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저녁 일일드라마 ‘꽃길만 걸어요’는 지난 10월 28일부터 시작했는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저녁 8시 30분에 방영한다. 극본 채혜영·나승현, 연출 박기현. 기획의도에 의하면 ‘진흙탕 시댁살이를 굳세게 견뎌 온 열혈 주부 강여원과 가시밭길 인생을 꿋꿋이 헤쳐 온 초 긍정 남 봉천동의 심장이 쿵쿵 뛰는 인생 리셋 드라마’라고 한다.

‘꽃길만 걸어요’에서 강여원(최윤소 분)의 남편 남동우(임지규 분)는 명문일보 기자였다. 하나음료에서 만든 기능성 음료가 승승장구하고 있었기에 남동우 기자가 하나음료 황병래(선우재덕 분) 사장을 인터뷰 하고 나오는데 누군가가 따라 와서 남동우의 앞을 막았다. 그 사람은 하나음료에 대해서 제보할 게 있다고 했다. 하나음료로부터 일방적인 거래해지를 통보받은 대영헛개 사장이었다.

남동우 기자는 하나음료의 장학금 기증식 행사에서 김지훈(심지호 분) 본부장을 만나 제보 받은 사실을 확인하려고 했다.

남동우와 김지훈. ⓒKBS

김지훈 : “그러니까 우리 하나음료가 원산지를 허위로 기재했다는 말입니까?”

남동우 : “중국산을 국산이라고 속였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김지훈 : “우리는 그런 일 없습니다.”

남동우 기자는 하나음료 앞에서 만났던 대영헛개 사장을 찾아갔다. 대영헛개 사장은 관련 서류를 남동우에게 건네주기로 약속했으나, 이미 하나음료 김지훈 본부장에게 회유를 당한 후여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딱 잡아뗐다. 그러나 남동우는 “이 사건은 언젠가는 발각될 거다. 사장님이 더 큰 타격을 입기 전에 제가 진실을 밝혀서 사장님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그 서류를 제게 달라”고 진심으로 호소했다.

남동우는 대영헛개 사장을 설득해서 하나음료의 원산지 허위기재 서류를 받아서 나오는데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지훈이 앞을 막아섰다.

남동우 : “전 다른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가족 앞에서 떳떳해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김지훈 : “글쎄요. 전 가족이 없어서 솔직히 잘 이해가 안 가네요. 남 기자님, 다른 길로 가시면 크게 길을 잃어버릴 수가 있어요. 운이 나쁘면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요.”

남동우의 교통사고. ⓒKBS

그러면서 김지훈은 남동우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려고 작심했는지 남동우의 차를 몰아붙였다. 김지훈의 차를 피하려던 남동우는 핸들을 잘못 꺾어 공사장으로 처박혔다. 김지훈은 교통사고로 쓰러진 남동우를 바라보다가 그대로 내버려 두고 그 자리를 떠났다.

하나음료 본부장 김지훈은 보육원에서 자랐는데, 보육원에서 김지훈과 같이 자란 봉천동(설정환 분)은 어렵게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었다. 국선 변호사 봉천동은 재판이 끝난 법정에서 쓰러졌다. 봉천동은 심장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교통사고를 당한 남동우는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뇌사판정을 받았다.

법정에서 쓰러진 봉천동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당장 심장이식을 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하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의하면 “장기기증이란 건강한 삶을 살다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장기를 대가 없이 기증하는 것으로 이 세상 가장 고귀한 나눔”이라고 했다.

장기기증의 필요성. ⓒKONOS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4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개정 2019. 1. 15.>

1. "장기등"이란 사람의 내장이나 그 밖에 손상되거나 정지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하여 이식이 필요한 조직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가. 신장ㆍ간장ㆍ췌장ㆍ심장ㆍ폐

나. 골수ㆍ안구

다. 뼈ㆍ피부ㆍ근육ㆍ신경ㆍ혈관 등으로 구성된 복합조직으로서의 손ㆍ팔 또는 발ㆍ다리

라. 제8조제2항제4호에 따라 장기등이식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이 결정ㆍ고시한 것

마. 그 밖에 사람의 내장 또는 조직 중 기능회복을 위하여 적출ㆍ이식할 수 있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2. "장기등기증자"란 다른 사람의 장기등의 기능회복을 위하여 대가 없이 자신의 특정한 장기등을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제14조에 따라 등록한 사람을 말한다.

3. "장기등기증희망자"란 본인이 장래에 뇌사 또는 사망할 때 장기등을 기증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사람으로서 제15조에 따라 등록한 사람을 말한다.

4. "장기등이식대기자"란 자신의 장기등의 기능회복을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장기등을 이식받기 위하여 제14조에 따라 등록한 사람을 말한다.

5. "살아있는 사람"이란 사람 중에서 뇌사자를 제외한 사람을 말하고, "뇌사자"란 이 법에 따른 뇌사판정기준 및 뇌사판정절차에 따라 뇌 전체의 기능이 되살아날 수 없는 상태로 정지되었다고 판정된 사람을 말한다.

장기(Organ)는 “사람의 내장, 그 밖에 손실되거나 정지된 기능회복을 위하여 이식이 필요한 조직”으로써 「신장, 간장, 췌장, 심장, 폐, 소장, 췌도, 안구, 골수, 말초혈, 손·팔, 발·다리 등」이 해당된다.

장기기증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되는데, 첫째는 뇌사기증, 둘째는 사후기증, 셋째는 살아 있는 사람의 기증인데 간, 신장 하나, 조혈모세포 등은 형제자매나 친인척 그리고 타인 간에도 기증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 등의 매매행위는 금지되어 있으므로 누구든지 금전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장기 등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다른 사람의 장기 등을 자신에게 이식하기 위하여 받는 행위 또는 이를 약속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응급실에 실려 온 봉천동. ⓒKBS

이식대상자(Recipient)의 선정은 “이식대상자 선정기준에 따라 각 이식의료기관에서 등록된『의학적 응급도(간장·심장)와 그 판별기준(성인과 소아의 경우로 구분), 항목별 점수(나이, 대기기간, 본인의 과거에 장기기증 한 사실 여부와 배우자·직계존비속·형제자매, 4촌 이내의 친족 등 과거에 뇌사자 장기 기증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혈액형 동일여부, 지리적 접근도 등)』를 고려하여, 전산프로그램인 장기이식정보시스템(K-net)에 의해 객관적이고 체계적이며 공정한 선정기준에 의해 이식대상자(Recipient)가 선정되게 된다.” -KONOS에서 발췌.

어떤 사람이 생전에 뇌사 또는 사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게 되면 등록증이 발급되고, 실제 기증 시점이 오면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기증이 이루어질 수 있다.

남동우는 교통사고로 뇌사판정을 받았으므로 아내 또는 어머니의 동의서가 있어야 기증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아내 강여원은 눈물 속에서 장기기증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병원에서 이식대상자는 선정기준에 의거하여 선정했을 것이다. 필자가 아는 장기이식 대기자의 경우 대부분이 5~6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꽃길만 걸어요’는 드라마니까 복잡한 선정기준은 생략하고 남동우의 심장은 봉천동에게 이식되었다.

장기이식 동의서에 서명하는 강여원. ⓒKBS

그러나 드라마에서도 남동우의 심장이 누구에게 이식되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으므로 강여원도 남편 남동우의 심장이 누구에게 이식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강여원은 남편이 죽고 없는 시댁에서 딸아이와 같이 살고 있다. 시어머니 왕꼰닙(양희경 분)은 아들 남동우를 데리고 첫째 남일남(조희봉 분) 둘째 남지영(정소영 분) 셋째 남이남(나인우 분)이 있는 집에 재취로 들어 왔으나 남편은 죽고, 순두부 식당을 운영하면서 네 아이를 기웠다. 그러나 첫째 아들 남일남과 둘째 딸은 새엄마 왕꼰닙에게 사사건건 트집이고 말썽만 부린다.

강여원은 하나음료 공모전에 당선되어 하나음료 인턴사원으로 취직했다. 봉천동은 하나음료 황병래 사장 후원으로 공부를 했는데, 심장이식 후에 변호사를 그만두고 하나음료 대외협력팀장으로 근무했다. 인턴사원 강여원은 대외협력팀으로 발령이 났다.

한번도 회사생활을 해보지 않았던 강여원은 엑셀도 다룰 줄 몰라 쩔쩔 매는 등 실수투성인데, 어느 날 봉천동이 기자들 접대하는 자리에 나갔다가 술에 취해서 봉천동에게 업혀 온다. 봉천동은 순두부 식당 근처에 살고 있었기에 강여원을 업고 왔는데 술에 취한 강여원은 자면서도 죽은 남편 남동우를 찾으며 눈물을 흘렸다. 강여원은 봉천동 등에 업혀 있는데 강여원이 남동우를 부르자 봉천동의 심장이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물론 봉천동은 그 연유를 모르지만.

그날 이후 봉천동이 강여원과 부딪칠 때마다 봉천동의 심장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꽃길만 걸여요’는 120부작으로 예정되어 있다는데, 이제 50여회를 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밝혀지겠지만, 아직은 봉천동의 심장이 남동우의 심장이라는 것을 강여원도 모르고 봉천동도 모르는 상태다.

탑차에 갇힌 강여원과 봉천동. ⓒKBS

부산심장장애인협회에 심장이식을 한 사람이 있는지 문의를 해보니 서너 명이 있었는데, 몇 년 전에 사망을 해서 현재는 심장이식을 한 장애인은 없다고 했다.

필자가 심장이식 장애인을 찾고자 한 것은 셀룰러 메모리 때문이었다. 셀룰러 메모리( Cellular Memory)란 세포 기억설이라고 하는데, 장기이식자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기증한 사람의 성격이나 습관이 수혜자에게 전이된다는 것이다. 심장에는 원래 심장 주인의 기억이 일부 남아서 이식받은 사람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세포 기억설은 애리조나 주립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인 게리 슈왈츠(Gery Schwartz)에 의해 처음 주장되었다.

그러나 세포 기억설에 대한 의학적, 과학적 소견은 아직은 미지수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셀룰러 메모리를 인식하고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직 과학적 결론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드라마 등에서는 곧잘 세포 기억설 즉 셀룰러 메모리가 등장한다. ‘꽃길만 걸어요’ 에서도 강여원이 남편 남동우를 생각할 때마다 봉천동의 심장이 요동을 치는 것도 셀룰러 메모리를 예고하는 것 같다. ‘꽃길만 걸어요’에서 앞으로 셀룰러 메모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잘 알지 못하므로 두고 볼 일이다.

다음은 강여원의 성격이다. 강여원은 시어머니나 시숙이나 시뉘 등에게는 묻는 말에 대답도 잘 못하면서 유독 봉천동에게는 사사건건 딱딱거리며 대들고 심지어는 봉천동이 유부남임에도 다른 여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며 윽박지르기도 한다. 물론 봉천동이 유부남도 아니고 불륜도 아니므로 강여원의 억측 오해로 강여원과 봉천동을 엮어가겠지만 주인공 강여원의 성격에 일관성도 없고 너무나 생뚱맞은 억지설정 같다.

김지훈에게 친절한 강여원. ⓒKBS

김지훈은 하나음료 황병래 사장의 사위가 되어 하나음료를 물려받을 욕심이었기에 원산지를 허위기재하여 남동우를 죽게 한 파렴치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남동우가 왜 어떻게 죽었는지 교통사고의 원인 등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내용이 없다. 그리고 봉천동은 변호사를 그만두고 왜 김지훈 밑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도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더구나 강여원은 회사에서도 김지훈이 자기 남편 남동우를 교통사고로 죽인 사람인 줄도 모르고 김지훈만 만나면 김지훈이 자신을 취직시켜 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착 달라붙어서 아양을 떠는 바람에 봉천동의 질투심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물론 강여원을 취직시켜 준 사람은 봉천동이지만.

그리고 봉천동은 심장이식을 했으므로 이식된 심장이 안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면역억제제 등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도 장기이식을 한 장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차원에서라도 봉천동이 면역억제제 등을 복용하는 모습을 한 번 쯤이라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비자의 종류. ⓒ구글에서 발췌

또 하나는 외국인 채용문제다. 얼마 전 대한항공 회장 일가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의혹이 불거졌었다. ‘꽃길만 걸어요’에서도 하나음료 황병래 사장 집에 짱이라는 베트남 가사도우미가 입주한다.

짱(홍지희 분)은 베트남에서, 한국에서 유명한 한식당 장남이라는 남일남을 만나서 결혼했다. 하지만 남자는 그녀만 남겨두고 한국으로 떠나버렸고 짱은 남자를 찾아 한국으로 왔다. 남일남을 위한 한국 요리 실력으로 가사도우미로 취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황병래의 아내 구윤경(김경숙 분)의 보석함에서 반지가 없어지는 바람에 월급도 못 받고 쫓겨나 거리를 헤매다가 남이남에게 발견되어 왕꼰닙의 순두부 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남일남은 짱을 모른 체하며 빨리 떠나라고 재촉하지만. 물론 짱이 반지를 훔치지는 않았겠지만, 아직도 뭔가 없어지면 남에게 덮어 띄우는 가진 자들의 갑질 횡포를 보려 주려는 것일까.

남일남과 짱의 통화. ⓒKBS

현재 우리나라의 비자 종류는 A에서 H까지 37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짱은 과연 무슨 비자로 왔을까. 얼마 전 비자 문제로 대법원까지 간 유승준은 F4 비자 때문이다. 그동안 유승준은 우리나라에 아예 못 온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었지만, 그가 원한 것은 F4 비자로 한국에서 경제활동 즉 돈벌이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꽃길만 걸어요’에 나오는 짱은 홍지희라는 뮤지컬배우라는데 베트남 여인 짱 역할을 어찌나 천연덕스럽게 잘하는지 처음 짱이 나올 때 TALK에는 진짜 베트남 사람 아니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으니 홍지희가 짱 역할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외국인을 채용하려면 적어도 불법 체류자는 아닌지, 한국에는 무슨 비자로 왔는지, 채용해도 되는 사람인지 등은 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외국인 고용이 가능한 업종인지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고용허가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꽃길만 걸어요’에서 짱 같은 외국인이 아니더라도 사람을 채용하려면 최소한 이력서나 주민등록등본 정도는 확인하고 채용할 텐데, 아무리 드라마라 해도 외국인을 채용하면서 서류 한 장 없다는 것은 너무 한 것 아닌가 싶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