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건립 과정. ⓒ한국장애예술인협회

1. 장애인문화예술센터 건립 과정

검사: 장애인문화예술센터 건립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12년입니다. 그래서 예산 작업을 하였지만 정권 말기라서 2013년 예산 확보에 실패하였고, 2014년 정부 예산에서도 센터 예산이 빠져서 위기를 맞이했지만 장애인 문화예술계에서 힘을 모아 국회의원들에게 장애인문화예술센터의 필요성을 역설한 끝에 센터 예산이 포함된 2014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마침내 국내 최초의 장애인문화예술센터를 건립하는 종자돈이 마련되었습니다. 그 순간은 1만 장애예술인들의 염원이 이루어지는 역사적인 시간이었습니다. 2014년도 새해 예산에 장애인문화예술센터 건립을 위한 리모델링 비용 53억원이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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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2014년 8월 김종덕이란 사람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장애인문화예술계에 이상한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대통령이 싫어하는 인물. ⓒ한국장애예술인협회

2. 대통령이 싫어하는 인물

검사: 본 사건의 발단은 장애인문화예술센터 이사장 선임을 놓고 빚어진 갈등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센터 예산을 만들고, 35년 동안 장애인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여 당연히 이사장이 될 줄 알았던 사람이 밀려난 이유는 뭡니까?

김쫑덕: 그 이유는 바로 ‘그 사람이 대통령이 싫어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검사: 대통령이 아니라 최순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차은택이었겠군요?

김쫑덕: 지금 와서 보니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당시 문화부로서는 더 큰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센터엔 그리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아래 라인에서 대통령을 팔며 반대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검사: 그게 누군가요?

김쫑덕: …….

검사: 말씀하세요. 블랙리스트를 들고 청와대를 왔다 갔다 하며 심부름한 사람, 있잖아요.

장관 문고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3. 장관 문고리

검사: 청와대에만 문고리 3인방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문화부에도 문고리가 있었죠. 바로 이 장관 문고리가 문화부를 마비시킨 겁니다. 문화부 공무원이 문고리 1명을 못 이겨 문고리 눈치를 보며 문고리와 야합한 공무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사단이 난 거 아닙니까?

김쫑덕: 그놈이 그런 전횡을 할 줄은…….

검사: 증언에 의하면 하두 쳐 먹고 다녀서 와이셔츠 단추가 뜯어질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김쫑덕: 주변 관리를 못한 것은 내 부덕의 소치이지만 난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있었고, 그 당시는 BH지시대로 하는 것이 옳은 일인 줄 알았습니다. 나는 교육자라서 정치적 판단은 잘 못합니다. 정말 순수한 마음에서 그것이 최선인 줄 알았습니다.

검사: 청문회에서 차은택이 김종을 최순실의 수행 비서라고 증언했는데, 차관이 수행 비서였으면 장관은 비서관이란 얘긴데, 그런 취급을 받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쫑덕: …….

장애인은 꼴도 보기 싫다. ⓒ한국장애예술인협회

4. 장애인은 꼴도 보기 싫다

검사: 피의자가 진짜 잘못한 것이 뭔지 압니까? 센터 이사장 문제로 장애인 부모들의 민원이 들어오자 피의자인 당시 장관이 ‘장애인은 꼴도 보기 싫다.’고 하자 장관 문고리가 그 모든 원인을 장애인문화예술 담당 장애인공무원에게로 돌리며 시시콜콜 괴롭혔죠. 그러자 부서에서 소나기는 피하자고 그 공무원을 2015년 6월 15일 산하기관으로 발령냈습니다.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말입니다.

김쫑덕: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검사: 모르긴 뭘 몰라요. 그 공무원 이름을 거명하며 소리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었다는 데… 좋아요, 그건 그렇다 치고. 장애인이 꼴도 보기 싫다고 한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다른 건 몰라도 이 부분은 반드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장애인계에서 벼르고 있어요, 지금.

1800억 원과 1600만 원의 차이. ⓒ한국장애예술인협회

5. 1,800억원과 1,600만원의 가치

검사: 차은택이 주무른 문화부 예산이 1,800억원인 건 모든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국민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만들어 준 국가예산을 어떻게 한 비선의 입김으로, 어떻게 이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개인이 착복 하게 만듭니까? 꼴랑 1,600만원밖에 안 되는 『솟대문학』 사업비는 예산이 없다고 전액 삭감을 해서 25년 동안 발행해 오던 국내 유일의 장애인문학지를 2016년도에 폐지시켰으면서 말입니다. 어떤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인지 모르는 정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군요.

김쫑덕: 나야 그저 결재만 했을 뿐입니다.

검사: 살펴보지 않고 실세들 장단에 놀아난 사람이 더 나빠요, 비겁하고. 『솟대문학』 폐간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그동안 지원해 줬는데 이런 식으로 자꾸 언론에서 폐간을 예술위 탓으로 돌리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협박성 전화를 했고, 실제로 그해 『솟대문학』 을 운영하는 단체는 예술위 공모 사업에서 모조리 배제되었습니다. 장애인문화예술사업을 이렇게 감정적으로 배분해도 되는 겁니까?

김쫑덕: 나는 정말 모르는 일입니다.

검사: 도대체 피의자가 알고 있는 것이 뭡니까? 모른다는 건 직무유기를 했다는 거예요! 아니면 허수아비였던가.

장애인문화예술을 정체시킨 죄가 더 크다. ⓒ한국장애예술인협회

6. 장애인문화예술을 정체시킨 죄가 더 크다

검사: 장애인문화예술센터가 2015년 5월 말 준공검사를 마쳤지만, 개관은 11월 13일에 했습니다. 6개월 동안 운영도 하지 않으면서 센터의 관리 비용이 지출되어 국고를 낭비했어요. 왜 그랬습니까?

김쫑덕: 정말 몰랐습니다.

검사: 또, 또 모른다는 말이 입에 배었군요. 자기네 입맛에 맞는 이사장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잖아요.

김쫑덕: …….

검사: 장애인문화예술센터 운영을 위해 발기인들의 출연자금으로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설립 인허가를 2015년 2월 24일에 받았지만 이사장 임명이 8개월 동안 지연되었습니다. 이사장 임명권이 있는 당시 문화부 김종덕 장관은 2015년 11월 2일 초대 이사장을 임명하고, 11월 13일에 개관식을 갖는데 장애인문화 예술계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분위기이자 대통령 공약이 실천된 첫 국정과제 사업인데도 대통령을 모시지 않고 조용한 개관식을 가졌습니다. 뒤가 켕기긴 했던 거죠.

김쫑덕: 제가 참석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검사: 더 가슴이 아픈 것은 센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이사회를 구성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 이유나 물어 봅시다.

김쫑덕: 제가 어떻게 거기까지 신경을 쓰겠습니까?

검사: 그렇지 않습니다. 피의자는 장애인단체를 우습게 생각했기 때문에 손을 대지 않은 겁니다. 피의자는 퇴임 직전까지 큰 문화예술 단체의 이사와 감사를 모조리 임명해서 끝까지 해먹는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정말 권력의 끝판왕이예요, 피의자 당신은.

김쫑덕: …….

7. 증거

김쫑덕: 왜 검사님께서는 최순실의 입김이 장애인문화예술에 미쳤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증거도 없이…….

검사: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수없이 많은 증거가 있지만 한 가지 증거만 말하죠. 센터 이사장 후보에 김형수 교수도 올랐었거든요. 김형수는 미르재단 전(前) 이사장이죠. 김형수는 연세대학교 교수인데 소아마비로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입니다. 문화부에서 센터 이사장직을 제안했는데 본인이 거부를 했습니다. 김교수는 장애인문제에 관심이 없거든요. 김형수는 최순실 게이트의 주요 인물인 차은택의 스승이어서 차은택이 추천한 사람입니다. 이정도면 개연성이 충분히 설명이 되죠?

김쫑덕: 저는 법적인 책임이 없습니다.

검사: 법망만 피하면 된다는 바로 그 생각이 오늘의 비리를 만든 거예요. 이 정도야 괜찮겠 지. 윗선 지시로 한 건데 내가 무슨 잘못이야.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시키고 있는 건데요. 잘못된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도 방조 또는 가담하였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그것은 분명 범죄예요, 아시겠어요?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도 난도질. ⓒ한국장애예술인협회

8.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도 난도질

검사: 피의자가 아직 자신의 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한 가지 더 심문을 하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연출진이 피의자의 횡포로 난도질당한 데 이어 2018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 개폐회식도 갈기갈기 찢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5년 1월 22일 2018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이 연출, 작가, 영상, 미술, 안무, 음악 분야에서 각 2명씩 디렉터(감독) 명단을 김종덕 장관에게 올렸지만 안무와 음악 부문만 받아들여지고 나머지는 거부를 당했는데 특히, 장애인 작가의 참여를 ‘장관이 싫어하는 인물’이라며 문화부 장애인체육과 과장이 나서서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어요.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습니까?

김쫑덕: 아, 그건 김종 차관 소관입니다. 난 체육 분야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어요.

검사: 본 검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차관이 그렇게 날뛰는 건, 장관이 묵인을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련 회의 등에서 김종 차관이 ‘평창장애인올림픽은 이 정권에서 열리는 대회가 아니다.’는 발언을 종종 하며 주요 사안에 대한 결정을 미루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어요. 2018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은 박근혜 정부 이후인 2018년 3월 9일에 개막식을 하기 때문이죠. 바로 그런 고약한 심보 때문에 2018평창동계올림픽도 박근혜 정부가 주도하지 못하게 된 거예요. 이건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김쫑덕: 그래서 김종 차관이 구속되지 않았습니까?

검사: 지금 피의자는 구속이 안 됐으니 죄가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군요. 이런 사람들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차관을 했다는 것이 정말 수치스럽습니다.(김종덕 전 장관 지난 1월 12일 구속 수감)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한국장애예술인협회

9.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렇게 엄청난 국정농단 아니 국정농간을 부려 국민을 희롱한 책임을 과연 누가 질 것인가? 연루된 핵심 인물이 구속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있어야 공정한 거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정의로운 거다. 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을 블랙리스트로 분류해서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것은 국민을 분열시켜 국가를 혼란에 빠트리게 하는 최악의 정치이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공무원이 ‘저 사람은 대통령 빽이 있어서 못 건드린다.’며 눈치를 봐서는 안 된다. 부당한 처사에 함께 항거하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이것이 뭐 그리 어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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