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장애인이며 여성이고 동시에 장애인도 아니고 여성도 아니다. 어느 누구도 우리를 대변할 수 없으며 그래서 우리는 세상을 장애여성의 시각으로 다시 본다."

그동안 '정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웃음꺼리' 혹은 '불쌍한 존재'가 되어 왔던 사람들.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폭력의 대상이 되고 동시에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성적 존재가 되어야 했던 그녀들이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당신들의 정상이란 과연 누구의 기준인가."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스스로 살아가는 장애여성들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함께 논의하는 '장애여성공감 난장 2003 숨'이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 동안 개최된다.

첫 날의 행사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며 죽어간 최옥란 열사를 그린 영화 '장애도 멸시도 없는 세상에서'를 관람하며 장애여성을 둘러싼 사회적 폭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토론회가 서울 중구 민주화운동기념회 교육관에서 열린다.

배복주(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 소장의 사회로 진행될 영상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얘기됐던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장애여성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폭력과 빈곤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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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둘째 날에는 장애여성들이 직접 기획하고 연기하는 장애여성연극 '갑자기'가 장애여성공감 연극프로젝트 '춤추는 허리'의 주최로 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공연된다.

이번 연극은 '장애여성, 집 밖으로 뛰쳐나와 혼자 살기', '장애여성, 발라당 홀라당 연애질하기'라는 주제로 가정의 무관심과 폭력으로부터 독립하고 당당한 주체로서 평등한 연애관계를 맺어 가는 이야기를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풀어나갈 계획이다.

마지막날에는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무대에서 문화제 '마지막 한숨'이 마련돼 장애인의 삶에 대한 지원을 오로지 가족에게 떠넘기는 현재의 사회제도에서 가중될 수밖에 없는 가족들의 부담과 함께 묻혀지고 있는 장애여성에 대한 가정 내 일상적인 폭력의 허구성을 벗길 예정이다.

한편 장애여성공감은 행사와 관련 "많은 장애여성과 소통하고, 장애여성의 삶에 대해 고정된 편견을 가지고 있던 대중들과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며 "잊고 지나치기 쉬운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장애여성의 인권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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