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아침드라마 ‘강남스캔들’은 박혜련 극본 윤류해 연출로 기획의도에 의하면 ‘엄마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철부지 재벌 상속남을 사랑하는 척했던 여자가 그 남자를 진짜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로, 재벌의 민낯과 그들의 변화를 통해 사랑의 소중함을 알리는 좌충우돌 눈물 로맨스 드라마’라고 한다.

‘강남스캔들’에서 엄마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돈이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좌충우돌하는 효녀 큰딸이 은소유(신고은 분)다. 작은딸 은소담(해인 분)은 어렸을 때부터 춤과 노래로 아이돌 스타를 꿈꾸고 있었다.

강남스캔들. ⓒSBS

은소유, 은소담의 엄마가 오금희(추귀정 분)다. 오금희는 예능PD 은재만(안지환 분)을 만나 호의호식 하면서 두 딸을 낳았다. 그러나 은재만은 돈만 아는 파렴치한으로 돈 많은 여자 방수경(민지영 분)과 바람이 나서 아내 오금희와 어린 두 딸을 버렸다.

마음만은 착한 오금희는 남편에게 버림받고 두 딸을 키우느라 온갖 허드렛일은 다했다. 그리고 두 딸이 성인이 될 즈음 병을 얻었다. 오금희가 얻은 병은 간암이었다. 이렇게 죽긴 너무 억울하다며 남편과 그 여자가 망하는 거 보고 죽겠다며 악착같이 치료를 받았다.

엄마 오금희는 더 이상 일도 할 수가 없고 두 딸은 엄마의 수술비며 치료비에 허덕여야 했다. 그러다가 작은딸 은소담이 LX그룹의 큰딸 LX엔터테인먼트 대표 최서형(이유진 분)의 수행비서가 되어 미국을 다녀온다며 5천만 원을 내밀었다.

오금희는 그 돈으로 간이식 수술을 했다. 그런데 작은딸 은소담이 미국에서 돌아왔을 무렵 완치된 줄 알았던 간암이 재발했다. 이번엔 이식수술은 아니고 면역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치료비는 건강보험도 되지 않는 큰돈이었다.

은소유는 엄마의 치료비를 위해 지방 촬영, 편의점, 찜질방 아르바이트까지 돈 되는 일이면 물불을 안 가리고 밤샘도 불사한다. 그럼에도 엄마의 치료비를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홍세현(서도영 분)은 은소유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사람인데 엄마 홍백희(방은희 분)가 이를 알고는 아들을 은소유와 떼어놓기 위해 최서준(임윤호 분)의 비서를 하는 조건으로 엄마의 치료비를 건넨다. 은소유는 홍세현을 좋아하지만 엄마 치료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최서준을 좋아하는 척 하면서 명지윤(황보미 분)과의 약혼을 방해한다.

은소담은 최서형(이유진 분)과 모태웅(김광민 분)의 딸 모은별의 보모를 그만 두고 아이돌 스타 데뷔를 위해 연습 중인데 훼방꾼이 나타난다.

최서형이 운영하는 LX엔터테인먼트에는 여러 배우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한물간 배우 장미리 (견미리 분)는 LX그룹 회장 최진복(임채무 분)의 아내가 되고 싶어 한다. 이에 최진복의 큰딸 최서형이 장미리를 반대하자 장미리는 최서형의 약점을 캐고자 혈안이 된다.

은소유의 아빠 은재만은 현재 방수경과 살면서 의료기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방수경의 오빠가 LX그룹의 둘째 사위 방윤태(원기준 분)다. 장미리는 여기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대리모 사실을 알고 통곡하는 자매. ⓒSBS

은재만과 방수경이 운영하는 의료기 대리점에 방윤태의 전처 백춘미(최수린 분)가 나타난다. 백춘미는 미국에 있을 때 클럽에서 최서형을 봤는데 배가 부른 것 같지 않았다며 최서형의 비서라는 은소담을 대리모로 의심했다.

평소 방수경은 은재만의 전처 오금희가 걸핏하면 ‘첩년’이라며 깔보아서 앙금이 있던 터라, 미국에서 온 백춘미에게 달라붙어서 은소담의 과거를 캐다가 최서형의 대리모가 은소담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러자 장미리도 알게 되고 은소유의 절친이자 장미리의 스타일리스트 김채영(김보경 분)이 은소유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

은소담이 아이돌 스타로 데뷔 녹화를 하는 사이 은소유는 최서형을 찾아갔다. 최서형은 모태웅이 듣지 못하게 은소유를 방으로 끌고 갔다.

“모태웅이 알면 연예계에 퍼지는 건 순간이야. 솔직히 돈 더 들었어. 홍백희가 부탁해서 대리모 시켜준 거지 나도 비싸게 돈 주고 은소담 쓰고 싶지 않았어.”

절망에 빠진 은소유는 엄마 몰래 한적한 강가로 은소담은 불러내 동생을 다그쳤다.

“네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내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럴 수가 있어!”

“상의했음 언니가 하라고 했을 거야!”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래.”

“엄마 수술 못하면 죽는다는데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 했어. 나도 무서웠지만 엄마가 죽는단 소리 보다는 안 무섭더라.”

은소담이 대리모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은재만은 그래도 아빠라고 은소담이 걱정되어 전처 오금희를 찾아 갔다.

“자식 잡아먹고 살면서 아직도 살아있냐? 뻔뻔하다 뻔뻔해. 자식들이 몇 천만 원씩 들고 와서 병원비 대주는데 어디서 가져온 돈인지 궁금하지도 않았냐?”

이를 본 은소담이 은재만의 입을 막고 내쫓았다. 오금희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방수경이 찾아왔어도 은재만이 찾아왔어도 오금희는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곰곰이 생각한 오금희는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은재만과 방수경을 찾아 갔다.

“당신 전처 찾아가 자기 딸 대리모 시켜 수술 받은 기분이 어떤지 물어보고 싶어. 그렇게 경우 바른 척은 혼자 다하면서 인생 자체가 민폐잖아. 딸 대리모 시켜서 간 이식받은 것도 모자라 부자들만 받는다는 면역치료까지 받고 있잖아, 자기 딸들 등골 빠지는 건 모르나 보지.”

오금희가 방수경의 멱살을 잡으며. ⓒSBS

오금희가 들어오다가 방수경이 남편 은재만과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금희는 방수경의 멱살을 잡고 다시 한 번 말하라며 다그쳤다.

“뭘 다시 말해! 네 딸 은소담이 최서형 대리모 해준 돈으로 당신 간이식 받은 거야!”

자신의 수술비를 위해 딸이 대리모 출산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오금희는 충격으로 쓰러졌다.

“우리 딸들 좀 편하게 살라고 제발 저 좀 데려가 달라고 했더니, 난 어찌 살라고 이렇게 불구덩이 속에 처넣고…….”

‘강남스캔들’에서 엄마 오금희는 간장애인이다. 오금희는 간암인데 작은딸 은소담이 건네 준 5천만 원으로 간이식 수술을 했다. 은소담이 준 돈은 최서형의 대리모 비용이었다. 은소담이 미국에서 돌아온 후 엄마의 간암은 재발했다. 그래서 면역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큰딸 은소유가 뼈 빠지게 벌어도 치료비에는 턱도 없었다.

이를 안 홍백희가 은소유와 딜을 했다. 자기 아들 홍세현에게서 떨어져 최서준의 비서를 하면서 명지윤(황보미 분)과의 약혼을 막으라고 했다. 은소유는 엄마의 치료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홍백희에게서 5천만 원을 받고 최서준을 사랑하는 척 해야 했다.

2003년 7월 1일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간장애인이 장애유형의 하나로 분류되었다. 간장애인은 간경변이나 간세포암 등 만성 간질환으로 진단받은 자 중에서 잔여 간기능의 수치에 따라서 1~3급이 되고 간이식 수술을 한 사람은 간장애 5급이다.

‘강남스캔들’에서 오금희는 간암이라 이식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간세포암의 경우 돈도 중요하지만 누구의 간을 이식 받는가가 더 중요하다. 물론 건강한 간은 날마다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프로메테우스처럼 절제를 해도 다시 생성이 되므로 신장 공여자처럼 까다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공여자 문제가 제일 크다.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에 관한 기준. ⓒ국가법령정보센터

그럼에도 드라마에서는 돈 문제에 치중하다보니 누구의 간을 이식했는가 하는 공여자에 관한 문제는 제외되고 있어 누구의 간인지는 알 수 없다. 오금희는 작은딸 은소담이 미국으로 가면서 준 돈으로 간이식을 했으나 은소담이 돌아왔을 때 재발을 했다. 이번에는 큰딸 은소유가 최서준의 비서가 되는 조건으로 홍백희에게 5천만 원을 받아서 치료비로 사용했다.

간경변이나 간세포암 등으로 간이식을 하는 경우 수술비는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수술 후에도 면역치료비 등에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결국 간장애인은 치료비가 없어서 죽어야 한단 말인가. 간장애인이 아니더라도 돈 때문에 목숨을 끊어야 하는 안타깝고 슬픈 사연이 가끔 언론을 장식하기도 하지만.

‘강남스캔들’의 오금희 같은 경우라면 여러 가지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다.

희귀질환 의료비지원. ⓒ질병관리본부

첫째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가 되어 의료보호가 되면 무료진료를 받을 수가 있다. 오금희가 간경변이나 간세포암으로 이식을 받을 정도라면 간장애인 1~3급에 해당이 된다. 오금희는 변변한 집도 없이 전세로 살고, 장애인이라 더 이상 노동을 할 수도 없고, 딸 둘이 이렇다 할 직장도 없다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딸들 때문에 안 된다면 딸 둘은 엄마 오금희와 주민등록을 분리할 수도 있다. 앞으로는 부양의무자 제도가 없어진다고 하지만.

둘째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에 관한 기준』에 의거 중증질환자나 희귀난치성질환자는 산정특례자로 신청을 하면 본인부담금은 5%~20% 정도이다. 그리고 중증질환자 산정특례는 건강보험공단 지사에 신청하고, 희귀난치성질환자 산정특례는 시·군·구 보건소에 신청하면 된다. 신장장애인 혈액투석이나 근육병 등도 희귀난치성질환자 산정특례로 되어 있다.

셋째 재난적 의료비 지원이다. 재난적 의료비는 과도한 의료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구에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후속조치로 고액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가계파탄의 위험을 예방하고 빈곤 위기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넷째 긴급의료비 지원이다. 긴급의료비에 대한 어려움을 지원하는 제도인데 재난적 의료비보다는 액수가 적다. 그리고 재난적 의료비는 건강보험공단에 신청을 하고, 긴급의료비는 구청이나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다섯째 민간의료비 지원이다. 대부분의 종합병원에는 사회사업가가 다 있다. 사회사업가에게 상의를 하면 민간단체의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재난적 의료비. ⓒ보건복지부

그리고 대부분의 의료비는 민간의료보험에서 지원을 한다. 특히 실손보험의 경우 거의 전액을 지원하지만 실손보험은 없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설사 실손보험이 없다 해도 다른 보험이 한 두 개쯤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민간보험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므로 더 이상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무튼 각종 암 등 중증질환자의 경우 의료비를 충당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음에도 ‘강남스캔들’의 경우 작은딸 은소담이 대리모를 하다니…….

엄마 오금희가 은소담이 건넨 돈이 대리모 비용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과연 그 돈으로 수술을 하였을까. 물론 남편 은재만이 이혼하면서 위자료를 안 줬기 때문에 돈에 허덕이기도 했지만. 세상에 어떤 엄마가 그것도 처녀 딸을 대리모로 보내놓고 그 돈으로 마음 놓고 수술을 받을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엄마 오금희의 절망. ⓒSBS

얼마 전에 끝난 SBS 아침드라마 '나도 엄마야'에도 대리모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드라마에서 엄마가 재혼을 했고 재혼한 남자에게 아들이 있었다. 아들이 빚에 쪼들리자 재혼한 엄마가 데리고 온 여동생을 대리모로 내몰아서 어쩔 수 없이 대리모를 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에서는 오빠와 여동생은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인 상태이고 더구나 오빠가 나쁜 사람이니까 돈 때문에 여동생을 대리모로 내세우기도 했지만.

‘강남스캔들’에서 오금희는 친엄마가 결혼도 안 한 처녀 딸을 대리모로 팔아서 그 돈으로 수술을 받았다니. 이를 알게 된 엄마가 과연 잘 살아 낼 수 있을까. 기함을 하고도 남을 일이다.

행여 암이나 중증질환으로 의료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여러 가지 방법을 알아보았으면 좋겠다. 의료비 지원 등이 가만히 있는데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모든 것이 본인 또는 주변사람들의 신청에 의해서 주어지게 되므로 시·군·구를 비롯하여 건강보험공단 그리고 의료사회사업가 민간단체 등 다각도로 알아보고 제발 돈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