캠프 프로그램들은 '장애아들과 비장애아들 사이의 또래 관계 형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캠프 프로그램을 기획한 경기 명현학교 안수연 교사는 "아이들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친구라는 관계 형성보다는 '왕따'라는 개념이 형성된다. 올바른 친구 관계의 형성을 위해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같은 반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 캠프 참여를 함으로써 캠프 종료 후 학생들이 지지 세력을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현재 많은 학교에서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예능과목 위주로의 통합만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진정한 통합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현행 교육에서는 얻어지기 힘들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안 교사는 "기존의 틀에 갇힌 이론적인 교육보다 놀이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인식의 전환이 밑바탕이 될 때 진정한 의미의 통합교육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캠프의 세부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장애체험 등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일반교사와 특수교사 모두 함께 몸으로 부딪혀 이뤄나가는 다양한 과정활동으로 채워져 있다.

학생들끼리 의견을 교환해 일정한 금액의 돈으로 물건을 같이 사보는 '또 하나의 행복'과 '인간말 윷놀이' 등 협동과 단결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과정활동을 비롯해 '골볼 게임'(시각장애체험), '입모양 보고 맞추기'(청각장애체험), '몸으로 말해요'(언어장애체험), '손을 이용하지 않고 과자 옮기기'(지체장애 체험) 등 장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느끼고 생각하고' 과정도 마련했다.

안 교사는 "이번 캠프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형성이 이루어진 비장애 학생이 성장을 한 후 사회에 나갔을 때 아동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호적이거나 장애인에 대한 이해 폭이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수교사와 일반교사가 같이 떠나야

또한 이 캠프는 장애·비장애 학생, 일반·특수 교사 이렇게 4인이 한 팀을 이뤄 참가한다는 것이 눈에 띈다. 특히 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과 교사가 함께 캠프에 직접 참여해 캠프 종료 이후에도 함께한 학생들과 교사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 통합캠프가 주로 캠프를 위해 각기 다른 학교에서 온 학생들 위주로 진행되는데다가 교사는 운영자의 위치에서 보조적인 부분으로만 참여하는 일시적인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있다.

이 캠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 효과는 비단 학생들에 국한돼 있지 않다. 같은 학교 내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함께 캠프에 참여하도록 해 서로 이해를 통해 벽을 허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전국에서 모인 일반교사와 특수교사들이 지역의 장애학생에 대한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장애 학생에 대한 일반 교사의 이해를 돕고 신뢰감을 쌓는 등 캠프 후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기 위한 포석이다.

한편 '나너우리(나와 네가 만들어 가는 우리들 세상·안수연 외 3인)'팀이 진행하는 '2003 친구야 함께 놀자' 캠프는 총 25개조 1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3일간 대전시 유성에 위치한 삼성화재인재개발센터에서 열린다.

문의: 02)2635-9727, Fax: 02)2635-9796. 사무국 김성수 과장 (k4244247@chollian.net)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