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나쁜 사랑’은 지난해 12월 2일 시작한 아침드라마다. 기획의도에는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사투를 벌이는 여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모성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최소원(신고은 분)은 엄마 송단실(이상숙 분)이 운영하는 원단가게에서 원단도 팔고 디자인도 하고 원단연구도 한다. 최소원이 원단가게에서 직원과 손님으로 한재혁(이선호 분)을 만난다.

한재혁은 집안의 반대로 결혼을 못한 최은혜(차민지 분)와 동거 중인데, 최소원이 최은혜의 동생임을 알지 못한다.

나쁜 사랑. ⓒMBC

송단실 집에는 최은혜와 최소원 자매 그리고 아들 최호진(전승빈 분)과 친구 딸 황연수(오승아 분)가 같이 살았다. 최은혜는 최소원 대신 공부를 한다고 집을 나가고, 황연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독립을 했다. 고시 공부 중인 최호진은 황연수와 연인 사이였다. 최호진이 황연수의 자취방을 드나들었고 황연수는 딸을 낳았다.

황연수가 딸을 안고 송단실을 찾아 왔다. “너 같은 며느리 둔 적 없다.” 송단실은 매몰차게 황연수를 내쫓았다. 황연수는 아이를 보육원에 맡기고 노유패션 영업부에 계약직으로 들어갔다. 황연수는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노유그룹의 둘째 아들 한민혁(윤종화 분)에게 접근했다.

노유그룹 한태석(남경읍 분) 회장의 큰아들 한재혁은 집안에서 최은혜를 반대하자 집을 나갔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이제는 최은혜를 인정하겠다며 만나자고 했다. 한태석은 그 자리에 아내 장화란(정애리 분)와 둘째아들 한민혁도 불렀다.

한민혁이 아버지가 부른 가족모임에 가는데 옆자리에는 황연수가 타고 있었다. 한민혁과 황연수가 옥신각신 하느라고 한민혁은 길가에 서 있던 최은혜를 보지 못하고 치었다.

한민혁은 엄마 장화란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장화란은 그녀의 내연남이자 한태석 회장의 비서 박상태(전진기 분)에게 알렸다. 박상태는 최은혜를 어느 절벽에다 갖다 버렸고, 황연수는 만약을 위해 그 모든 사실을 휴대폰에 담았다.

최소원을 안고 쓰러지는 한재혁. ⓒMBC

한재혁과 최소원은 각자 갑자기 사라진 최은혜를 찾아 다녔다. 최소원이 절벽에서 떨어진 최은혜를 찾았을 때 최은혜는 사경을 헤매다 사망했고, 그리고 한재혁은 최은혜를 납골당에서 만났다.

최호진은 노유패션으로 황연수를 찾아 갔다가 계단에서 떠밀려 기억상실증이 되었다. 언니는 죽고 동생은 기억상실이 되자 최소원은 황연수가 보육원에 버린 아이를 찾아와서 자기 딸 최하은(이예빛 분)으로 키웠다. 송단실의 원단가게는 망하고 집도 남의 손에 넘어 갔다. 모든 것이 장화란이 꾸민 짓이었다.

황연수는 사고 현장을 담은 동영상으로 장화란과 딜을 해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최호진은 기억상실에서 벗어나 사시에 합격해서 검사가 되었다. 최소원은 언니 최은혜의 죽음에 의구심을 가지고 캐다가 노유패션에 입사한다. 노유패션에는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온 한유진(심은진 분)이 팀장인데 한유진과 같이 프랑스에서 돌아온 황연수도 있었다.

한재혁은 최은혜가 죽은 후 노유패션의 지하창고에서 폐인처럼 살고 있었다. 최소원이 지하창고에 원단을 찾으러 갔다가 ‘꺼져’라는 한재혁을 만난다. 최소원이 한재혁을 하숙생으로 데려 왔지만, 한재혁이 하는 말은 ‘꺼져’뿐이었다. 당시 송단실 집에는 한유진이 하숙생으로 살고 있었는데, 한유진은 한태석의 여동생으로 한재혁의 고모지만 아무도 모른다.

교통사고로 쓰러진 한재혁. ⓒMBC

최소원은 노유패션에서 디자인을 하고 원단개발을 하면서도 최은혜의 죽음에 한발 다가선다. 그러자 최호진도 검사를 그만 두고 노유패션으로 자리를 옮겨 한민혁의 비서겸 법무팀장으로 일한다.

최소원과 한재혁이 한집에서 기거를 하고, 같은 회사에 다닌다. 아버지 없이 자란 최소원의 딸 최하은이 ‘꺼져’ 아저씨 한재혁을 좋아하며 잘 따른다.

황연수는 최소원과 한재혁이 한 팀이 되어 개발하는 원단공장에 박상태로 하여금 불을 지르게 하는 등 한민혁을 도와주게 된 것을 계기로 한민혁과 결혼한다.

최소원은 한재혁과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되고, 한재혁이 노유그룹의 장남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노유그룹 한태석 회장이나 어머니 장화란이 최소원을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최소원이나 한재혁이나 둘 다 알고 고민한다.

그런데 최소원의 집안이 가난하고 별 볼일 없다는 것보다도 더 큰 난관에 부딪혔다. 한재혁이 최소원에게 반지를 주면서 프러포즈를 했다. 최소원이나 엄마 송단실도 기뻐했고 누구보다도 기뻐한 사람은 딸 최하은이었다.

최하은 : “꺼져 아저씨가 우리 아빠가 되는 거야?”

한재혁의 병실에 온 아버지와 가족들. ⓒMBC

한재혁은 최소원과 결혼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리려고 최은혜의 납골당을 찾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납골당에 놓인 최은혜의 가족사진을 보았다.

한재혁 : “소원 씨가 은혜 씨의 동생이라니. 이게 말이 돼? 이게 말이 되냐고?”

한재혁은 절망했다. 한강에서 술로 밤을 새웠다. 최소원은 한재혁이 밤새 돌아오지 않자 안절부절못했다. 결국 최소원도 그 사실을 알게 되어 한재혁과 최소원은 눈물로 이별하고 한재혁은 최소원의 집을 떠나 본가로 들어갔다.

두 사람의 결혼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또 한사람은 황연수였다.

최소원은 어쩔 수 없이 한재혁과 헤어졌지만 그녀의 발길은 자신도 모르게 한재혁이 살고 있는 그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퇴근 후 집으로 향하던 황연수가 최소원을 발견하고는 최소원을 향해 돌진했다. 마침 그 근처를 지나던 한재혁이 최소원을 발견하고는 잽싸게 뛰어 들었다.

황연수가 몰던 차는 그 앞에서 멈췄으나 최소원을 밀치고 쓰러졌던 한재혁 위로 공사장 철근 더미가 쏟아졌다. 황연수는 뺑소니를 쳤고, 한재혁은 수술을 받았으나 생명이 위독했다.

최소원 : “저 때문이에요. 저를 구하려다가 그만…….”

최소원은 발을 동동 굴렀고, 최호진은 뺑소니차를 찾지 못했다. 황연수가 최소원을 죽이려고 하는 것을 목격한 박상태가 근처 CCTV를 다 지웠던 것이다.

물리치료실에서의 한재혁과 최소원. ⓒMBC

그러잖아도 최소원이 못 마땅했던 장화란은 한재혁이 최소원을 구하다가 그리 된 것을 알고는 최소원을 더욱 구박했다. 한재혁은 사경을 헤매다가 심폐소생술을 받고 겨우 깨어났고 의사는 하반신마비라고 진단했다.

의사는 한재혁이 척수손상으로 하반신마비가 되어 평생 못 걸을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한태석은 당장 최소원을 눈앞에서 치우라고 소리쳤다.

한재혁이 다치기 전 최소원이 최은혜가 언니라는 사실을 알고는 헤어지자고 했을 때, 한재혁은 시간을 두고 기다리겠다고 했었다. 그랬는데 이제 한재혁이 반대로 헤어지자고 했다. 한재혁은 자신이 평생 못 걷게 된다는 것을 알고는 최소원에게 이별을 통보한 것이다.

한재혁이 이별을 통보했음에도 최소원은 절대로 헤어지지 않겠다고 했다. 최소원은 자기 때문에 한재혁이 다쳤으니 어떻게 해서든지 꼭 다시 걷게 하겠다고 했다. 최소원의 굳은 결심에 한재혁도 마음을 돌렸다. 아버지에게 걷는 모습을 보여서 최소원과의 결혼승낙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한재혁은 물리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나 하반신마비라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아 걸을 수가 없어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최소원 : “얼른 일어나요!”

한재혁 :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못하겠어요.”

최소원 : “얼른 일어나요. 나랑 한 약속 안 지킬 거예요?”

최소원은 재활이 힘들어 포기하려는 한재혁을 독려하여 결국 걷게 했다.

멀쩡해진 한재혁과 최소원 가족들. ⓒMBC

한재혁은 뺑소니 교통사고로 철근더미에 깔려 척수가 손상되어 하반신마비가 되었다. 그런데 최소원의 독려로 재활에 성공하여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멀쩡하게.

필자가 ‘나쁜 사랑’에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나쁜 사랑’을 보는 몇 사람에게서 ‘어이없다’는 전화가 왔었다. 드라마 상으로는 며칠이 흘렀겠지만, 한재혁이 하반신마비가 되었다가 다시 걸어 나오는 것은 하루만이었다. 어제 다치고 오늘 걸어 나왔던 것이다.

‘나쁜 사랑’에서 한재혁은 척수를 다쳐 하반신마비가 되었다. 아무리 만화 같은 픽션이라 하더라도 한 가지 아쉬움은 남는다. 척수손상과 재활과정을 좀 더 자세하게 보여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렇게 되면 드라마의 세월은 최소 1년은 더 지나 있어야겠죠!

척수를 다친 사람들이 한재혁처럼 재활을 해서 멀쩡하게 병원을 걸어 나올 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이 땅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누가 있겠는가 말이다.

척수장애란 척추 뼈의 골절·탈구 따위로 척수가 손상되는 것인데, 척수가 손상되면 손상 부위 아래가 마비되므로 보행장해 또는 배뇨장해 등으로 일상생활 기본동작에 제한을 받게 된다. 만약에 경추를 다쳐 경수 손상이 된다면 경수 아래 부위에 마비가 와서 양손의 사용도 제한 받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사고나 질병 등으로 척수가 손상된다. ‘나쁜 사랑’에서의 한재혁처럼 교통사고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다이빙이나 스키 등 운동을 하다가 다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장애인은 강도를 피해 달아나다가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장애를 입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척수장애인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른다. 왜냐하면 척수장애인이 지체장애인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척수장애 관계자들은 재활 등 여러 가지가 다르고 척수장애인 통계도 필요하므로 척수장애 유형분리를 주장하지만 당국에서는 미온적이다.

척수손상에는 완전손상과 불완전손상이 있는데 완전손상은 회복이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불완전손상의 경우 꾸준한 재활치료로 어느 정도의 회복은 가능하다고 한다.

불완전손상의 경우 재활치료사가 여러 가지 운동요법과 중추신경계 전기 자극 등을 통해서 재활교육을 하고 있다. 재활치료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년을 지나 평생을 통해서 치료받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가 나름대로 재활치료를 하겠지만, 도저히 가망이 없어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많은 척수장애인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가 가능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미지수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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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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