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상담을 마치고. ⓒ주은미

최근 하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동료상담 심화교육을 갔다가 나와 같은 이름의 그녀를 만났다. 은미와 은미..이름이 같아서, 같은 여성장애인이라서... 더 관심이 갔다.

그녀는 현재 국문학과 4학년, 작가를 꿈꾸는 30대 초반의 여성장애인이었다. 동료상담을 하면서 과거에 겪었던 힘들었던 시간을 돌아보며 참 많이도 울었다. 강의를 진행하던 나도 함께 울수 밖에 없던 가슴아픈 경험들이 토해져 나왔다. 그녀를 울게하는 현실이라는 사회는 참 녹녹치 않았다.

자립생활을 겁내던 그녀에게 시간은 너무나 빨리 지나가 벌써 30대가 되었다. 그러다가 한 자립생활센터를 알게 되고, 집으로 찾아와 준 동료상담가를 만나 세상 밖으로 모험을 시작하게 되었다.

동료상담 마지막 날!

그녀가 나에게 보여준 '시'를 읽으면서 난 그 속에서 그녀의 외침을 들었다.

나의 자립과 나의 친구 (장은미)

내 스스로 무엇을 할 힘 조차

없었던 나...

늘 남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나

이제 뭐든지 혼자 해야 할 나이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요??

사회야...나 좀 도와줘

아직은 내가 부족하지만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나에게 줘...

나 혼자서는 안 될 거라는 생각은

이제 그만 해야 해.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자신감을

가져봐...라고 어느 친구의 말이 왜 그리도

싫었을까?

친구야...

미안하다...그리고 고맙다...

너의 충고가 아니였다면 난 지금 세상을 원망하고

날 여태 까지 키워주신 부모님께 효도를 할 수 없었을거야.

사회야 내가 너에게 나갈 수 있게

나를 조금만 도와 주면

나는 최선을 다해 너를 기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거야...

나는 할 수 있어.

이제 뭐든지...

내 스스로 해 볼 거야...

그게 슬픈 일이든,행복한 일이든.

힘든 일이든.

세상에 안 힘든 일은 없어...

나의 힘이 되주던 친구의 말

내가 그때는 철이 없어서

왜 이렇게 잔소리만 하냐고 했던 나야...

미안해...

이제 내 스스로 해 볼께...

네가 지켜봐줘...

친구(동료상담가)의 말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 그녀는 .. 이제 막 사회에 나온 그녀는 이렇게 고백한다.

“이제 뭐든지...내 스스로 해 볼 거야...그게 슬픈 일이든,행복한 일이든,힘든 일이든.”

“사회야...나 좀 도와줘!”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나에게 줘!"

자신의 결심과 사회를 향한 그녀의 목소리는 갸날프지만 분명하다.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더이상 그녀는 예전의 힘없던 그녀가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 할 수 있다고 외치고 있다.

그녀의 외침속에서 “우리의 자립은 항상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한 사람의 자립은 또 한 사람을 세상밖으로 끄집어 낸다.

지금의 우리도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왔다.

한 사람으로 시작된 자립은 그렇게 끝없이 이어져 왔다.

더 이상 아프다고 힘들다고 자립을 향한 몸부림을 포기하지 말자!

그게 슬픈일이든, 행복한 일이든, 힘든 일이든...

오늘 우리 살아있다면, 이제 뭐든지 시작해 보자!

* 주은미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이며,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창간 10주년 설문조사] 애독자 여러분이 에이블뉴스를 평가해주세요

[댓글해주세요] 에이블뉴스 창간 10주년에 바란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