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주말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연출 차영훈, 극본 선영)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인데, ‘사내 연애 잔혹사 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름 그대로 사내 연애에 관한 내용인데 직장이 기상청이다 보니 일과 사랑이 기상과 연결되어 있다.

총괄2팀 진하경(박민영 분) 과장은 총괄2팀의 팀장인데, 서울청에서 새로 온 이시우(송강 분) 특보와 사사건건 부딪치다가 둘은 정이 들고 연애에 이르게 된다.

기상청 사람들. ⓒJTBC

이시우 특보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던 할아버지가 때시(時) 비우(雨)라는 이름으로 때맞춰 내리는 비처럼 어딜 가나 반가운 존재가 되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다. 이시우가 서울청에 근무할 때 문민일보 기상 전문 채유진(유라 분) 기자와 동거했었는데 헤어지고 본청으로 발령받았다.

본청 진하경 과장은 대변인실의 한기준(윤박 분) 통보관과 10년 사내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앞두고 결혼 준비를 다 했는데 한기준이 진하경을 버리고 다른 사람과 결혼했는데 하필 그 상대가 채유진 기자였다.

갑자기 우박이 내렸다. 기상청은 비상이었다. 예보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고봉찬(권해효) 예보국장은 어이가 없었다. 당시 서울청에 있던 이시우는 우박이 내릴 거라고 했다. “우박은 일단 내렸다 하면 그대로 피해 발생이니까 1프로 가능성만 있어도 분석해야 하는 거 아시죠?”

최과장을 몰아세우는 고봉찬 국장. ⓒJTBC

그런데 선임예보관 최종수(김종태 분) 과장은 우박이 내릴 거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확률이 너무 낮아서 넘겨버렸던 것이다. 고봉찬 국장은 우박을 예측하지 못한 최 과장을 몰아세웠다. 고봉찬 국장은 "날씨를 중계하지 말고 예보를 하라고 예보를. 기자님들 출동하셨답니다. 최 과장 내려가서 수습하시고 나는 청장님 뵈러 가야 하니까"라며 자리를 떴다.

시그널을 놓쳐 갑작스럽게 맞닥트린 우박은 육해공의 교통마비와 농작물 훼손 등 고스란히 시민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이에 기상청 직원들의 피땀과 눈물이 배인 분석과 열띤 토의는 필수였다. 진하경을 비롯한 예보 담당 직원들이 산더미 같은 자료를 보면서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가슴을 움켜쥐던 최 과장이 쿵 하고 쓰러졌다.

사람들은 놀라서 어쩔 줄 몰랐고, 다행히 많은 사람이 보고 있었기에 바로 119를 불러서 병원으로 옮길 수가 있었다. 최 과장은 브리핑을 준비하다 쓰러져서 병원으로 실려 갔기에 최 과장의 빈자리를 진하경이 브리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최과장의 심근경색. ⓒJTBC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이 낮에 내린 우박에 대한 브리핑은 끝난 상태니까 세부적인 내용만 설명해 달라고 했다. 다행히 진하경은 무사히 브리핑을 마쳤다.

고봉찬 국장은 진하경을 불러 예보 담당을 하라고 했다. “그러니까 최 과장 돌아올 때까지만 맡아달라고. 길어봐야 2주 아니겠어?”

결국 진하경이 총괄2팀의 총괄 직무 대행을 맡았다. 그리고 서울청 특보 담당 이시우가 본청 특보로 발령받았고 엄동한(이성욱 분)도 선임예보관으로 다시 왔다. 그런데 2주로 예상했던 최 과장의 빈자리는 점점 시간이 흘렀고 2개월 후 진하경은 총괄2팀 과장으로 승진했다.

‘기상청 사람들’에서 최종수 과장의 심근경색은 진하경 선임예보관이 총괄2팀 과장이 되는 과정의 에피소드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었다.

사랑과 전쟁에서 위기의 며느리. ⓒKBS

그러다가 ‘사랑과 전쟁 2’에서 ‘위기의 며느리’라는 재방영 드라마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시어머니가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밤늦게 돌아온 남편 그리고 아들은 싸늘한 어머니의 죽음과 맞닥뜨려야 했다. 며느리는 가사도우미 때문에 갈등을 겪다가 가사도우미를 내보내고 신이 나서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며 노느라고 전화도 받지 못했고 뒤늦게 병원에서 시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사랑과 전쟁’은 실제 사연을 재구성한 드라마인데, 문제는 심근경색의 골든타임이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심장마비가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은 물론이고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도 3시간이 골든타임이다. 3시간 이내에 병원으로 옮겨 조치를 받아야지 그 시간을 넘기면 병원에 가도 소용이 없거나 만약 목숨은 건진다고 해도 심한 후유증이 남게 된다고 한다.

‘심장은 크게 3개의 심장혈관(관상동맥)에 의해 산소와 영양분을 받고 활동한다. 이 3개의 관상동맥 중 어느 하나라도 혈전증이나 혈관의 빠른 수축(연축) 등에 의해 급성으로 막히는 경우, 심장의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심장 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죽는(괴사) 상황을 심근경색증이라 한다.’ (네이버 건강백과)

심장에 혈전증이 생기거나 혈관이 급성으로 막히는 경우 심장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서 흉통이 발생하게 된다. 심근경색증의 치료는 심혈관성형술, 스텐트삽입술, 혈전용해술 등을 시행한다고 한다.

심근경색은 생명과 직결될 수 있고 스텐트삽입술을 2~3번 했음에도 심장장애에는 해당이 안 될 수도 있다. 현재 중증 심장장애인은 ‘심장기능의 장애가 지속되며, 가정에서 가벼운 활동은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활동을 하면 심부전 증상이나 협심증 증상 등이 나타나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기 어려운 사람’이고 경증 장애인은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이다.

이시우와 진하경. ⓒJTBC

‘기상청 사람들’에서 진하경은 퇴원한 최 과장을 만났다. “하루빨리 복귀하셔야죠.” 최 과장이 말하기를 “아직 얘기 못 들었어요? 나 사직했는데요.” 그래서 진하경은 총괄2팀 과장이 되었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비가 오려나, 아가야 빨래 걷어라”라고 했다. 어머니들은 비가 온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비가 오려면 허리나 다리가 아팠다. 이를 날궂이라고 하는데 날궂이는 미신이 아니라 과학이다. 비가 오려고 하면 습도가 높아서 허리나 다리가 아팠던 것이다.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는 담배는 끊어야 하고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3대 기저질환을 꾸준히 관리하라고 한다. 그리고 심근경색의 전조증상으로는 가슴 통증, 호흡곤란, 소화불량, 가슴 답답함, 식욕 부진, 구토, 위 통증, 피로감 등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시그널을 놓쳐서 후회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기상청 사람들’에서도 기상은 과학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기단은 북태평양 기단, 시베리아 기단, 오호츠크해 기단, 양쯔강 기단 등 4개 기단인데 이들 기단이 충돌하면서 변이도 생기고 오류도 일어나는 모양이다.

기상도 과학이므로 변이 등이 일어날 때는 그전에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아차 하는 순간 시그널을 놓쳐 기상예보에도 오류가 생기고, 심근경색도 때를 놓치고, 남녀 간의 사랑이나 인간관계도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누구나 시그널을 놓쳐 낭패를 당하는 일이 없기를.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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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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