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국제 의료기기·의료정보전시회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이앤엑스,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주최로 개최되고 있다.

기능성 휠체어리프트.

이번에 출품된 품목은 진찰 및 진단용기기, 임상·검사용기기, 방사선관련기기, 수술관련기기 및 장비, 치료관련기기, 재활의학·물리치료기, 안과관련기기, 치과관련기기, 중앙공급실 관련기기, 병원설비 및 장비, 의료정보시스템, 한방관련기기, 재약관련기기, 건강관련기기, 의료용품 등이다.

수동휠체어, 전동휠체어, 스쿠터 등 장애인들 재활용품도 많이 출품됐지만, 작년에도 출품됐던 제품들이 많아서 눈길을 크게 끌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장애인들에게 소개할만한 몇 가지 품목들을 골라봤다.

▲기능성 휠체어리프트=리모컨으로 작동하는 기능성 휠체어리프트는 바닥에서 병원 침대 높이까지 자동으로 오르내리는 등 본인에게 알맞은 가장 편한 높이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순수 국내 기술로만 제작됐다.

수동휠체어에 탄 채로 변기로 이동하는 것이나 휠체어에서 방바닥이나, 침대 등으로 이동할 때 편하게 이용할 수가 있다. 휠체어의자 시트를 탈·부착해 변기시트로 바꾸면 화장실용으로 사용할 수가 있다.

포스토 승마운동기구.

▲포스토 승마운동기구=포스토 승마운동기구는 말하고 똑같이 모형을 만들어 안장에 앉아 리듬만 맞춰주면 힘들이지 않고 쉽고 재미있게 승마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인공지능 승마 프로그램을 내장해 광보, 속보, 구보 등의 여러 가지 기능을 말과 동일하게 수행한다.

개인별 체중 입력 방식으로 자세교정 및 최적의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32개국 특허도 출원했다.

요즘 말을 통해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생활 방법과 기초 교감기술을 배우고 있는 정신지체장애인들이 있다. 정신지체장애인들이 말을 무서워하거나 기피할 때 먼저 승마운동기구를 통해 익숙해지게 하고, 실제 승마장에서 말을 타게 하면 쉽게 승마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목욕용 의자.

승마는 신체 각 부위의 근력을 향상시키고 장애인이면 일반적으로 나타내는 대인기피증을 해소하게 되어 사회생활 참여와 사람간의 교감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목욕용 의자=요즘 장애인종합복지관 목욕탕에 설치된 샤워기 앞에 돌과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낮은 높이의 의자가 보편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런 의자들은 장애인이 사용하기에 불편하고, 위험하다.

그러나 이번에 전시된 장애인용 목욕 의자는 일반 의자와 같은 모양인데, 뒷쪽 지지대를 H모양의 빔을 사용해 뒤로 넘어지거나 옆으로 넘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등받이가 있어서 장애인이 목욕탕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보였다. 특히 사용이 끝난 후에는 접어서 한쪽에 보관할 수 있어 공간 활용성과 이동성이 좋아 보였다.

전동휠체어 제어 시스템. 감지센서 밴드를 착용한 모습.

▲전동휠체어 제어 시스템=이 휠체어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대전, ETRI, 디지털콘텐츠 연구단, 가상현실연구팀) 김종성씨에 의해 개발됐으며, 현재는 시험 단계이나 그 편리함이나 기술의 진보성이 돋보여 소개하고자 한다.

머리띠 형식의 감지센서 밴드(무선 데이터 전송부)를 머리에 착용하고, 휠체어에 설치된 액정화면(신호처리 및 디스플레이부)을 보면서 사용하는데, 기존에 소개된 외국방식에 비해 상당히 편리했다.

최대 장점은 사용자가 송곳니 또는 어금니 등의 치아 물기방법으로 휠체어를 제어한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면 오른쪽 치아만을 살짝 물면 오른쪽으로 휠체어가 회전하며, 반대로 왼쪽 치아를 살짝 물면 왼쪽으로 회전한다. 또한 양쪽 치아를 모두 물면 앞으로 전진 혹은 후진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 휠체어를 제어하는데 편리해 보였다.

다만 아직은 시연 단계인 것이 아쉬웠다.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완성되어 중증 척추장애인들이 휠체어를 보호자 없이 스스로 운전해 마음 놓고 외출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 제품은 미국의 슈퍼맨이 시범을 보인 빨대를 이용한 공기주입 방법에 의한 제어보다도 한 단계 진보된 방식으로 생각된다.

자전거 방식 휠체어 시연 모습.

▲자전거 방식 휠체어=이 휠체어는 전동이 아닌 수동식이며 구조는 일반 휠체어에 자전거 앞부분을 부착한 것과 같은 모양이다. 앞에 설치된 자전거 부분을 탈착시키면 일반 휠체어와 같지만, 자전거 앞부분을 고정시키게 되면 상황은 전혀 달라지게 된다.

일반자전거와 같이 핸들부분의 브레이크를 이용해 제동할 수 있으며, 기아변속과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장애인이 휠체어에 앉아 상체와 팔을 이용해 앞 또는 뒤쪽으로 양쪽 손잡이를 동시에 자전거 페달과 같이 회전시키게 되면 전진하거나 후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언덕길도 기아변속과 구동력에 의해 쉽게 오를 수 있고, 일반 수동 휠체어보다 힘이 덜 드는 모습이었다. 다만 독일 수입품이라 가격이 전동휠체어와 맞먹는 400만원을 호가해 부담된다.

이번 제22회 국제 의료기기·의료정보전시회는 다양성은 부족했지만, 내년 전시회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장애인 재활 및 의료용품들도 소개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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