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교육권연대의 단식농성은 교육부와의 합의도출 외에도 전국의 특수교사들과 장애학생 학부모들이 하나로 뭉치게 하는 등 많은 의미들을 지니고 있다. <에이블뉴스>

교육권연대 단식농성 의미와 성과

장애인교육권보장을 요구하며 지난 5일부터 국가인권위원회 7층 인권상담센터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던 장애인교육권연대의 점거농성이 지난 27일 끝났다.

이번 단식을 통해 교육권연대는 그동안 장애인교육권 보장을 요구해왔던 치료교사 확대배치와 특수학급 증설 등의 요구안들을 대부분 수용하는 교육부와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한 대규모의 특수교사들과 장애학생 학부모들이 하나의 목적을 갖고 전국에서 하나로 뭉쳤다는 점과 장관 최초의 농성장 직접 방문 등 많은 의미들을 지니고 있다. 이에 교육권연대의 단식농성의 성과와 의미를 짚어봤다.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1인 시위, 거리서명운동도 전개

장애인교육권연대가 지난 5일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7층 인권상담센터를 점거한 후 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전교조특수교육위원장)과 경남장애인부모회 윤종술(교육권연대 공동대표) 회장은 장애인교육권 보장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 지난 23일 오후까지 19일간 단식농성을 강행해왔다.

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과 경남장애인부모회 윤종술 회장이 장애인교육권 보장을 요구하며 19일동안 단식농성을 강행했다. <에이블뉴스>

이와 더불어 매일 릴레이 단식이 인권위와 전국 각 지역에서 진행됐고, 교육인적자원부와 청와대 앞에서의 지속적인 1인 시위를 통해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시내 곳곳에서도 교육권 확보를 위한 서명운동이 전개돼 열악한 장애인교육권을 공론화 시켰다.

또한 교육권연대는 온라인 행동대를 조직, 청와대와 교육부 홈페이지에 장애인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알렸고 시급히 해야 할 과제들을 홍보하는 등 사이버 시위를 적극 전개했다.

단식농성 지지 확산…대학교수 140여명도 지지성명 발표

이러한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으로 교육권연대는 전국의 장애인 관련 단체 및 시민단체들로부터 단식농성 지지성명을 받으며 지지 세력을 넓혀갔다.

장애인부모단체, 장애인단체, 시민사회단체 등 20여개 단체가 단식농성 지지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21일에는 전국의 특수교육과와 사회복지 관련학과 담당교수를 비롯한 대학교수 139명도 장애인교육차별철폐를 위한 단식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기서 첫 대규모 대학교수들의 지지성명은 장애인단체, 장애인부모들의 목소리에 국한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장애인교육권 확보’의 시급성이 각계각층으로 퍼지고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교육감 후보 소견발표회가 열린 서울 진선여고에서 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부모회원들이 장애인교육권보장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에 대해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김형수 상임활동가는 “그동안 학문적으로만 특수교육을 가르쳤던 많은 교수님들이 함께 처음으로 이렇게 정책적인 부분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낸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반겼다.

전국의 특수교사, 학부모 하나로 뭉쳐

인권위에서 단식농성이 진행되는 동안 교사들과 부모들의 결의대회도 이어졌다. 지난 11일 전국에서 모여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특수교사 300여명이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장애인교육차별철폐와 장애인교육권쟁취를 위한 교사결의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지난 15일에는 많은 비가 쏟아져 내리는 가운데에도 전국의 장애학생 부모 500여명이 같은 장소에서 장애인교육현실을 폭로하며 장애인교육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경남장애인교육권연대 윤종술 회장은 “그렇게 많은 전국의 장애학생 부모들이 스스로 나서서 한 자리에 모인 적은 처음”이라며 “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현장에 나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하나로 뭉쳤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총리 농성장 방문…서울 교육감 후보에 공약안 질의답변

특히 부모결의대회가 끝난 후 같은 날 저녁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장관으로서는 드물게 농성장을 직접 방문, 단식중단을 요구하며 장애인교육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장애인교육권연대는 지난 27일 오후 7시 고려대 학생식당에서 보고대회를 열고, 그동안의 단식농성과 장애인교육권연대의 주요 일지를 정리했다. <에이블뉴스>

이 밖에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는 지난 26일 열린 서울시 교육감 선출에 앞서 지난 7월 18일부터 서울시 교육감 후보 8명에게 장애인교육과 관련한 현안 질의와 공약안을 공식적으로 질의하고 후보들의 답변을 받아냈다.

또한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회원 44명은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부산에서 서울에 이르는 ‘제1회 농아대학생 국토대장정’을 벌이며 교육현장과 취업현장에서의 청각장애인 차별사례를 알리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청각장애인들의 교육권 확보와 취업권 보장을 위한 사회의 인식변화와 정책대안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작에 불과…지방 교육청 앞 집회 및 교육감 면담 계획

이러한 투쟁을 통해 장애인교육권보장을 위해 장애인교육권연대가 요구한 요구안을 두고 교육부와의 합의는 이루어졌지만 예산확보를 위한 기획예산처와의 조율 등 아직 거쳐야 할 단계가 남아있다. 이를 위해 교육권연대는 오는 8월 16일 인천을 시작으로 지방 교육청 앞 집회 및 교육감 면담 등을 펼치며 지속적으로 대책마련을 요구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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