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 수잔 웬델이 ‘인간은 어느 한 시기에는 장애적인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다’고 하였듯이 장애는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고 장애는 미리 알아두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하나의 경험적 상식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장애인복지의 국제적인 추세를 나타내는 단어는 포용(inclusion)이고, 올 한해 정부가 줄기차게 주장했던 것이 포용사회이다.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드라마에서 올 한해 장애인포용 모습이 잘 드러났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단역이든 장애인캐릭터가 등장한 드라마는 2018년 총16편이었다. 그 가운데 장애인포용을 이끌어낸 캐릭터 유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지팡이를 집고 직장 복귀

tvN <알함브라궁전의 추억>에 추락사고로 지팡이를 집게 된 유진우(현빈 분)는 게임이라는 가상세계이지만 장애 때문에 칼의 대결보다 권총 사용이 더 유용하다며 장애 때문에 불리한 것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현빈이라는 최고의 배우가 지팡이를 집고 걷는 모습을 본 시청자들은 장애라는 생각을 크게 갖지 않는 듯하다.

장애는 제3의 매력

JTBC <제3의 매력>에는 추락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이수재(양동근 분)가 등장하는데 웹소설 작가라는 새로운 직업을 갖고, 새로운 사랑을 만난다. 중도장애인이 된 후 모든 것을 잃고 좌절하며 분노하기보다 제3의 능력을 만든 것이다.

의수로 안전 서비스

SBS <여우각시별>에는 교통사고로 한쪽 팔을 잃고 의수를 사용하는 이수연(이제훈 분)이 괴력을 발휘하는 의수로 공항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막아낸다. 의수는 힘의 상실이 아니라 더 유용한 힘의 원천이 된다는 환타지이지만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올해 드라마에 나온 장애인 캐릭터.ⓒ방귀희

심평원 의사로 정의 실현

JTBC <라이프>에는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예선우(이규형 분)가 등장하는데 그는 외과의사이지만 병원이 아닌 건강심사평가원에 근무하며 병원의 비리를 심의하는 일을 한다. 외과의사에게 수술 외에 평가라는 영역이 있기에 장애 때문에 외과 의사가 될 수 없다는 사회적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들 드라마에서 장애 원인은 모두 후천적 장애로 그 누구도 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장애인은 모두 직업을 갖고 있었지만 현실에서 장애인은 직업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2017장애인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인 실업율은 36.9%이며 특히나 장애인은 자영업 종사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30.2%) 장애인의 경제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태이고 보면 취업도 자영업도 아닌 장애예술인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래서 일자리위원회에 ‘장애예술인 일자리’를 건의하여(2017. 05. 30.) 6월 14일 관계부처에 전달하였다는 이메일 회신은 받았지만 관계 부처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그후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에 장애예술인 일자리 마련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공문을 발송하였지만(2018. 09. 10.) 공문에 대한 답변이 없었다.

2018년 드라마에서는 장애인캐릭터가 멋진 모습을 보이며 포용사회를 보여주고 있는데, 현실 사회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포용은 커녕 배제가 노골화되고 있다. 새해 과연 장애인포용사회는 가능할까?

*이 글은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방귀희 회장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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