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일일드라마 ‘왼손잡이 아내’는 문은아 극본 김명욱 연출로 매주 월~금 오후 07시 50분에 방영되고 있다.

오산하(이수경 분)는 화장품 제조업체 <포레> 대표를 맡고 있는 아버지 오창수(강남길 분)와 같이 화장품 개발 연구원으로 활동한다. 어머니 백금희(김서라 분)는 갓난아기 때 버려진 이수호(송원석 분)를 발견했으나 보육원으로 보냈다.

이수호는 보육원에서 장에스더(하연주 분)와 오빠 동생 하면서 자랐으나 이수호는 의대에 합격하여 백금희를 찾아오고, 장에스더는 오라미술관 큐레이터로 활동한다.

장에스더는 오라그룹의 박도경(김진우 분)과 연애 중이다. 박도경은 별 볼일 없는 방탕아지만 오라그룹에 입성하고 싶었는데 어머니 오라미술관 관장 조애라(이승연 분)는 결사반대한다.

오산하와 이수호가 신장이식 수술을 끝내고 오랜만에 신혼여행을 떠나는데 장에스더가 동행한다. 박도경은 회사 일을 잘못했다고 오라그룹 박순태(김병기 분) 회장에게서 쫓겨났으나 장에스더에게 따질게 있다며 만나러 갔다.

장에스더가 운전하는 승용차. ⓒKBS

이수호는 호텔방에서 오산하와 파티를 하다가 와인병이 깨지는 바람에 와인을 사러 내려 왔다가 박도경과 장에스더가 싸우는 것을 보고 장에스더가 운전하는 차에 합승하게 된다. 조애라는 사람을 시켜 장에스더를 겁주라고 했는데 그 차에 아들 박도경이 타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조애라는 장에스더를 겁만 주라고 했는데 트럭이 차를 덮치는 바람에 차는 언덕 아래로 굴렀다.

정신을 차린 장에스더는 조애라 짓임을 직감하고 의식불명인 박도경과 이수호를 차에서 끌어냈다. 장에스더가 정신을 차려보니 이수호는 의식이 없었고 박도경은 이미 죽어있었다. 장에스더는 박도경의 장례를 치르고, 이수호의 얼굴을 박도경 얼굴로 바꾸는 페이스오프(Face off)를 했다. 이수호를 박도경으로 페이스오프 하는데 일조를 한 사람은 오라그룹의 김남준(진태현 분)이다.

얼굴 조직 전체를 떼어내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수술은 영화에서나 가능했고 현실에서는 부분 성형만 가능했다. 그러나 얼마 전 스페인에서 얼굴 전체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니 페이스오프가 현실이 되는 날도 멀지 않을 것 같다.

오산하의 아버지 오창수는 <포레>에서 생산한 화장품을 오라그룹에 납품하기로 했는데 이미 다른 회사에서 출시되었으므로 오라그룹에서는 오창수와의 계약을 파기했다. 계약 파기를 통보받은 오창수는 쓰러졌다. 뇌졸중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오산하는 신혼여행을 갔던 호텔에서 오지 않는 이수호를 한없이 기다렸다. 호텔 측에 CCTV를 좀 보여 달라고 해도 개인정보라며 보여 주지 않았다. 이미 장에스더 측에서 손을 썼던 것이다. 오산하는 여기저기 전단지를 붙이며 이수호를 찾아 다녔다.

오산하가 남편 이수호를 찾아 헤매다가 아무리 기다려도 이수호가 나타나지 않자 집으로 돌아와서 아버지를 찾았는데 없었다. 아버지 오창수는 뇌졸중으로 의식불명인 채 병원에 누워있었다.

쓰러진 아버지를 보고 오열하는 오산하. ⓒKBS

장에스더는 이수호의 얼굴을 박도경으로 페이스오프 한 후 조애라에게 연락했다. 그동안 조애라는 아들 박도경을 백방으로 찾아 다녔으나 찾지 못했었다. 조애라는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박도경과 만삭의 장에스더를 보고는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장에스더는 아들을 낳았고 아들과 함께 조애라가 사는 오라그룹 회장댁으로 입성했다.

오산하도 임신 중이었다. 남편 이수호를 찾아서 신혼여행지 호텔 근처에서 전단지를 붙이고 다니다가 쓰러졌다. 마침 오라그룹의 김남준(진태현 분)이 오산하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난산이었다. 오산하는 며칠 만에 깨어났으나 아기는 사산되었다고 했다.

4년이 흘렀다. 박도경의 얼굴을 한 이수호는 여전히 코마 상태였기에, 병원 특실에서 절대 비밀을 약속 받은 물리치료사에게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었다. 오라그룹 며느리가 된 장에스더는 오라미술관 부관장이 되었다.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오산하. ⓒKBS

오산하는 이수호를 찾으려고 전단지를 붙이러 다니면서, 문화센터에서 화장품 강의도 하고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병원에서 어느 환자가 오산하를 불렀는데 오산하가 늦었다.

“먼저 선약된 화장품 강의가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내 전속치료사를 하라고 했잖아, 페이는 얼마든지 준다고…….”

“제가 화장품 강의 하는 거 아시잖아요. 치료 시작하겠습니다.”

“뇌졸중으로 쓰려진 아버지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치료사 면허증을 땄다고 했나? 말은 지지리도 안 들으면서 솜씨 하나는 기가 막히는군.”

물리치료사란. ⓒ대한물리치료사협회

물리치료사란 1949년 미국인 선교사 모우숙 선생에 의해 도입되었다. 1963년 수도의대 병설 초급대학에서 정규교육을 실시했고, 1966년 대한물리치료사협회가 설립되었다. 물리치료사는 전국 85개 대학 물리치료학과에서 물리치료 관련수업을 이수해야만 국가고시를 통해 물리치료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데, 현재는 면허를 취득한 6만여 명의 물리치료사들이 각 분야에서 국민들을 치료하고 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에서 발췌-

물리치료사는 물리치료 관련 대학에서 물리치료 관련 수업을 듣고 국가고시를 통해 물리치료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이수경이 언제 어떻게 면허를 취득했을까. 하긴 4년이 흘렀으므로 그동안 물리치료 관련 대학을 다녔을까 아니면 학점은행제라도…….

이수경의 물리치료사 면허 취득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수경이 뇌졸중 아버지를 일으켜 세웠더니 소문이 나서, 병원에서 그 소문을 전해들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오산하를 찾았다.

시청자게시판. ⓒKBS

물리치료사는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환자에게 물리적인 방법을 통해 환자의 증상을 완화 내지 회복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치료를 목적으로 개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치과의사 포함) 한의사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있다. 따라서 물리치료사는 개인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돈을 받을 수는 없다.

‘왼손잡이 아내’에서 오산하를 물리치료사 또는 재활치료사라고 하는데 재활치료사라는 명칭은 없다. 그리고 물리치료사는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서 환자를 치료하는데, 오산하는 의사의 진단이나 처방을 받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럼에도 오산하는 돈을 벌기 위해서 자신이 맡은 할아버지 병실 앞에 있는 환자 즉 박도경의 물리치료도 맡고 싶어 했다.

필자는 물리치료사는 아니다. 실제 물리치료사들은 왜 이런 장면을 그대로 보고 있는 것일까 싶어서 ‘왼손잡이 아내’ 시청자 게시판을 살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김**님이 “물리치료사가 돈을 받고 개인전담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글이 있었다. 재활치료사라는 용어가 없다는 글도 더러 있었다.

박도경을 바라보는 할머니, 장에스더, 오산하. ⓒKBS

오산하가 박도경의 물리치료를 전담하겠다고 하자 장에스더가 놀라서 안 된다고 했다. 사실은 박도경의 얼굴을 한 사람은 이수호였기 때문이다. 장에스더는 박도경과 오산하를 떼어놓으려고 했으나 여의치 못해 결국 박도경의 물리치료는 오산하가 맡게 되었다.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남편인 줄을 모른 채…….

박도경은 그동안 코마상태였는데 오산하의 휴대폰 전화벨 소리를 듣고 깨어났으나 교통사고 후유증인지 지난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생사의 기로에 섰던 박도경이 오산하의 물리치료 덕분에 조금씩 깨어나서 움직일 수 있게 되자 퇴원을 했다. 오산하는 박도경의 집으로 물리치료를 하러 다녔다. 박도경이 오산하를 원했으므로.

여기서 잠깐, 이수호가 박도경의 얼굴로 페이스오프에 성공했다. 이수호의 얼굴이 박도경 얼굴로 바뀌었다 해도 얼굴만 바꿨었다 뿐이지 목소리나 습성 등 모든 것이 다 바뀔 수는 없다. 그러나 드라마니까 코미디 같은 박도경의 기억상실로 모든 것은 다 덮었다. 물론 생선 알레르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시청자게시판, 신장이식과 면역억제제. ⓒKBS

그러나 절대 바뀔 수도 없고 바뀌었어도 안 되는 한 가지가 있었으니, 면역억제제다. 박도경으로 바뀐 이수호는 신장이식을 한 사람이다. 장기이식환자는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한다. 이수호 즉 박도경은 평생 먹어야 될 면역억제제를 안 먹으면 거부반응이 와서 혈액투석을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된다. 면역억제제는 하루에 2번,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12시간 간격으로) 먹어야 된다.

필자 주변에도 신장이식을 한 사람들은 평생 면역억제제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해야 되므로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서 의사의 검진을 받고 처방전을 받고 있다. 개중에는 혹시라도 면역억제제 먹는 것을 잊어버릴까봐 휴대폰에 알람을 맞춰 놓은 사람도 있었다.

따라서 박도경은 무슨 일이 있어도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되는데 박도경은 기억상실이라 모를 수가 있다 해도 장에스더는 어떻게 해서라도 박도경에게 면역억제제를 먹여야 되는데 그런 장면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장에스더는 이수호와 같은 보육원에서 오빠동생 하던 사이고 이수호가 신장이식을 받았을 때도 병간호를 했던 사람이다.

시청자 게시판의 박**님도 신장이식을 받으면 무균실에서 최소 일주일은 누워있어야 되는데 다음날 이수호가 오산하 면회를 가는 것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평생 먹어야 되는 면역억제제를 안 먹으면 어떻게 되느냐, 거부반응이 와서 장기를 떼거나 죽는데, 장기이식에 대해서 쓰려면 좀 알아보고 쓰라고 했다.

목소리나 습성 등에 대해서는 그렇다 해도 장기이식을 한 사람이 면역억제제를 빼 먹는다는 것은 작가나 연출가가 신장이식과 면역억제제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은 모양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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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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