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개봉하는 영화 <작은 연못>. 영화 속 짱이네 가족의 모습. ⓒ노근리프로덕션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다. 군인의 목숨만 앗아가는 것이 아니다. 양민들은 누가 쏘는지도 모르는 총탄을 맞고 죽어간다. 가까스로 살아 남은 자들은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간다.

한국전쟁당시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사건인 노근리사건을 다룬 영화 <작은 연못>이 오는 15일 개봉한다. 노근리사건은 한겨레신문과 월간지 말, MBC 등에서 다뤄졌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1999년 AP통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부터다. 그래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때의 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자도 그랬다. 시사회를 통해서 영화를 접하고서야 1950년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일어난 3일간의 참혹한 학살의 실태를 머리와 가슴으로 제대로 알 수 있게 됐다.

24g. 7.62mm M80 총알의 무게이다. 초속 1000m. 7.62m 총알의 속도이다. 2,650kg. 3일간 노근리에 떨어진 총알의 총알 무게이다. 그때 약 12만개의 총알이 500여명의 민간인들에게 퍼부어졌다. 그 결과 공식적인 사망자는 177명, 실종자 20여명, 부상자 51명. 생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추정해본 사망자는 400여명에 이른다.

<작은 연못> 미니다큐 영상에 등장한 생존자 A씨는 당시 폭격으로 왼쪽 눈을 잃었다. "그때 폭격으로 왼쪽 눈알이 빠졌다. 얼굴 보기 싫어서 거울도 안봐!" 또 다른 생존자 B씨는 얼굴의 반이 날아가 마음고생이 심해 외부출입을 자제하며 살고 있다.

전쟁만은 피해야한다. 하지만 최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보수언론들의 사설이나 칼럼에서는 적의 잠수함 기지를 부숴야한다며 전쟁을 부추기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북한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확인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전쟁을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건 전쟁에 반대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존재다. 영화 <작은 연못> 제작에는 고 박광정, 문성근, 송강호, 문소리, 박희진, 박원상, 강신일, 김뢰하, 이대연 등 142명의 배우들과 229명의 스태프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무려 3,734명의 관객들이 시사회에서 봉투에 1만원을 넣고 자발적 필름 구매 캠페인에 참여했다.

영화 <작은 연못>과 이 영화를 있게 만든 이들은 똑똑히 말하고 있다. 전쟁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고. 그건 그간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는 것이라고. 천안함 사태의 희생자를 포함해서 말이다.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선 <작은 연못>과 같은 영화를 꼭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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