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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창작공간 건립 필요" 목소리 높아

현 창작공간 비장애인 위주…입주·생활 힘들어

정재우 주무관, “내년 건립 위한 연구용역 실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1-11-11 20:13:15
장애인 예술가를 위한 장애인창작공간이 건립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사)한국장애인미술협회(회장 김충현)는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장애인미술창작공간 활성화 지원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주윤정 연구원은 장애인창작공간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한 뒤 방향을 제시했다.

주 연구원은 "최근 창작공간은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미술계의 정보제공 등 작가 교류, 네트워크 형성, 정보 획득, 예술교육의 장인 활발한 소통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하지만 접근성이나 정보 등의 여러 이유로 인해 장애인 작가들이 창작공간에 입주해 생활하긴 아직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 연구원은 "일본과 미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장애인창작공간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사회통합이 잘 이뤄지지 않아, 지체장애인 등의 장애인이 비장애 예술계에서 활동하기엔 장벽이 높다"며 "함께 통합돼 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은 사회복지시설·특수학교 등과 결합해 기능하는 다양한 형태의 장애인 창작공간이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에이블아트의 하나아트센터다.

작은 공방으로 시작된 하나아트센터는 사회복지재단·그룹홈·아트센터가 결합된 모델로 현재 중증장애인, 지적장애인을 위한 창작공간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작업실은 회화실, 직물실, 도예실로 구성돼 있으며, 일부 장애인 작가들은 그룹홈에서 거주하거나 출·퇴근하고 있다. 하나아트센터는 장애인 작가의 작품생산과 전시 뿐 아니라, 작품을 상품화시켜 백화점 등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기도 한다.

또한 미국의 장애인창작공간은 최소 40개로, 샌프란시스코 지역에만 5개의 장애인창작공간이 활성화돼 있으며, 캘리포니아에는 발달장애인지원법을 통해 장애인창작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주 연구원은 "장애인 창작공간의 중요한 목적은 프로그램 참가자인 장애인의 해방"이라며 "창작 활동에 참여해 재능을 깨닫고 각성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자존감과 자아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치료가 목적이 아니라 장애인의 창조력을 기르는 훈련이 중심으로 돼야 하며, 장애인의 의료·심리적 측면의 케어를 전담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예술가들이 창의적 표현에 집중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주 연구원은 "장애인 예술가들은 학연 등의 부재로 인해 예술계 내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장애인 예술가들이 다양한 예술 네트워크를 맺을 수 있는 방법들이 고안되고, 비장애인 작가와 장애인 작가와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생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주 연구원은 중증장애인과 지적장애인을 위해 장애인창작공간이 일종의 문화예술 교육시설 및 지역센터로써의 기능성이 필요하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주 연구원은 "공간만 덩그러니 생기는 게 아니라 실제 운영하고 살아가는 사회화 공동체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에 토론자들도 의견을 같이 했다.

먼저 한국장애인개발원 박영순 복지홍보팀장은 "'대한민국 장애인문학상 및 미술대전' 응모작 수가 문학상은 60%, 미술은 24%나 증가했다. 이는 장애인 문화예술활동이 향유적 차원에서 문화생산자로서 적극적인 창작활동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걸 나타낸다"며 장애인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지원이 시급함을 시사했다.

박 팀장은 "장애인창작공간은 미술과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장애인문화예술의 발전 구심점이 돼야 한다"며 "장애인문화예술을 상징하는 종합문화예술공간으로써 미술인들의 창작과 전시, 음악과 무용, 연극인 등을 위한 연습공간과 공연장 등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팀장은 "상징적인 건물이 갖는 힘이 크다. 장애인창작공간이 있는 자체만으로 비장애인으로 하여금 장애인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며, 장애인예술인들에게는 충분한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다"며 "장애인문화예술발전을 위한 체계 수립의 첫 단계로써 각 시설의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 방향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정창교 기자는 "장애인예술활동 공간의 인프라 구축은 시민사회들과 같이하면서 그 필요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이 의미있다"며 "일정한 질을 유지해야만 평가받을 수 있는 게 문화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예술 가치가 있다면 아낌없이 지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기자는 "스웨덴의 한 장애인예술인은 예술분야, 이동보조 등 분야별 활동보조인을 4명이나 쓰고 있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활동보조영역에서 예술 활동보조인을 하나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김영빈 이사는 "비장애인 입주 작가 선정은 까다로운 반면, 장애인 작가는 정규 학업을 마친 사람이 많지 않아 학력 등의 엄격한 심사가 없다"며 "얼마나 노력하는지, 예술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장애인 미술작가를 선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정재우 장애인문화체육과 주무관은 "장애인문화예술 센터 건립을 위해 내년 연구용역(예산 1억원)을 실시한다. 어떤 (센터) 모델이 구체적으로 좋은지, 모형을 연구할 계획"이라며 "장애인·비장애인의 격차해소를 위해 장애인문화예술향수사업을 고정적으로 지원하고 다양한 예술 장르 분야에서 특화된 사업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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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 기자 (tasha@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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