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로봇. ⓒ샘

오래 전에 모 메디칼 인터넷 잡지에 꿈의 휠체어 아이봇에 관한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다.

네 바퀴로 다니다 필요하면 두바퀴를 올려 나머지 두바퀴로만 설 수 있기 때문에 턱을 넘어 다니기도 하고 계단까지 오르기 때문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었다. 그러나 가격이 만만치 않아 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좀처럼 볼 기회가 없었다.

지난 7월 26일 의회 빌딩에서 정치가와 장애인들을 위한 모임이 있어 참석했다가 드디어 꿈의 휠체어 아이봇을 발견했다.

정말로 두 바퀴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앞, 뒤로 흔들거려도 절대 넘어지는 일이 없어 정말로 신기했다.

나는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누다 말고 급히 휠체어를 따라갔다. 60대 남자가 타고 있는 휠체어 가까이로 가 살펴 보았다. 정말 좋다. 허락을 얻어 사진도 찍었다.

"정말 좋은 휠체어입니다. 참 슬픈 소식은 이 휠체어가 생산이 중단되어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의 말대로 정말 안타깝다. 그 휠체어 하나만 있으면 계단도 오르고, 경사로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않아도 되는데...

좋은 기술이 장애인에게 지급되지 못하고 사장되어 버렸다는 점이 몹시 아쉽다.

아이봇은 지난 2003년에 세상에 선을 보였을 때 언론은 단순한 휠체어가 아니라 혁신적인 기구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클린턴 대통령은 직접 생산자 딘 카멘을 불러 칭찬하기도 했다.

아이봇의 생존은 험난한 길을 걸었다. 우선 단순한 네바퀴 휠체어가 아니어서 정부의 까다로운 지불 조건을 맞추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3만 달러에 가까운 액수를 장애인이 고스란히 지불을 해야 한다. 일반 장애인들에게 부담이 크기 때문에 상품성이 전혀 없었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두 바퀴 운행이 일부 장애인에게는 위험을 줄 수 있다는 평가에 따라 그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버틸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그 후 몇년을 고전한 끝에 지난 2009년 1월에 생산을 중단하게 되었다. 까다로운 미국법과 경제적 뒷바침이 문제가 되어 장애 재활에 큰 도움이 될 뻔한 혁신적인 기술이 사장되어 버려 많은 장애인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 샘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전 미상원 장애인국 인턴을 지냈다. 현재 TEC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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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지체장애인으로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사회학과를 졸업, 미국 탐 하킨 상원의원 장애국 인턴을 역임했다. 또한 서울장애인체육회 워싱턴 통신원, 서울복지재단 워싱턴 통신원,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했다. 출간한 수필집 ‘사랑, 그 빛나는 조각들’은 1992년 올해의 우수도서로 선정됐으며, 2009년에는 워싱턴 문학 수필부문 가작에 당선됐다. 각종 미국 장애인 소식을 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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