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은 장애인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포항초등지회에서 지난 4월 14일과 15일에 걸쳐 실시한 포항시내 초등학교 10개교, 5·6학년 어린이 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전교조 포항초등지회는 장애인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 통합교육 장면에서의 생각과 태도, 장애인교육권, 장애인이동권, 장애인편의시설 등과 관련한 13문항을 물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장애인에 대한 일반적 인식과 태도

많은 수의 초등학생들이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장애인들에 대해 ‘불쌍함을 느끼고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67.5%였으며, 22.5%는 ‘장애인의 곁에 가기 싫고 우리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며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인 ‘애자’(장애자에서 파생된 말로 초등학생 사이에서 상대방을 비하하는 뜻으로 쓰임)라는 표현을 친구들에게 쓴 적이 있는 학생이 60.3%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중 5.9%는 많이 썼다고 응답했으며, 54.4%는 가끔 썼다고 답했다. 전교조 포항지회측은 “아이들이 장애인을 멸시하는 표현을 무의식중에 사용하고 있으며 이런 언어사용이 장애인을 무시하는 태도라는 것을 깨달아 가는 학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66.7%의 학생들이 ‘자신은 장애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장애인이 될 수 있고,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33.3%로 나타났다.

‘장애인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장애인의 의사에 따라 도와주겠다’는 응답이 76.4%로 나타났으며, 이 중 43.7%가 ‘장애인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의사를 물은 뒤 도와주겠다’고 응답했다. ‘모른 척 하고 지나갈 것’이라는 응답은 23.6%를 차지했다.

통합교육에 대한 생각과 태도

‘모둠활동 시간에 장애인 친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대한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1.3%, ‘본인의 의사에 맞게 배려한다’는 응답이 44.5%로 나타나 85.8%의 학생들이 장애를 가진 친구와 함께 공부하는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점심시간에 장애를 가진 친구를 어떻게 돕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할 수 없는 것만 도와준다’는 응답이 44.3%, ‘당번을 정해 도와준다’라는 답변이 39.5%로 83.7%의 학생들이 ‘돕는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편 ‘장애를 이유로 친구를 따돌리거나 괴롭힌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18.8%였으며, 이중 2.4%가 ‘여러 번 있다’고 응답했으며 16.4%가 ‘한두 번 있다’고 응답했다.

장애인들이 학교에 다니지 않는 이유에 대해 44.4%의 학생들이 ‘장애인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3.6%, '장애인은 능력이 부족해서 초등학교에 다닐 수 없다’는 응답은 12.9%로 나타났다.

장애인과 한 교실에서 같이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수의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같이 공부할 수 있다’는 의견이 89.5%로 나타났으며 이 중 20.4%는 ‘장애인 친구를 통해 내가 배울 것이 많을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34.4%는 ‘장애인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응답해 학생들이 통합교육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장애이해 교육은 매우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장애이해 교육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아이들이 49.2%였으며, 1번 교육받은 경우가 24.1%를 차지했다.

장애인 이동권 및 편의시설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조사대상 초등학생들은 장애인 이동 편의시설 설치의 필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다. 장애인을 거리에서 볼 수 없는 이유로 88.2%의 아동들이 ‘장애인이 이동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갖춰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으며, ‘장애인을 버스에서 볼 수 없는 이유’로 90.1%의 학생들이 ‘버스에 오르는 계단이 높고 불편해서 타기가 어려워서’라고 응답했다.

반면 ‘휠체어 장애인이 건물 밖에서 안으로 들어갈 때 필요한 편의시설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46.4%의 학생들이 ‘엘리베이터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이해교육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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