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이 노래는 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의 어린이날 노래로 1948년에 발표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1920년 아동문학가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전에는 우리사회에서 ‘어린이’라는 말도 없었다고 한다.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 입장권. ⓒ이복남

1923년 5월 1일 방정환 선생과 천도교에서는 처음으로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했는데 해가 갈수록 기념행사가 점점 커지자 일제가 이를 금지시켰다고 한다. 1945년 해방 이후 어린이날 행사는 다시 시작되었고 1975년 5월 5일이 국가공휴일로 지정되었다.

올해 즉 2018년은 제96회 어린이날인데 전국은 물론이고 부산에서도 여러 곳에서 어린이날 는 행사가 개최되었는데, 부산일보가 부산시와 부산교육청과 함께 개최하는 '제45회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가 지난 5월 5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 그리고 야외광장에서 열렸다.

어린이에는 장애 어린이도 있으므로 어린이날에는 당연히 장애인도 관계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45회 어린이날 행사에 대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은 그날 행사에 수어노래와 시각장애인 연주가 있었기 때문이다.

벡스코에서 개최된 어린이날 큰잔치에는 축하공연, 체험행사, 도서교환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체험행사에는 여러 가지 체험이 있었는데 소방체험과 경찰체험에 많은 어린이들이 관심을 보여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손녀의 경찰사이카 타보기. ⓒ이복남

경찰체험에는 경찰복 입기, 방패에 삼단봉 찌르기, 사이카 타기, 수갑 채우기 등을 어린이들에게 체험하게 했다. 삼단봉 찌르기에는 제대로 찌르지 못하면 삼단봉이 제대로 펴지지 않아서 몇 번이나 다시 하기도 했다. 삼단봉은 20cm 정도의 손잡이를 잡고 손목을 돌려서 방패를 때리면 2단 3단이 펴져서 50cm 쯤 되는 것 같다. 삼단봉은 도둑을 잡을 때 아니면 데모 진압용인 것 같다.

수갑 채우기에는 동그란 수갑의 아래쪽을 손목에 탁 치면 수갑이 채워지는데 어린이들은 수갑이 잘 채워지지 않으니까 체험을 지도하는 경찰 손목에 수갑을 세게 치는 바람에 경찰의 손목이 벌겋게 되어 있기도 했다. 사이카를 타 보는 어린이들은 혼자서는 사이카를 탈 수도 없으므로 옆에서 일일이 안아서 올려주고 헬멧을 씌어 주는 경찰은 정말 힘들 것 같았다.

소방체험에는 지진체험과 화재체험이 있었는데 두 군데 다 체험을 기다리는 어린이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다른 여러 가지 체험이 많은데 왜 어린이들은 유독 소방체험을 하려는 것일까. 소방을 체험을 해 보고 싶은 어린이들이 많다는 것이 다행이기는 하지만.

제1전시장에서 축하공연은 방송인 박요한의 사회로 일루션 매직쇼, PID트론댄스, 일렉트로 퍼포먼스, 전기 퍼포먼스 등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즐겁고 신나는 무대공연이 펼쳐졌다. 경찰특공대 공연은 경찰특공대가 하늘(무대 위 천정)에서 줄을 타고 내려왔는데 한사람씩 줄을 타고 내려 올 때마다 어린이들은 박수와 환성을 질렀다.

부산경찰청 음악동아리 ‘지음’공연. ⓒ이복남

2부 공연은 부산경찰청 음악동아리 ‘지음’과 부산경찰청 어린이집 어린이들의 공연으로 시작했다. 필자가 벡스코 어린이날 행사에 참여 한 것도 이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첫 순서는 경찰청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상어 가족’을 춤추고 노래했다. ‘우리는 뚜 루루 뚜루 바다의 뚜 루루 뚜루 사냥꾼 뚜 루루 뚜루 상어 가족! 상어다 뚜 루루 뚜루 도망쳐 뚜 루루 뚜루 도망쳐 뚜 루루 뚜루 숨자! 으악! 살았다…….’

두 번째 공연 ‘내가 바라는 세상’은 윤일상 작사·작곡으로 경찰청 어린이집 어린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지음’에서 수어를 했다.

‘우리 늘 바라던 그런 세상 있어요.

모두들 여기 모여 함께 노래 불러요

예~ 지켜봐요 호 나의 작은 꿈 우리 바램들

어른들이 거짓말 안하는 (세상)

주차선을 바르게 지키는 (세상)

사람 많이 모여도 안전한 (세상)

하고픈 일 다 되는 마법 같은 (세상)

사랑하는 친구와 매일같이 모여서

넓은 잔디밭에서 맘껏 뛰게 해 주세요

꽃과 새가 노래하고 동물들과 어울려

햇살 가득 받으며 미소 짓는 우리들

아픔도 (외로움도) 고통도(슬픔도)

모두 사라지기를 (우리들 모두가)

우리들(누구라도 좋아) 이제 여기서

(다 같이 모여) 함께 노래할래요 (노래해)

내가 바라는 세상 네가 꿈꾸던 세상

누구라도 한번쯤 생각하던 파라다이스

싸우지 않는 세상 (사랑해)

평화로 가득한 곳 (고마워)

웃음만이 넘치는 행복 가득한 세상

내가 바라는 세상

어른들은 말해 아이다워야 (해요)

이것저것 모두 안 된다고 (해요)

그러면서 다른 친구와 비교 (해요)

나는 그럴 때 마다 우울해 (져요)

그대로 우릴 봐줘요 (Yes!)

우리들은 놀고 싶어요 (Yes!)

그래도 될 나이잖아요 (Yes!)

우리들을 아프게 (하지말아요!)

약한 사람 볼 때는 지나치지 않아요

먼저 손을 내밀면 모두 행복해져요

먼저 양보 한다면 싸울 일이 없어요

서롤 마주보면서 하하호호 웃어요

아픔도 (외로움도) 고통도(슬픔도)

모두 사라지기를 (우리들 모두가)

우리들(누구라도 좋아) 이제 여기서

(다 같이 모여) 함께 노래할래요 (노래해)

내가 바라는 세상 네가 꿈꾸던 세상

누구라도 한번쯤 생각하던 파라다이스

싸우지 않는 세상 (사랑해)

평화로 가득한 곳 (고마워)

웃음만이 넘치는 행복 가득한 세상

내가 바라는 세상’

‘지음’의 수어노래. ⓒ이복남

수어노래는 강주수 수어통역사가 지도했는데 청각장애인 서너 명이 강주수 수어통역사와 같이 와서 ‘내가 바라는 세상’을 관람했다. 농인들은 ‘지음’ 회원들이 똑똑한 젊은이들이라서 그런지 짧은 시간에도 수어를 잘 배워서 완벽하게 구사했다고 칭찬했다.

이어진 연주는 ‘지음’ 밴드와 시각장애인 양이훈 씨의 트롬본으로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을 협연했다. 이 노래는 2001년 뉴에이지 연주그룹 ‘시크릿 가든’의 앨범에 실려 처음 세상에 선보였다고 한다. 처음 이곡은 노래가 아닌 연주 음악으로 작곡해, ‘침묵의 이야기 (Silent Story)’라는 제목을 붙였다.

세계적 히트곡 ‘유 레이즈 미 업 You Raise Me Up’은 아일랜드 민요 ‘런던데리 에어’ 멜로디를 기초로 한 이 곡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시크릿 가든’은 이 곡을 연주곡보다는 노래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자신들이 감명을 받았던 베스트셀러 소설의 작가이자 작사가인 브렌든 그레이엄에게 가사를 의뢰해 곡을 완성시켰다는 것이다.

그 후 ‘You Raise Me Up(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은 여러 사람들이 불러서 히트를 했는데 이 노래 속의 ‘당신(You)’은 내가 힘들고 지쳤을 때, 시련에 처했을 때,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 주는 존재라는 것이다.

지음밴드와 시각장애인의 협연. ⓒ이복남

‘지음’ 밴드와 양이훈 씨의 트롬본 협연은 가사로 아름답고 연주도 감미로웠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좀 어려운 노래가 아닐까 싶었다. 물론 사회자는 어린이와 같이 온 엄마들을 위한 노래라고 설명했지만.

그리고 이번 행사에서 부산경찰청 ‘지음’의 수어노래와 시각장애인의 트롬본 연주가 협연을 했다는 것은 정말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사회자가 수어노래와 시각장애인 양이훈 씨를 따로 소개를 하지 않아 약간 아쉬웠다.

강주수 수어통역사는 따로 소개를 안 해도 수어노래라는 것을 다 안다면서 괜찮다고 했다. 관객 중에 청각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곁에 장애인이 있다는 것을 비장애인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행사에 수어노래와 시각장애인이 협연을 할 수 있게 해 준 주최 측과 부산경찰청 음악동아리 ‘지음’에 다시 한 번 감사한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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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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